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9 - 국수 완전 정복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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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국수

다른 대목은 빼고 면을 기계로 뽑는 부분만 놓고 잠시 이야기를 해보자.
점점 바빠지고 인건비가 비싸지는 환경변화 속에 식당에서도 사람이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다양한 기계를 들여 놓는데 이때 주의할 점이 기계 혹은 이들의 모임인 라인은 반드시 최적화를 위한 튜닝 과정이 필요하다.
삼성이 처음 제일제당을 만들 때의 일화를 보더라도(홍하상의 <이병철경영대전>) 열심히 기계를 시키는 대로 다 설치했는데 원하는 설탕은 나오지 않아서 고역을 치렀다고 한다.
그 때 머리를 잔뜩 싸매고 있다가 기계를 돌리는 한 인부가 왜 이렇게 원료를 많이 넣지라고 투덜대는 말 한마디에 착안해 적은 량으로 바꾸니 바로 일이 풀렸다.
바쁘면 일부를 남에게 맡길수는 있지만 가장 중요한 본류인 최종결과물로서의 상품을 써주는 고객의 만족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된다.

짜장면

중국집에서 먹지만 거의 한국화되어 우리 음식의 하나로 빼기 어려운 음식이 바로 짜장면이다. 처음 만들어진 역사적 장소는 인천 차이나타운이라고 한다. 강화도 조약 이후 개항이 되자 일본만이 아니라 가까운 중국에서도 청나라 군대를 따라 사람이 넘어 왔다. 중국은 임진왜란 때부터 화폐경제가 보편화되어 군대의 급료를 은으로 지급하고 이를 받아먹으려고 군납업자들이 따라 움직였다. (한명기님의 책을 보면)
첫번째 개항된 항구인 인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데 식생활 등의 차이에 의해 타운을 형성했다.

이곳은 지금도 가서 직접 볼만한 풍치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규모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매우 작지만 안에는 하나의 고유한 문화가 잘 들어 있다.

이들이 한국속에서 살아간 역사의 이야기를 들으면 핍박과 차별로 채워져 있고 결국 우리 안에도 또 하나의 아파르트헤이트가 있었다는 자괴감으로 귀결된다. 한국 사람들이 최근 중국을 갔다가 조선족이나 중국인들에게 속아서 합작으로 시작하고 나중에 뺐기고 억울해하며 빠져나온다고 하는데 똑 같이 당시 중국인들이 가게 명의를 한국인 주방장으로 등록했다가 통째로 빼앗겼다고 한다. (책 <차이나타운 하나 없는 나라>)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하듯이 우리가 까맣게 잃어버린 역사가 이 만화에 잘 그려져있다.

다 보고 나니 다시 한가지 생각이 든다.

짜장면이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배달이 가능한 먹거리라는 점 아니었을까? 한국의 국물 있는 음식이 배달되고도 같은 수준의 맛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으리라 보인다. 짜장면은 면과 장이 따로 준비될수도 있고 배송 과정도 따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러면 태국의 면요리나 일본의 면요리 중에서도 볶아 먹는 맛좋은 것들이 많은데 이런 아이템을 배달하는 가게는 많이 나올 수 없는지 궁금하다? 풀무원에서 하는 엔즐이 일종의 이런 시도인데 좀 더 낮은 가격으로 좀 더 넓게 고객층을 넓혀주면 좋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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