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는 만큼 보인다.

늘 우리에게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오는 말이다.

유홍준님이 이제 바다를 넘어 일본으로 발걸음을 넓혔다.

부산에서 배로 3시간이면 가는 큐슈에 첫발을 내디뎠다.

마치 2300년 전 한반도의 도래인이 배를 타고 험한 바다를 넘어 신세계로 도달한 것처럼 말이다.

답사의 발걸음은 여러 곳을 지난다.

당진 - 당나라로 가는 포구

나고야성 - 히데요시의 조선침략 전진기지

도공들

고대 유적지 등

그의 걸음 하나 하나에서 새로운 해석이 나온다.

그리고 우리 눈에 씌워졌던 비늘이 벗겨져내린다.


2300년 전의 도래인의 모습은

한반도 경주에 나타난 아랍,인도 등 저 멀리서 온 사람들과 유사하다

백제가 망할 때의 백강 전투는 아무 연고 없이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일본 땅에서 백제의 왕이 태어나고, 그 아버지는 오사카로 계속 가서 <곤지>라는 왕이 된다.

이렇게 하나 하나 까보면 한국과 일본의 연결고리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럼 왜 일본을 알아야 할까?

중국은 동북공정이라고 자기 식으로 역사를 재구성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사만 나오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한다.

이 마당에 역사 공부란 어떤 의미일까?


이는 나라 만들기 과정과 연관이 깊다.

유럽의 나라들이 모여서 연합을 만들어가면서 동시에 진행 한 것이

과거사 재구성이었다.

하나의 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민족을 중시으로 한 과거에 대한 재구성이 필요했다고 하면

이제는 민족을 넘어선 지역공동체가 되다보니 다시 시점을 높여서 재구성 해야 한다.

동북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한국과 일본은 민족이라는 관념을 가지지만 중국은 다르다.

천하의 주인이라는 관념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고 국가나 민족이라는 개념을 넘어

그들은 항상 제국이라는 자부심으로 세계를 지배하려고 해왔다.

쑹홍빙의 작품 <화폐전쟁>은 하나의 수단으로서 금융을 중심으로 한 지배력을 가져가려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다.


역사는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시야를 넓혀야 한다. 민족을 넘어서서..

그간 한국에는 저 위로 올라가서 뿌리 찾기 운동이 많았다.

환빠라는 오명도 있었듯이 저 멀리에 있었을(?) 위대한 조상에 대한 갈망은 많았다.

못난 조선을 넘어서 (고)조선에 대한 갈망이었다.

이제는 횡으로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사료된다.

옆을 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 지 같이 고민하는 이웃들이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당장 중국의 정책 하나가 한국 산업들의 운명을 좌우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나만 본다는 건 정말 위험할 것이다.


민족이란 무엇인가? 돈으로 매개된 공동체다 라고 근대의 학자들이 이야기했는데

이제 아시아 단일 시장을 만들고 그 안에서 기업들이 뛰놀도록 만들자고 한다.

이렇게 돈이 뛰어놀다보면 관념도 바뀐다.

그리고 역사관도 마찬가지로 바뀌게 되고 유홍준님의 이 작품은 그 방향의 발걸음이다.


책에 대해서 잠깐 더 논하자면

가고시마를 설명할 때 나오는 사쓰마 번에 대한 기록은 약간 오류들이 있다.

가령 사천전투(한국 교과서에는 절대로 가르치지 않는)의 진행이 1만명으로 20만의 명군을 물리쳤다는 건 오류다. 명군이 더 많았지만 그렇게까지 대규모는 아니다. 희생자가 수만인 것은 맞다.

이렇게 소소한 오류들은 몇 곳에서 나오지만 그건 첫걸음 디디는 과정의 가벼운 잘못이라 생각된다.


유홍준님의 커다란 발걸음을 통해 우리가 더 많이 알고 더 넓게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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