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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길 위에서 만나다 ㅣ 스토리텔링 삼국유사 3
고운기 지음 / 현암사 / 2011년 8월
평점 :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 스님은 한국사 최고의 스토리텔러 중 한명이다.
제목 그대로 흩어진 이야기들은 정사라는 이름으로 권력과 유학자, 귀족들에 의해 잡히지 않고
방방곡곡에 놓여 있었다.
이들을 모아 추리고 구분해 한권의 책을 만든 스님의 솜씨는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은 이 땅에서는 오랫동안 잊혀졌다고 한다.
조선조 중기를 마지막으로 거의 사라져가다가 일제시대 초입에 일본에서 활발히 연구되었다고 한다. 사뭇 충격적인 이야기다. 원래 인류학의 발달이 식민지배와 연관되었는데 이 경우도 딱 그런 꼴이다. 하지만 그 덕분으로 유사는 조선인 유학생들에게 자극을 주었다. 최남선 등 젊은 연구자들이 탄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서 유사는 한국사를 보는 이들의 시야를 넓혀주게 된다.
단군신화,가락국에 대한 기술은 사기에 전혀 없어서 가치가 높았고
비현실,비이성적인 신화 들에 대한 내용은 원초적 뿌리에 대한 기술로 후일 높게 평가 받았다.
원래 말은 문자보다 앞섰고 신화는 저 멀리서 비과학,비이성을 넘은 민족 공동의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삼국유사를 놓고 수십년 공부로 그 가치를 높이는 고운기 선생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책은 그의 스토리텔링 연작의 최근 작품이다.
한 권 집어 들고 1박2일 여행을 떠나면 딱 되도록 만들어내었다.
강원,경상,전라 등 각지로 떠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우리에게 일연의 발걸음을 따라
지역의 뿌리 깊음을 알게 해준다.
제대로 보려면 더 알아야 한다는 이치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