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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정글이 만리에 펼쳐져 있다
지금 중국의 모습이다
15억이란 사람들이 하나 같이 돈이라는 욕망을 쫓아 뛰면서 만들어지는 드라마가 장대하게 펼쳐진다.
그 뜀박질 중간에 끼어든 한국인들은 여러 모습을 하고 있다.
무역회사 상사원, 철강회사 판매법인, 청도의 중소기업 사장, 짝퉁기술자, 유학생, 그리고 한국에서 망해버린 성형외과 의사.
각자 놓인 위치에서 중국을 쳐다본다.
하지만 어느 것도 중국의 본 모습은 아니다
너무나 크기 때문에 중국을 다 제대로 알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땅 크고, 음식 많고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내가 아는 조금 가지고 이것이 중국이라고 떠들기에는 너무 어설프다.
하지만 한국의 대가 조정래 작가의 글솜씨는 쉼 없이 중국의 이곳저곳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2권의 시작에서는 비행기로 훌쩍 황토고원 위를 날아 서안 성벽위로 실어간다.
저 역사유적 위에서 자전거를 빌려탄다? 어어 하는 순간 우리는 성벽이 황토에 옥을 섞었기에 단단하다는 설명과 함께 수천년 문명에 담긴 인간의 지혜를 탐구하게 된다.
그러다가 삽시간에 상해,북경,청도 그리고 마지막에는 태산까지 오르내리게 만든다.
워낙 급한 여행이다 보니 종종 나래이터의 해설을 듣는 듣한 건조함도 있다.
다량의 정보를 압축시켜서 귀에 넣어주겠다는 친절함은 좋지만 소설적 매력은 떨어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성의는 인정해야 한다.
한국사람이면 많이들 중국여행을 가본다. 북경이든 상해든 한번씩은 가보지만 막상 관광지를 벗어나 건물 문을 열고 사람을 만나보기는 어렵다.
그 안에서는 누군가가 열심히 내일의 희망을 위해 뛰고 있기 마련이다. 그들의 목소리는 누가 담아서 우리에게 들려 줄 것인가?
조작가는 대가 답게 보통 사람이라면 가기 어려운 공간과 함께 그 안의 사람들을 실어 날라 여기로 가져온다.
해외 공장들이 퍼져나가지만 모두가 다 급격히 발전하는 건 아니다.
왜 중국은 이렇게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까?
답으로 제시하고 싶은 건 그들이 혁명을 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싶다.
일본,한국,중국이 필리핀이나 남미 국가와 다른 이유는 바로 혁명적인 토지개혁이었다.
소수의 재벌이 위를 통제하는 나라와 달리 한일중은 모두 경제기적을 보여주었다.
천정이 열려 있다고 생각하고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다 같이 뛰는 나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이 워낙 빠르기에 주마간산으로 보려고 해도 변화는 놀랍다.
얼마전까지 저 뒤에 쳐져서 눈쌀을 찌뿌리게 하던 중국이 오늘은 G2라는 대국이 되어 있다.
앞으로는 어떨까?
중국은 한반도의 지분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 북쪽 절반에 대해 피를 뿌렸기에 가지는 권리가 있다.
통일이 되려면 그리고 통일한국이 잘 발전하려면 중국을 존중하고 잘 지내야만 한다.
아직 그들은 우리에게 호의적이다.
대국다운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점점 커져가는 그들의 위상을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손끝하나에 한국이 흔들거릴 수 있다.
조작가의 노력에 대해 왈가왈부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한 교양에 대해 선구적 노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교양이란 삶에 필수적인 앎을 제공한다.
그 교양은 우리에게 만리나 되는 정글 속을 헤쳐나갈 지혜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