우리는 거제도로 갔다 - 김별아, 김주영, 권지예, 구효서, 하성란, 전경린 … 35인 글.그림 작가와의 동행
김주영 외 지음 / 지식파수꾼(경향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거제도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조선소, 화려한 풍광, 임진란의 전적지

조선소라면 대우,삼성의 세계 2,3위를 자랑하는 거대한 몸집이 떠오르고..

풍광은 바람의 언덕이 여러 드라마에 나온 아름다움을 드러내준다

임진란 동안 거제는 내내 전쟁터였다.

한산대첩

옥포해전

칠천량의 참패 등

거제를 한바뀌 빙 돌면 임진란 해전사가 고대로 들어온다.

역사를 더 보려고 하면 한국전 당시의 포로수용소도 있다.


그럼에도 거제의 관광산업, 문화로서의 거제는 어떤 모습일까?

아쉽게도 기대 이하다.


관광지 물가는 바가지라는 게 여실히 드러나는 음식점들의 가격과 태도..

해수욕장 주변은 각양 각색의 펜션이 그득하다.

하나 하나 떼어보면 주인이 있고

그 주인이야 수억을 들여 만들었기에 아름답게 보일 것이리라

하지만 그런 펜션을 각양각색으로 모아서 보면 뭐로 보일까..

끔찍한 난개발의 현장이 거제 펜션사업의 현실이다.


이 책을 기획했던 거제문화예술 재단은 멀리 조선산업의 쇠락 이후에도

거제가 활발하기를 기대했다고 한다.

무엇이 오래 남는지 굳이 스토리텔링 하기 이전에 먼저 풍광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해안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친퀴레타를 보자.

작은 항구지만 오랫동안 형성되어 유지된 이 곳은 아름다운 색상을 유지한 집들 덕분에

오래 오래 가는 관광지가 되고 있다.

왜 거제는 빨리만들려고만 하고 오래 남으려고 하지 않을까?

조선소가 만들어낸 돈벼락 덕분인지 섬의 속도는 너무 빠르다.


가까운 통영의 동피랑 마을을 보면 디자인,예술이 어떻게 마을을 바꾸어서 명소가 되는지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을 위해 펜션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더 멋진 먼거리 풍광을 관광객들에게 선사하도록 행정협의를 부탁한다.

그리고 펜션이 지향할 바 하나는 공동 인프라다.

일본의 온천 관광촌을 보면 마을 단위의 아이디어를 내서 효용을 극대화시킨 곳이 많이 있다.

그런 점도 참고를 삼을 만한데 내 눈에는 별로 안보인다..


역사 유물 쪽을 보면 옥포해전 전시관은 매우 낡았다.

반면 칠천량은 수십억 들인 최근 작 답게 매우 모던하다.

그렇지만 둘을 잘 잇는 역사교육은 쉽게 안보인다.

우리는 승전에 후하고 패전에 박하기에 이곳에서 벌어진 참담한 패전에 대해 잘 고증하지 않는다. 기념관이 놓인 자리는 풍광은 좋았지만 실제 전장과는 약간 떨어졌다고 한다. 그런 점을 명확히 전시에서 알려주면 좋을 터인데.. 


이제 현대사로 가보자

현대사에서 거제는 포로수용소, 무려 17만까지 가두었던 아픔의 현장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한 명의 포로, 김수영을 떠올린다.

여기 갇혔던 그는 이후 시로 토해내야만 치유가 가능했던 뿌리 깊은 아픔을 가슴에 담아야 했다.

전란에 사라진 김수영 떄문에 아내는 친구에게 의탁하고 이후 전란이 끝나고 돌아온 김수영과 낯선 삶을 살아야 했다. 비오는 날마다 아내를 때렸다나..

역사는 긴 아픔을 주지만 수용소에는 어디에도 스토리텔링이 없다..

여기저기 난개발되어 만들어진 각종 전시관들은 요금도 따로 통일성도 따로다..


이 책의 기획으로 돌아간다면..

거제의 조선이 쇠퇴한다면 그 다음이라는 화두가 마음에 걸렸다.

거제해양문화관을 보면 배 모형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그 발주처는 시드릴이다. sea-drill

해양플랜트 전문회사다

마침 이 책을 알게 된 이유는 <컨트라리언 전략>이라는 책이었다.

책에서 해양조선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는 심해 유전 개발이고

여기서 선제적 투자를 한 sea-drill이 대박을 내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반면 한국에서는 새로 도전한 플랜트 산업이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었다.


머리와 손발이 분리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몸은 섬에 있지만 머리는 세계를 누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학이란 예술이란 더 자유로운 상상을 키워주는 힘이 되어야 한다.

이웃 통영에서 윤이상,박경리라는 세계에 내놓는 예술인들이 탄생한 것을 보면

한국이라고 그런 창작력을 발휘할 사람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생각하는 힘이 이어져서 

이순신의 전법,윤이상의 음악 이를 이어서

창조산업의 도전에 까지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마 거제 조선 사람들이 지금의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자신의 잠재력을 더 키울 수 있는 예술 사랑하기 활동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여러가지 면에서 거제에대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더 기대를 해본다.

오늘의 아쉬움은 내일 더 큰 일을 하기 위한 좋은 조건 아닐까 하며...

거제,바람의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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