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1 - 출발의 노래
막스 갈로 지음, 임헌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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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갈로의 명저 나폴레옹을 읽었다.

1권은 젊은 시절, 가족,사관생도,혁명기의 모색과 방황에 대해 나와 있다.
읽다가 발견한 놀라운 점은
나폴레옹의 삶이 박정희와 많이 포개진다는 점이었다.

1. 먼저 출생과 교육
나폴레옹의 출생지 코르시카는 원래 이탈리아권이었다.
지금의 니스 주변도 마찬가지인데 여러 차례의 전쟁을 통해 프랑스에 강제 통합되었다.
코르시카의 독립군으로 활약한 부모의 자식이었지만 그 부모는 프랑스로 전향하였다.
덕분에 몇 자리 나오지 않는 사관생도 교육의 기회를 받아
지방 소년 학교에 갔다가 다음으로 파리의 귀족학교까지 갈 수 있었다.

박정희도 식민지 백성이었다. 가난한.
그리고 만주에서 사관학교를 갔고 거기서 우수한 성적을 보여
일본 사관학교로 올라갈 수 있었다

2. 직업과 전공
둘 다 수학을 잘 했다.
수학이 실용적으로 가장 필요한 분야는 탄도학, 즉 대포를 어떻게 잘 쏘냐였다.
이는 나중에도 미사일, 인공위성, 우주 개발 등에서 수학이 발휘하는 역할과 맥이 이어진다.
그리고 둘 다 수학을 매우 잘 했다.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보인 활약은 특히 포병을 잘 활용해서 가능했다.
툴롱 포위전은 그에게는 기로였는데 여기서 대 활약을 펼친 결과 일약 20대에 장군으로 발탁되었다.
박정희가 사관학교에서 탄도학을 가르쳤고 이 때 생도가 박태준이었다는 점도 유명한 일화다
당시로서는 가장 첨단 기술,첨단 학문으로 기초를 닦았다.

3. 사상적 방황
나폴레옹의 첫 출세는 자코뱅과의 결합이었다. 그 덕에 그는 장군이되었다.
하지만 곧 자코뱅이 몰락하면서 그에게는 시련이 다가온다
체포되고 심문되고 자칫하면 단두대에 설 수 있었다.
나폴레옹이 뼛속까지 혁명정신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그는 당대의 혼란을 이용해 출세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군대에서 휴가를 내고 고향 코르시카에 가서 반 프랑스 독립 운동에 
기웃거렸지만 너무 땅도 작고 기득권에 밀려 주류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는 방향을 확 틀어 당대의 공포정치를 행하는 자코뱅에 합류했다.
그는 이후에도 좌우를 넘나들었는데
이유는 자신에게 병권을 주는 곳이라면 왕이던 자코뱅이던 또 다른 세력이든 가리지 않았다.
실력을 보이지 않으면 최근에 식민지가 된 이방인으로서 용병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점을 알았다

박정희도 매한가지였다
그의 충성은 일본,남로당,남한정부 등 쉬지 않고 바뀌었다
그는 성공에 갈망하는 인물이었다.
남로당도 하나의 강한 트렌드였기에 나폴레옹이 잠시 자코뱅에 경도되었듯이 매한가지로 기회를 엿보았을 뿐이다
그리고 판세가 미국과 이승만 위주로 돌아가니 또 줄을 바꾼다
이렇게 어렵게 공부했는데 왜 내가 형장의 이슬로 살아가야 하나.. 하고 외치는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왜냐면 바로 나폴레옹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이 장면들은 정말 교묘하게 고대로 포개진다.
소설속의 목소리나 박정희의 행보나 두 가지 모두 공통점이 매우 많다
단 한국이 아직 막스 갈로와 같은 문인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충분히 문학적으로 형상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본다.
혼란기의 혼란 스러운 행적 자체로 비난하기는 어렵다

나폴레옹이 집권하자 왕당파도 우리편이라 접근하고
자코뱅도 자기 편이라 생각하였는데
나폴레옹은 어느 편도 아주 실망스럽게 대우하지는 않았다
왜냐?
본인도 그렇게 소신이 있던게 아니니 말이다
그래서 평화를 가져왔고 혁명을 진화시켰다고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근대화를 추진한다

어려서부터 읽은 독서가 큰 힘이 되었다


이후의 행보에도 공통점이 많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권력이 밖에서 전쟁을 통해 영광을 가져오는 것에 있다고

인지하고 끊임없어 전쟁을 벌인다

멀리 러시아까지의 무모한 원정이 그의 몰락을 가져왔지만 그는 쉬지 않고 전진했다

나의 승리만이 나의 자리를 가져온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박정희에게는?

경제발전이었다

70년대 말의 중화학 투자는 거의 러시아 원정 수준까지 갈 뻔했다

그리고 무너졌지만


이런 식으로 포개서 두 사람의 삶을 보니 재미도 있었고 깨닫게 해주는 바가 많았다


지지 하던 지지하지 않던 큰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니 한번 그렇게 묶어서 읽어 보았다 


고견 많이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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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2-12-26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랑스 정치가 중에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여 줄타기를 하던 인물로 조셉 푸세도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특히 푸세와 나폴레옹의 관계를 염두에 두면 이 두 간웅들이 서로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흥미진진하죠.

사마천 2012-12-26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탈레랑과 푸세는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됩니다. 나폴레옹 입장에서 안쓸수도 없지만 꼭 절대 충성은 아니라 애매한 인물이었죠. 그들도 나름 대혁명이라는 엄청난 파고를 헤쳐나오면서 자코뱅과 왕당파 사이에서 목숨을 유지하고 자기 세력을 만들었죠. 피가 강물처럼 흐르는 장면이 이번 레미제라블에 나왔습니다. 인간이 인간의 모습을 하지 않는 시대.. 그리고 그들은 어느새 질서당이 되었습니다. 나폴레옹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