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바이러스 H2C
이승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다국적 소매업인 홈플러스의 회장인 이승한님의 자전적 이야기다.
기업인답게 기업홍보가 많겠구나 지레 짐작했지만 그것 이상으로 마음에 주는 느낌이 많았다.
어려서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공부 마치고 삼성에서 회사 생활하면서 최고경영자까지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이분은 정말 삶을 치열하게 살았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온다.

책의 구성도 독자 입장을 배려해서 꽤 친절하게 되어 있다.
각 시기별로 이야기 한 토막 그리고 교훈을 잘 묶어낸 좋은 말 한 구절 이런 구성으로 쭉 이어져있다.
다 읽고 나서 좋은 말들만 모아 다시 훑어봐도 결코 감동이 줄지 않을 것이다.


나보다 나은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배울 점을 찾는다는 목적이 있게 마련이다. 어려서는 그 대상이 위인전이지만 점점 나이 들면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찾고자 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목표로 하는 경우나 이제 막 회사생활을 시작 한 청년들이라면 CEO나 임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읽어두면 좋다.
CEO 이야기는 이 책도 꽤 좋고 최근에 연달아 나오고 있는 다른 분들의 책들도 좋다. 임원으로는 KT 조서환 전무의 모티베이터가 참 감동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이 많다.
이 책들에는 일반적인 경영서에 담긴 추상적인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현장과 거기서 주는 교훈이 잘 담겨 있다.

이승한님의 삶 또한 남들이 가볍게 보기 어려운 지혜들이 녹아 있다.

작은 것 하나 하나 충실하게 쌓아나간 점들도 남달랐다. 수많은 전표를 처리하느라 퇴근시간도 잊고 살았다. 전표를 넘기면서 거기서 기업의 자금 흐름이 느껴지고 다시 머리 속에는 재무제표가 그려진다고 한다.
작은 것에서도 큰 것을 알아 보는 재주가 남 달랐다.

그렇게 고속승진 해나갔지만 그 분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런던에서 법인장을 하던 시절에 가족 동반을 사장에게 허락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인사담당 임원에게는 하극상의 죄를 범했다. 내가 있을 동안은 승진할 생각 마라는 차가운 말과 함께 끊긴 전화기를 들고 고심이 많았다.
그래서 런던을 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 재미있었던 점이 사진을 찍어 주는데 하나 같이 명작이어서 돌아가 그 사진을 인화한 사람들에게 계속 감동이 이어졌다고 한다.
사진사 이승한님에게는 무슨 재주가 있었을까?
답은 벤치마킹이다. 기업인답게 사전에 잘 팔리는 엽서사진을 찾아서 구도를 연습한 후 딱 맞게 찍어준 것이다.


작은 일 하나도 회사일에서 배운 점을 잘 재활용하는 솜씨가 너무 우스우면서도 놀라웠다.

하여간 이 시절에 익힌 금융기술은 후일 기업의 M&A 전문가로서 홈플러스 사업부의 해외매각 및 홈에버 인수 등에 잘 활용된다. 또한 런던에서 익힌 미적감각은 (참고로 런던에는 대영제국이 약탈한 너무나 멋진 문화재가 많다) 창조 바이러스라는 제목을 붙일 정도로 주변에 감성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든든한 자산이 되어준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일화가 무척 많다.
물론 약간의 기업 홍보에서 나오는 늘어진 이야기도 있지만 충분히 애교로서 봐줄만하다.

근래에 나온 CEO 시리즈의 베스트로 꼽을 수 있다.
아마 젊어서 이런 책을 읽고 따라 할 기회가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회사 생활을 더 멋지게 할텐데 하는 소감으로 주변에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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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홈플러스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from 감똘나라님의 서재 2010-01-27 20:43 
    홈플러스,요즘은 SSM으로 시끄럽다.그러나 작자는 회장으로 있으면서 까르푸에서 홈에버를 지나서 이 점포들이 홈플러스가 되는 과정과 영국의 테스코를 현지화한 모델을 제시한 사람이다.홈플러스에서는 자기네 회장이 썼다고 싸게 팔았다.그리하여 2010년에 나온 홈플러스 다이어리는 창조바이러스의 모토를 구현한 다이어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