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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스위치 - Web2.0 시대, 거대한 변환이 시작된다
니콜라스 카 지음, 임종기 옮김 / 동아시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빅 스위치
IT분야에서 현재를 읽어 미래를 내다 보는 혜안을 가진 니콜라스 카의 걸작이다.
2003년 5월 하버드 비즈니스에 ‘IT doesn’t matter’를 통해 거론하면서 태동한 아이디어고 2008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도 가치 있는 책이다.
먼저 이 책에서 주장한 바 중에 맞은 이야기부터 해보자.
기업의 컴퓨터 시스템의 위력에 관한 거창한 주장들이 수없이 쏟아지고 있지만, 사실상 컴퓨터 시스템은 한 회사가 성공하는 데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었다.
저자의 말대로 2000년대 IT투자는 거품이었다.
“2000년 무렵 보통의 미국 회사는 다른 모든 유형의 장비 전부에 투자한 비용에 맞먹는 자본을 컴퓨터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었다. 소프트웨어에만 지출되는 비용이 그 기간 동안에
10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즉 1970년에는 10억 달러였던 것이
2000년에는
1380억 달러로 증가했다
한해의 총 IT 지출이
1970년 초반에는 1000억달러에 못 미치던 것이
2000년 초에는 1조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2000년 IT 산업은 놀라운 성과를 만들었다. 주가는 마냥 치솟았고 기업인들과 엔지니어들은 스톡옵션의 돈벼락을 맞았다. 하지만 거품은 단박에 꺼졌다.
그리고 나온 것이 카의 독설이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 하면서 IT분야의 리더들이 반박에 나섰다. MS의 발머, HP의 피오리나 등.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해당 기업과, 주인공들의 현재 위상을 보라.
한 마디로 초라하다.
저자의 통찰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고집으로 버틴 결과 이들의 위상은 크게 내려가고 말았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짚고 갈 점은 IT 기술의 발전이 영원하냐는 점이다.
무어와 그로브의 법칙에 의해 CPU와 네트웍은 계속 발전해간다. 거의 무한대에 이를 정도로. 하지만 우리 삶에서 그 혜택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 일까?
부품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최종품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품은 다양하지만 최종품은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다. PC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종품을 만들고 있다. 막대한 영향력 내지 기대감과 달리 MS는 혁신에 지속적으로 실패하고 있다. 특히 윈도우비스타와 윈도우모바일을 보라. 혁신의 디엔에이는 사라지고 과거의 성공 패턴에 대한 반복적 고집만 드러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나 엑셀은 훌륭한 소프트웨어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 기능적 한계를 맞았다. 지금도 충분하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지 않고 2003 다음에 2010 하는 식으로 연도수만 바꿔서 신버전으로 비싸게 팔려는 욕구는 실패하게 마련이다.
거기서 MS의 위기가 온 것이다
심지어 무료의 도전까지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에서 보면 ERP가 같은 현상을 보인다.
기본 기능은 대체로 만족되었다. 굳이 버전을 올리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제법 잘 쓸 수 있다. 이를 강제로 연간 이용료를 높게 불러서 수익을 거두려는 시도에 사용자들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게 느낀다.
IT는 원래 효율을 추구한다. 이는 기업간 모방이 매우 쉽다. 다른 사람들도 금방 따라온다. 그런데 이를 선도적 기업이 투자해서 감당하기에는 대가가 너무 비싸다.
이런 식으로 저자가 주장한 IT 무용론은 현실에서 입증되어 갔다.
이제 저자와 나의 관점 차이가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보겠다.
저자는 전기처럼 IT도 유틸리티화 할 것으로 본다.
IT도 노동력을 단순 대체하는 영역이 있다. 이는 점점 공통화 하고 이를 빌려 쓰는 구조로 갈 것이다. 이는 상당히 맞다
전기는 원래 에너지의 대체이지만 IT는 머리를 대체하는 영역이 있다
그 부분에서는 새로운 산업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아마 이 분야에서는 사람들은 IT 폭팔을 경험할 것이다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IT기술을 활용하는 그런 체험이 나타난다.
최근 발표된 구글 안경은 그 하나의 예다
말 한마디로 자유자재로 검색이 되는데 음성,문자,영상 등 모든 분야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더해서 친구와의 관계, 맥락 등 무수한 부가 정보가 나타난다.
이런 정보가 우리 주변 곳곳에 확장되면 어떻게 될까?
정말 많은 일들이 바뀔 것이다.
"데이터가 빛의 속도로 인터넷 공간을 흐를 수 있게 되면서, 컴퓨터의 모든 능력이 마침내 먼 곳에서 사용자들에게로 전송될 수 있다.
모든 기기는 하나의 기계가 된 것이다" - 니콜라스 카
우리는 그 힘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
정말 인간의 고유한 역할은 무엇인가?
이런 고민으로 이어진다.
어려운 문제지만 우리 앞에 고스란히 놓여있다.
풀어가는 것 또한 함께 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