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프리 -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적 미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가까운 작가님 한 분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맛집을 탐방하고 17가지 기준에 따라 엄격한 평가를 한 후
이걸 모아서 책을 만들자. 그러면 한국판 Zagat이 될거다. 
나름 미식가이고 필력이 뛰어난 분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뒤를 돌아 생각해보면 지금은 App 시대가 아닌가하는 의문이 퍼뜩 들었다.
정보의 질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몇 가지를 다양하게 아는 게 중요한 시대다.
그리고 그 정보는 공유되기를 원하고, 지리적 정보가 같이 붙어서 편히 쓰여지기를 원한다.
그래서 앱에 담겨 끊임없이 변하면서 우리 손 안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작가님은 오랜 기간 숙련된 본인의 혀의 힘(설력)과 필력을 굳게 믿고 계셨다.

그리고 수단과 유통에 대해서는 그리 고민을 하지 않으신다.

살아오던 시대가 그 속에서의 자신의 성공 법칙이 지속되리라고 믿으신다.


요즘 급격하게 변화를 맞는 영역이 만화다.

종이책은 점점 위축되고 웹툰이 늘어난다.

웹 답게 작가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이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종이의 경우 이젤을 놓고 하는 씨름까지는 아니지만 상당기간 도제형 수련을 필요로 한다.

만화가를 중심으로 스토리,새끼 작가 등 어느 정도 분업화된 생산체제가 있는 공방형태가 일반적이다.

반면 웹은 어떠한가?

한 명이 직접 여러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다.

아니면 내리면 되니, 생산자도 더 많은 걸 허용하고 덕분에 짧고 쉽게 등장하기에 무한경쟁판이 된다. 이렇게 되면 물론 판을 영위하는 사람이 좋다. 

웹툰 작가들을 가만 보면서 불만을 토로 하는 분이 있다. 기존 만화의 대가들 께서는 야 이것도 그림이냐고 황당해하신다. 

하지만 웹툰의 생명은 그림이 아니라 스토리다. 그날 그날 이야기를 동시대와 호흡하면서 퍼니하게 만들어내느 작가들이 인기다.

원래 전통 만화에서는 색채가 없었다. 심지어 이현세 작가님은 색약인가 색맹이었다고 한다.

대신에 매우 훌륭한 솜씨로 한장 한장 그림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작품의 설자리가 좁아지게 된다.

일본만화는 더 이상 번역되지 않고 있다.

더 짧은 시간, 더 쉽게 하는 생산과 소비에 우리는 중독되어 간다.

이렇게 양식, 콘텐츠, 생산자,유통,소비자의 관계는 변해간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점점 빨리.. 


이해하고 적응하지 못하면 App시대에 종이로 된 음식책을 만들거나

펜놀림에 너무 몰두하게 된다.

피곤하지만 어쩔수 없는 이 시대를 이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동시대인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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