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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표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10여년 전 일본에서 나온 이 책을 다시 펼쳐보게 된다.
표류라는 현상이 한국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통 조직 속에서의 삶은 직선형이다.
반면 조직 밖의 삶은 곡선형이 많다.
나라와 경제의 성장이 낮아지면서 경제 조직을 목표로 하던 개인들의 궤도가 어그러진다.
그리고 표류가 시작되는 것이다.
저자 다치바나는 표류 중에서 멋진 삶을 여기 등장시킨다.
표류에 포함된 삶들은 대체로 이단아들이고 혼자서 먼 여행을 한 존재들이 나타난다.
프랑스의 와이너리를 일일이 다니며 혀로 익혀 최고의 소믈리에가 된 청춘.
요리를 배우기 위해 한발씩 올라가며 미슈렝 2스타에 올라선 청춘
레코딩의 마술에 푹 빠져 새로운 세계를 만든 청춘 등.
직선의 길이 아니라 곡선의 길을 선택한 이들의 삶을 보면 멀고 힘들게 느껴진다.
직선은 위계적이고 잘게 쪼개진 작은 덩어리를 맡게 되고 반복적이다.
곡선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크던 작던 머무는 곳에 감사하고 매번 다른 것을 모아나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 교차되는 점이 나온다.
직선은 올라가다가 힘에 부치면 꺽인다.
곡선은 빙빙 돌다가 어느 순간에 치고 올라온다. 물론 모든 곡선이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 행로를 멈추지 않은 소수만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교차하며 올라가는 곡선은 훨씬 더 높이 올라간다.
여기에 나온 표류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다 그렇게 느껴진다.
홀로 가는 긴 고독을 감수할 자신이 없다면 직선이 길이 훨씬 낫다.
비록 느리고 낮더라도 직선에 서서 가야한다. 그리고 안정을 향유한 대가로 주어지는 결과물들을 감수해야 한다. 이쪽이 더 평이하지만 쉬운 길이라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자의반 타의반 곡선의 길을 떠나야 하는 많은 청춘들에게 이 책이 좋은 참고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