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시크릿 - 시크릿은 없다. 최고의 실력을 갖춰라!
이지성 지음 / 다산북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꿈꾸는 다락방>을 집어 들고 읽어 본 첫 느낌은 솔직하게 말하면 피식이었다.
꿈꾸어야 이루어진다는 주장은 상당 부분 타당하다.
하지만 모두가 꿈꾼다고 다 이루어지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이 사실을 쉽게 이해하려면 매일 아침 저녁 드라마들을 보라.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적당히 소재를 바꾸어 보여주고 있다. 이를 열심히 보는 시청자들 중 상당수는 바로 그 신데렐라의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그 꿈을 이룬 신데렐라는 과연 몇이나 될까?

작가가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가는 서술 방식에서도 불만이 나왔다.
대표적인 예가 피카소와 고흐를 비교한 대목이었다.

부자로 산 피카소에 대비해서 고흐는 매우 가난하게 살았다. 그런 고흐가 성공과 부를 꿈꾸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정말 실소를 금치 못했다.
작가는 아마 고흐가 탄광촌에서 광부들과 숙식을 함께하며 모두를 나누어 주며 똑 같이 살려고 한 기독교 원리주의자였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고흐 스스로 그런 이상을 현실에서 꿈꾸었고 잘 안되니 다시 예술에서 실천하려고 했는데 돈 비싸게 받고 팔지 못했다고 피카소와 비교하는 태도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우습다. 
 
딱 하나만 더 이야기해보자. 피카소와 비교하는 대상으로 고흐의 동료 고갱을 대비시켜 보아라.
고갱은 원래 금융시장 종사자로 막대한 돈을 벌었고 그 돈을 써서 그림을 그렸지만 더 많이 벌려고 하는 꿈은 여전하였다. 그런 고갱은 왜 당대에 돈을 못 벌었을까?
피카소처럼 꿈꾸지 않아서일까? 천만에 고갱은 매우 강렬하게 꿈을 꾸었다. 그것도 자신이 경험을 해보아서 아주 생생하게 돈 가진 삶을 원했다.

이런 약점들을 책 이곳저곳에 두루 가진 작품이 <꿈꾸는 다락방>이었다.

그러다가 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강연을 듣게 되었다. CD 한장에 녹음된 내용이었는데 내 귀를 거스른 것은 그 장소가 바로 다단계판매원들로 채워져있었다는 점이다.

다단계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확률적으로 이미 증명된 사업이다. 그런 사람들 잔뜩 모아 놓고 꿈 크게 꾸라고 떠 드는 이 사람은 도대체 무엇일까?
솔직히 별로 시덥지 않은 성공학 강사라는 이미지가 확 머리에 박혔다.

그러다가 마침 내가 나가는 교회에서 목사님이 이 책을 언급했다. 제목 그대로 <NO SECRET>이었다.

어 내가 볼 때는 똑 같은 소리를 똑 같은 방식으로 하는 바로 그 사람인데 무슨 이야기를 책에서 하려고 했을까 꽤 궁금했다.

책을 들추어보니 나름 내가 우려하던 막연히 꿈만 꾸려드는 사람들의 문제를 시크릿에서 보다 잘 발견했고 이 사람들에게 대가의 법칙을 지키라고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었다.
맞다.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꿈은 오히려 독이다.
일거에 이루어지는 성공은 별로 없다. 세상일은 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요즘 주변에서 여러 젊은이들을 만난다.
오늘 월수입 100만원대의 강사지만 언젠가는 큰 학원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는 젊은이를 만났다. 그에게 격려를 잠시해주고 몇가지를 물었다. 실제 그런 꿈을 이룬 대강사인 이익훈, 안병규 등의 성공사례를 조사하고 그들의 강의를 인터넷으로라도 들어보았냐 등의 질문이었다. 답은 미처 못했다였다.

또 지금은 군대 다녀와 복학한 만학도로 전공을 경제학으로 바꾸어 불평등의 근거를 파헤치고 이를 해결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꾸는 대학생을 만났다.
똑 같이 질문을 던져보았다. 아쉽게도 그는 한국이 낳은 유일하게 해외에 책 번역되는 경제학자 장하준도 아직 안읽어보았다.

이런 젊은이들을 보면 늘 안타깝다. 몇 마디 더 지적을 하고 도와주려고 하면 빨리 자신의 귀를 닫는다. 그리고 귀한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쓴다.
진정한 성공학 책은 이런 젊은이들에게 목표를 잘 잡는 법, 시간을 제대로 쓰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냥 꿈만 꾸라고 하지 말고.

성공한 사람들은 보통 계단을 하나 하나 꾸준히 올라간 사람들이다.
이들의 눈은 꿈꾸기 위해 멀리 하늘 주변까지도 보지만 이는 잠시일 뿐 다시 시선을 내려서 바로 앞의 계단을 발견하는데 대부분 쓰여졌다.

성공하기 어려운 조건에 놓인 사람들 앞에서 성공이 쉽다고 강조하는 강의는 일종의 사기다. 실제 그 중에서 몇몇은 성공할 수도 있다. 소위 플래티늄을 달 수 있는 진짜 약간명이 수백,수천의 청중 속에서 나올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마치 총 든 백인이 총 안든 인디언을 학살하면서 우리는 전쟁하고 있다고 외치는 것과 비슷하다. 게임은 이미 확률적으로 결정되어 있는데 이 사람들에게 거 봐 너네들은 제대로 꿈도 못 꾸었어 하고 비웃는 것과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꿈꾸는 다락방>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책 은 칭찬해줄 만하다. 아직 논리를 전개해가는 과정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피카소와 고흐 이야기를 또 꺼냈길래 이 단순한 이치도 작가에게 전달해준 사람이 없었나 하고 혀를 끌끌차게 되었다.
하지만 작가가 이 책을 저술하면서 받은 많은 심리적 압박, 다시 이를 헤쳐나가면서 책을 완성시킨 용기 그리고 책의 필요성을 전파해감 등은 모두 칭찬해줄만하다.

저자에 의하면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엄청난 압박이 있었다고 한다. 시크릿을 읽은 사람들은 늘 그에게 같은 부류라고 인정하고 주변에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을 발견해서 시크릿의 선전에 맨 앞에 서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수십억대의 강연료 이야기도 들먹였다고 한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같은 길로 가지 않으려고 할 때 고스란히 위협이 되어 돌아온다. 너도 한통속인데 왜 그러냐는 등. 시크릿이 더 잘 팔리니 배아프냐는 등.

그럼에도 쉽게 이들과 함께 하지 않은 이유는 진리에 대한 추구이기 때문이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고 손 쉽게 얻으려는 시도는 모두 사기다.” 

자본주의에서 제일 먼저 가르쳐야 하는 이치가 바로 돈은 땅파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온 우주나 눈 앞의 그림에 바라면 나온다고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자신의 땀으로 오늘 하루 수고하려는 젊은이들의 기를 꺽는다.

책을 읽어가는 중에 재미있던 일화는 잭 켄필드의 베스트셀러 만들기를 위한 노력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은 배워볼만하다는 생각이 꽤 들었다.

어쩌면 자기 파괴적이 될 수도 있는 이 시도를 자세히 보면서 나는 작가가 10년이 넘는 인고의 세월을 보내면서 오늘 여기 까지 왔고 다시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견지한 다는 점에서 <꿈꾸는 다락방> 보다도 이 책을 더 높게 칠 수 밖에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