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중.일 경제 삼국지 - 누가 이길까?
안현호 지음 / 나남출판 / 2013년 4월
평점 :
한중일 삼국은 국가가 주도하는 제조업 위주의 성장전략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단 기술 난이도에 따라 High는 일본,미들은 한국,로우는 중국으로 나뉘어서 서로 도움이 되어왔다.
앞으로는 어떨까?
금융위기와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이 흔들 하는 사이에 중국은 막대한 저축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벌여나간다.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오히려 선두로 치고 나간다.
싼게 중국이라는 지금까지의 인식이 달라질 것임을 예고한다.
일본산업은 여러 어려움에도 재료,장비 등에서 강점을 잘 유지한다.
결국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는 셈이다.
저자는 3국의 기술 경쟁에서 IT보다
자동차가 기술 격차가 더 오래 갈 것으로 예측한다.
감히 중국의 자동차 정책은 참담한 실패라고 찍어 말한다.
반면 IT는 점점 경쟁이 가속화된다.
이유는 플랫폼화,부품의 표준화라고 한다.
즉 부품수가 적을수록 차별화가 적어지고 가격 중심의 경쟁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전에 돈의 맛이라는 영화를 보면 앞이 달콤하지만 뒤가 쓰다고 한다.
한국도 오랫동안 중국 돈을 달콤하게 맛 보았다. 지금은 그 맛이 쓰다는
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철은 중국수혜를 오랫동안 보았지만 이제 공급과잉으로 덤핑 물량이 밀려나온다. 화학도 그런 궤적을 밟을 것으로 저자는 예측한다.
그렇게 급성장하는 중국의 회사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어떤 것은 국영,어떤
것은 민영이고 각기 작동하는 원리가 이렇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근에 눈에 확 띄는 기업은 굴삭기의 싼이중공업, 게임의 텐센트, 그리고 레노버다.
싼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점유율을 확 깍아먹었고, 텐센트는 게임방에서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오너다.
그 중에 가장 놀라운 건 레노버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1년 사이에 1억대씩 늘어나는 시장에서 중국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그 중 상당수를 레노버가 이루어내고 있다.
중국이 앞으로도 기존처럼 고성장을 거둘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성장에 에너지를 쏟다 보니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점점 커져간다. 사회적
격차,부패,환경파괴 등 내적 요소도 크지만 세계경제 환경이
기존 방식의 고집을 어렵게 한다.
불균형으로 표현되는 선진국의 소비위주 성장이 한계를 맞았고 중국 자체로는 루이스전환점을 통과하면서 저임금 공급의
지속이 어려워지면서 사회는 질적인 전환을 요구 받는다.
시진핑 정부가 주변의 기대와 다르게 긴축정책을 펴면서 체질개선을 시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 앞으로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
대기업위주의 성장은 이제 한계를 맞았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그보다는
일본처럼 중견기업이 강한 나라로 가야 한다고 한다. 사회의 금융,인적자원을
모두 쏟아부어 키운 대기업이지만 이제 효율성이 떨어지고 고용의 제한성 덕분에 사회갈등과 저성장이 커져간다.
이를 해소하는 건 작더라도 일류가 되는 독일식 히든챔피언,일본의 강소기업들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건 중국과의 관계다. 거대한 시장을 한국이 내수화하지
못한다면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다. 중국이 대만과 홍콩을 잘 활용해서 성장 속도를 빠르게 했듯이 한국도
중국과 FTA를 서둘러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 여러 곳에서 저자의 식견에 감탄한 대목이 많다. 추상적이고 개괄적인
현상읽기와 방향제시에 머무르나 하고 우려했지만 저자는 산업 정책을 리드하는 책임 있는 위치에서 쌓은 식견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차이가 난다고 설명하지 않고 구체적인 기업들의 리스트를 통해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이제 아시아적 시야가 점점 더 중요하게 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무엇을 할 지 잘 선택하는 것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