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27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와인 만화는 와인을 맛보며 해야 한다.
그림과 말만 따라잡아서는 막연한 이미지만 안고 있게 된다.
와인은 오랫동안 숙성시킨다. 
만들어 바로 먹어버리는 보졸레 누보도 있지만
오래 오래 때로는 수십년을 거쳐가며 만드는 와인도 있다.
긴 시간을 버텨내는 와인은 그만큼 인내심 강한 주인의 안목과 내공을 
담고 있기 마련이다. 자신이 먹지 못할게 뻔한 사과나무를 심는 스피노자처럼
인간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후대에게 기여하고자 하는 좋은 마음 씀씀이가 있다.
또 다른 누군가가 오래전에 애써서 만들어놓은 결과물을 우리가 먹으며 자라다가
어느 순간에 확 그런 깨달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 다음부터는 나도 무언가 남겨야겠다는 마음에 애를 써가며 노력을 기울여 본다.
생각을 남길까,제품을 남길까,돈을 남길까,사람을 남길까?

와이너리의 주인장들도 그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처음 기획이 잘 못되면 수십년 버텨받자 꽝인 작품이 될 것이다.
그래서 긴 시간의 호흡을 가지려면 그만큼 치열하게 현재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어느날 이건 먼 훗날까지 남을 나의 작품이야 하고 짠 하니 세상에 내 놓을 수 있다.

만화로 돌아가보면 이야기의 흐름이 이제 삶과 죽음으로 기울어져 간다.
불치의 병이 걸린 소녀의 이야기도 담기고
크게는 탄생의 비밀, 잇세는 사실.. 어쩌구..
만화도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다.

와인을 인간의 근원적 문제로 키워가며 이야기 풀어가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을 보낸다.가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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