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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9 완간 박스 세트 - 전9권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ㅣ 미생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둘 다 한국과 일본에서
히트를 친 직장만화다.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한국에도 리얼한 만화가 나왔다고 좋아하는 글을 읽었다.
좋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우울함을 느꼈다.
시마과장은 일본의 전성시대의 주역인 마쓰시타의 회사원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장 승진,해외주재원,와인,골프,긴자의 술자리 등 누리고 싶은 항목들이 골고루 담겨 있다.
직장인들은 당근 이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고 더해서 직장의 내부갈등을 사실적으로 보여주어
처세에 대한 지침서 노릇을 해주었다.
반면 미생은?
비정규직이다. 그것도 막판에는 아웃이다.
해도 해도 안되는 구나 하는 한숨이 들면서 많은 이들이 우울해지만
이것 또한 오늘의 냉엄한 현실이다.
작가 윤태호는 강연에서 해피엔딩의 유혹을 넘어 무수한 비정규직의 눈물을 담아야만 하는 필연성을 느꼈다고 한다.
저성장 시대의 비정규직 = 미생
고성장 시대의 최강사원 = 시마과장
그냥 우울하게 느껴지는 이 대조속에서 과연 어떤 말을 나누어야 할까 생각해본다.
열심히 해봐라, 청춘은 당근 아픈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는 너무 많았다.
살다 보면 무거운 사람과 가벼운 사람이 나뉜다.
핵심적으로 Sorry와 Thank you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린다.
말로 때우는 사람과 책임을 지는 사람, 이것에 따라 갈린다.
위로도 말에만 머문다면 가벼울 뿐이다.
대안은 무엇일까?
세대간의 대화가 되어야 한다.
얼마전 젊은 직장인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똘똘하고 열정은 있지만 큰 시야가 없었다.
본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서 디테일에 치중하고 말이 너무 길다.
상대가 이해하는지를 캐치 하기 보다는 설명을 길게 길게 늘어 놓는다.
Why 인지 확인하지 않고 그냥 디테일에 충실하면 상대도 잘 이해할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대화는 직장이나 사회 여러 곳에서 나타날 것이다.
제법 똑똑하다는 걸 과시하는 젊은 직장인인데도 이 모양이었으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
미생이 보여주는 우울한 세계에 대해 4050은 책임을 느껴야 한다.
말로만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내 힘으로 할 것이 없는지 따져보며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잘 생각해보면 할수 있는 일들이 많다.
딱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얼마전 삼성 입사시험에 10만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20대 1을 자랑하며, 공정한 기회를 주려고 노력했다는 삼성측의 해설이 나온다.
공정함을 위해 모두가 뛸 수 있다고 하는 오늘이 과연 합리적일까?
수백종의 입사시험 해설서, 비싼 인강, 오가는 시간 등
거대한 기회비용을 치러서 소수의 당첨자를 만드는 슈퍼스타 오디션 같은 게임이 이어진다.
차라리 꿈을 조금 줄이도록 삼성 측에서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타이트하게 가져가는 쪽이 더 낫다.
그래야 좀 더 냉정하게 주변을 보면서 다음 대안으로 중소기업 등에 관심 두게 된다.
한국사회에서 너무나 커져 버린 삼성,네이버 등의 조직이 사회 전체의 발전을 골고루 고려해내지 못하고 자기 식으로 한다면 불협화음이 크게 나타난다.
이런 주제들을 놓고 사회 구성원들이 세대별로 골고루 토론해나간다면 충분히 더 나은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야 미생 대신에 시마의 멋진 삶이 좀 더 많은이들에게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