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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의 나라 - 겨레를 밝히는 책들 19
윤명철 지음 / 정신세계사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아는 것 같지만 모르게 되는 것들이 있다.
기술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은 기술 없던 시대 사람들의 삶을 알기 어려워진다.
고대 세계 황해 바다에는 해상왕국이 있었다는 일들을 들었다.
바다를 넘어 사람이 오가고 물자가 오간다.
서역 승려가 불교를 들고 온다.
청년이 꿈을 품고 당나라로 들어가 관리가 되어 문명을 날린다.
이 모든 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바람과 물의 힘으로 오가는 일이 가능했다고 머리로는 알지만 제대로 된 믿음일까? 이 바다에 그냥 뛰어든 사람이 있다. 가로 5,세로 11미터 뗏목 하나에 몸을 실는 일엽편주의 모습이다.
갑자기 고대인이 되어버린 그에게 파도는 힘을 나눠주는 동반자가 되기도 하고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도 된다.
잔잔해진 밤 바다에서 저 하늘의 별들이 뿌려진 천상의 지도를 보면 자연스레 신화에 빠진다.사람이 별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이야기도 대로 목적이 있기 마련이다. 스토리에 엮인 자연물은 기억을 새롭게 하고 그 기억을 지렛대 삼아 바다의 길을 가게 된다.
43일을 한중일을 오가면서 이룬 그의 항해기는 놀랍게 다가온다.
중국과 일본의 사람들이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도 알게 된다.
바다의 물색이 다 달라서 그 물색을 보면서도 항해가 된다는 이야기.
중도에 배에서 내리려는 일행, 한번 내린 배를 또 타려는 사람.
배가 가장 위험한 건 마무리 할 때임.
해벽을 만나서 그냥 부딛혀 버리는 건 최악인데 여기서 그칠 줄 아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 동해 험한 길을 넘어간 뗏목이 일본 해벽에 부딪혀서 목숨을 잃었다는 안타까움.
여행을 비웃는 사람, 격려하는 사람
의미를 찾아가면서 여행의 상념은 이어진다.
또 탈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바다는 그를 쉬지 않고 부른다.
그의 생생한 날 것 같은 삶의 기록 덕분에 우리는 고대를 더 풍부하게 느끼게 되었다.
그의 삶이 목숨을 걸고 얻은 것이기에 더욱 가치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