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스파르타쿠스: 복수의 시작 (3disc 디지팩)
릭 제이콥슨 외 감독, 크레이그 파커 외 출연 / 그린나래미디어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현대인의 삶은 고단하다.

이것저것 치이는 것 많고 사람도 일도 피곤해지면 다 놓아버리고 싶어진다.


나는 그럴 때 가만히 TV를 틀어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아프리카 초원 이야기>를 본다.

쫓고 쫓기고, 먹고 먹히며 매일 매일을 꾸려가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자연이란 원래는 이런 모습인 것이다.

조물주의 섭리에 의해 만들어진 자연은 원래 이러했다.

인간 사이의 삶에서 자연에 가까운 것을 찾으려면 <콜로세움>을 보러 가야 한다.

지금은 몇 남지 않은 로마인의 이 유적지의 다른 이름은 <아레나>다.

그 아레나 속에서의 삶에 대해서는 여기 글래디에이터가 잘 보여준다.

남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살 방법은 없는 외길의 삶.

그 속에서의 처절하고 치열한 몸짓들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문명을 만들어 사회를 이루고 폭력과 야만을 줄여나가고 살고 있지만 

가끔은 그들은 정글, 원초적인 삶의 현장을 고스란히 옮겨 놓고

가까이서 보고 싶어 했다.

그러한 관음증은 지금도 이어져

내가 <아프리카 초원>을 보는 것이나

가끔 벌어지는 권투시합

그리고 각종 스포츠가 만들어진다. 


아레나라는 이름은 지금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얼마전 동계올림픽에서도 아레나는 우리의 시선을 잡았다.

막판 질주를 해서 금메달을 가져온 심석희의 굵은 허벅지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하나의 생각을 한다.

저 어린 나이의 소녀가 세계 1위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그런데 나는 뭐지?


이제 아레나를 뒤집어 보자.

과거에는 관객으로서 아레나에 임했다면

가만 보면 아레나의 주인공은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

목숨 건 쌈박질이 아니라면 우리의 삶은 달리기다. 경기장이던 얼음위가 아니라면

아마 우리는 거리를 뛰는 마라토너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디엔가는 시계가 돌아가면서 기록을 재고 있고 거기에 맞는 월계관을 보여주기도 하고 안보여주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정리를 해보면 내가 왜 그렇게 스파르타쿠스의 치열한 삶에 공감을 했는지도 이해가 될 듯 하다.

검투사의 삶이란 계속 이어져 현대인에게 내려오고 있고 우리 또한 퇴로가 없는 일직선의 삶에서 앞으로 나아가 적을 물리치도록 강제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아야 하는 우울함이 있다.

그 우울함에 지쳐서 탁 놓아버리고 싶을 때 바로 여기 

스파르타쿠스는 보여 준다.

존엄한 삶,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지를 ..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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