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사장 4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시마사장 4

사장의 자리는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 잡게 마련이다. 더 높은 곳에서는 더 넓은 것을 보게 된다아니 꼭 봐야만 한다. 사장이 임기안에 효과만 나타나는 일을 한다면 그는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제 사장이 된 시마의 눈에는 더 넓은 것이 보이고 있다.
처음 과장이 되었을 때 파나소닉은 최고의 회사였지만 지금은 한국 경쟁자인 삼성에 비해서 훨씬 못한 이익을 보이고 있다. 기업은 이익이 없으면 곧 성장이 없는 정체된 존재가 되버리고 만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과거와 달리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즉 기업의 문제를 한 기업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협조자들과 함께 풀어가게 된다.

그런 점에서 다음 세대의 파나소닉은 무얼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시마에게 들어온다.
덕분에 그의 고민은 환경으로 뛰어넘어간다. ECO가 들어간 신사명을 정하고 이를 적극 홍보에 나선다. 환경 좋은 거지 그런데 기업에서는 당연히 무엇으로 하는 질문으로 넘어가게 된다.
환경의 핵심은 에너지원의 전환이다. 에너지의 전환과 함께 인류의 주요 발이 되던 차가 전기차로 전환되는 혁명이 일어난다.
이 혁명에서 2차전지 사업이 핵심을 해줄거라고 믿고 부진한 동생뻘인 산요를 인수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타난다. 바로 중국과 갈등하는 희토류와 리튬 등 광물자원이다. 희토류는 많은 땅을 파내야만 조금 얻을 수 있는 노동집약이기에 중국에 몰려있다. 리튬은 바다속을 제외하고는 볼리비아 등 몇몇 나라에만 존재한다.
이들을 주요 공급자로 확보하는 일은 자원개발의 노하우를 가진 종합상사와 함께 한다.
이렇게 여러 나라, 여러 영역에 걸친 문제를 혼자 풀어가지 않고 여럿이 힘을 합쳐가는 모습이 최근의 일본 경영의 특색이다.
가족중심의 사회라 거의 M&A도 없었는데 달라졌고 제조와 금융,유통이 모두 한데로 움직여 가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은 본질적으로 금융비용이 싸다. 저금리 때문에.
그 금리와 풍부한 자금을 무기로 각대륙을 휘젓으면서 개발을 해주고 대가로 자원을 매수해가면서 땅따먹기를 해가는게 자원제국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 된다.
그 정점에 콘트롤 타워가 있어서 그 지휘아래 모두 긴밀하게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인다.

이제부터의 경쟁은 한 기업 단위로는 어렵다는 점을 이 만화는 잘 보여준다.
FTA맺기 등 국가차원의 활동과 함께 해야만 효과를 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과의 FTA는 미국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를 대만보다 한발 늦었지만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중국입장에서는 영영 필요 없게 된다. 노무현의 바보짓과 이명박의 어리석음 둘 다 이 분야에서 명확한 정책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왜 통합적 사고가 중요한지 한국의 과거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과거 한국에서는 해외에서의 종합적인 기업 운영이 활발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대우다.
대우는 당시 새로 자본주의에 진입한 동구권을 돌면서 투자,금융중개 기능을 모두 한꺼번에 진행했다. 미국기업이 우리에게 주면 흑자를 만드는 대신 해고를 왕창한다고 했지만 김우중은 역으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역발상을 제시했다. 안정화 기간까지의 생산품 질 문제 해결은 한국의 부품을 조립하는 형태로 푼다는 시간상 해법을 보였다. 여기에 드는 부족한 돈에 대해서는 해당 나라의 자원이나 1차 상품을 달러 대신 현물로 받아서 이를 상사가 해외에 판매해 처리해준다는 일종의 종합 세트 서비스였다.

무엇보다 그의 눈에는 선점의 효과가 중간의 모든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크다고 보았다.
실제 지금 두산인프라코어 등 한국 굴삭기 산업이 먹고 사는데는 중국에서의 선점 효과가 그 만큼 컸다. 천재의 멀리 내다본 혜안은 그만큼 오래 효과를 남긴다.

지금의 우리 기업의 리더들은 어떤 혜안은 후대에 남길까?
나이가 들수록 속이는 리더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잠시의 이익을 위해 미래 성장동력을 갉아먹는 어리석음을 보이는 마케팅 전문가로 판명된 모 전자제품 회사의 리더.
다양한 협업자와 함께 하면서도 우월한 지위를 기반으로 이익은 독점하겠다는 발상을 하는 재벌3세. 얼마전에는 피자논쟁만 하던가.
그런 꼴 보면서 똑 같이 따라 해서 겉모습만 멋있게 만들고 자신이 속한 SW산업은 초토화시켜버린 마름들.

이들 난장이들을 쳐다보면서 한국경제의 1세대들인 이병철,정주영,김우중은 정말 위대한 존재였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그 공백을 아쉬워하게 된다.
오늘 시마의 파나소닉은 엔고에 의해 고전하고 있다. 그 모습은 언젠가 한국의 기업이 처할 미래상인지 모른다. 커지면 커질수록 견제가 많아진다. 중국도 지금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한미FTA 등으로 한눈 팔다보면 대만과 붙어서 한국에 역차별을 할지도 모른다. 그때 후회하면 무엇하리.

한국의 다음 과제는 외교라는 IGM 전성철 원장님의 충고가 더욱 머리에 새롭게 들어오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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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1-01-13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이 떠나셨더군요. 님의 서재에서 추모글을 보았습니다.
그런 줄 알았으면 좀 더 가까이 할 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가슴이 아프지만 그것또한 우리 삶의 일부라고 생각이듭니다.
하루하루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만듭니다..

시마사장, 점점 세계를 무대로 활약합니다. 재미도 있고 유익도 하고 이제 한국을 정조준해서 공격해오니 치열도 합니다. 먼나라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옆이라 더욱 흥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