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이야기
이경희 지음 / 열화당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백남준에게 관심이 생겨서 몇가지 책을 내리 읽었다. 김용옥의 <석도화론>,김홍희의 <백남준> 책마다 특색이 있었지만 읽어가면서 키워져가는 인식은 백남준이 '트인' 진정 세계화 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세가지 책이 다 백남준을 보는 방향이 틀린데 이경희씨의 책에서는 정말 아주 가깝게 본다는 것이 맛이었다.

유치원 친구로서 백남준의 기억에 가장 원초적 여인상(부모, 형재를 제외하고)으로 남아있었다는 것도 크고 두 사람이 나중에 자신을 추억하면서 남긴 글에도 각자 상대에 대해 썼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그런 글들이 수십년의 세월을 넘어서 상대방에게 전달되고 나중에는 아예 상대방을 만나면서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읽다보면 너무 솔직하고 잔잔해서 웃지 않을 수 없던 점도 많았다. 백남준이 처음 와서 공개적으로 '이경희'를 만나고 싶다 했더니 이경희씨의 남편이 '미친놈'이라고 했다는 점. 백남준이 이경희씨를 화장실로 끌고가자 잠시 야릇한 상상이 발동했다는 점, 백남준의 클린턴 앞에서 벌인 바지내리기가 진짜 예술의 의미를 담은 '해프닝'이었다는 점 등등. 무척 재미있었는데 이 책 하나로 백남준의 전체를 알게된다는 것은 아니고 다른 책의 보완으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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