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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37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6월
평점 :
좋은 경력의 A라는 선배가 한 분 있다.
명문고,대학에 정말 좋은 직장에서 고위직을 지내셨다.
지금은 은퇴하시고 후진양성 하시면서 소일 하신다.
이분께 가장 아쉬운 일이 뭐냐고 여쭈니까
"좋은 와인을 먹을 기회가 적다"라는 답이 왔따.
좋은 와인은 세상에 여전히 존재한다.
개봉 할 때 부터 사람을 애태우게 하고 마시고 나서도 아로마 향이 입안에 머무는 그런 ..
그렇지만 와인을 먹을 때 고민은 누구와, 어디서, 얼마짜리 등이 이어진다
좋은 와인을 먹었을 때는 좋은 경험과 함께 함이다.
화려한 식탁에서 멋진 프랑스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은 오래 여운을 남기는 추억이 된다
반면 비싼 와인이라도 내 돈 내고 사서 집에서 치즈 모아서 먹는다면 그 맛이 날리가 없다.
좋은 와인이 좋은 추억이 되는 이유는 누구와 덕분이다.
와인으로 서로 말의 실마리를 풀어야 하고, 여러 대화를 실어나가야 했던 상대방이 있었을 것이다.
친구, 사업 파트너, 어떤 형태로든.. 중요한 사람이고 소중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전에 또 다른 B라는 선배로부터 와인을 소개 받았다
일명 나폴레옹이 즐기던 와인이라고 한다.
샴페인?
아니다.
세인트 헬레나 바로 위의 포르투갈 식민지인 작은 섬에서 나는 와인이다.
맛은 지중해의 크레타 섬에서 나는 와인과 비슷하다.
상당히 진한 걸죽한 느낌이 나는 ..
혀로 맛보고 목으로 넘기면서 나폴레옹을 생각하면 상념이 달라진다.
아 이 순간 누구와 같은 경험을 하는구나..
또 어떤 와인은 소유주가 프랑스의 왕이나 대귀족인데
그 중에서도 탈레랑이라는 프랑스혁명의 걸물인 경우가 있다.
나폴레옹과 탈레랑. 이렇게 대비시켜 놓고보면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이런걸 혼자 하겠나?
누가 수많은 시간 들여 책들 찾아가면서..
그보다는 여기 신의 물방울 읽는 것이 빠를 터이다.
결국 사회란 내 혼자 힘으로는 한계가 많다.
누가 옆에 있느냐에 따라 나에게 나폴레옹과 탈레랑의 체험이 같이 오는 것이다.
A 선배님께 드리고 싶던 말은
영광의 시절의 추억은 소중하지만 거기에 머물지는 마시라는 것이다.
정상은 지났고 이제 날은 추워지고 밤은 다가오는데 계속 거기 머물러서 신상에 좋을리 없다.
서서히 내리면서 하나씩 새로운 기쁨을 마련하는 것이 좋으리라.
작더라도 모임을 만들어 어제의 레스토랑은 아니더라도 투자 대비 높은 선택을 하고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경험과 즐거움이 담긴 대화를 나누는 공간을 만든다면
훨씬 나으리라.
내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탓 하지 말고
좋은 이상을 가지고 주변에 베풀면 된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는 인물들이 모이게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이 B라는 선배다.
같이 하는 삶 속에서의 와인 즐기기는 아마 집에서 마트에서 사온 와인에 치즈 놓고 홀짝 거림보다 훨 낫지 않을까?
누구와, 어떻게는 결국 자기 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주변에는 A 선배가 계신가요? 아니면 B 선배가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