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전무 3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시마전무 3

1.
작가가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미국 현지 전자제품 시장을 취재하면서 베스트바이,월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점을 방문해보니 가장 좋은 자리에서 삼성과 LG의 TV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과거에 비교도 안되던 한 일 두나라 전자업체의 위치가 뒤바뀐 것을 놓고 원인을 추적해본다. 아무래도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워낙 커다란 일본 국내 시장에 머물다 보니 굳이 밖에서 치열하게 싸우려 하지 않았고 그 결과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이를 토끼와 거북이의 비유로 해설해가는 과정도 꽤 재미있었고 진실을 어느 정도 담고 있다 생각된다. 

일본 만화의 애독자 이전에 한국인으로서 이제 삼성과 LG가 일본 업체에게 두려운 상대가 되었구나 하는 현상의 변화에 가슴 속에서 뿌듯함이 생겨난다.
만화 초기에 주인공 시마가 맨하탄의 센트럴파크 주변의 풍광 좋은 아파트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즈음에 삼성은 저 한참 아래라 아예 화제에 오르지도 못했다. 시마과장 17권 전체를 보아도 한국 이야기는 나올 일이 전혀 없었다. 

시마가 회사에서 성장하는 속도도 무척 빨랐지만 그 보다 더 빠르게 삼성이 성장해 세계 시장에서 자리를 더 높이 차지해 버렸다.
삼성은 시마가 부장하면서 90년대 일본의 불황시절에 퇴직까지 고려할 정도로 주변을 헤메던 시기에 힘을 비축했고 시마가 이사,상무를 하는 성장기에 급격히 부상하게 된다. 중국,인도 시장에서 경영진으로 시마는 삼성의 위력을 많이 느겼는데 이제 가장 크고 화려한 미국에서는 정말 뼈저리게 삼성의 강력함을 느끼게 된다.

기업의 가장 외형적으로 강력한 지표는 시가총액이다.
일본의 두 대표기업 소니와 마쓰시타의 시가총액을 합쳐도 이제 삼성전자 하나 만큼 밖에 안된다는 현실에서 자조를 느끼는 시마를 보며 묘한 통쾌함을 느낀다.

2.
최근 읽은 전영수님의 <일본을 통해 본 한국경제 프리즘>이라는 책에 마쓰시타의 실제 변화 모습이 나왔다. 이 책의 1,2권에 묘사된 신임 사장의 개혁 드라이브와 똑 같은 모습이었다.
실제 당시의 마쓰시타는 위기에 몰린만큼 강력하게 살아나려는 몸짓을 했고 그 근간에는 조직의 변화가 있었다.
항아리형 이상으로 위가 두터워진 조직은 기민하지 못하게 된다. 종신고용을 지켜온 기업일수록 그런 위험에 빨리 처한다. 일본은 이미 한차례 그 고통을 겪었고 살아남은 기업만 유지하고 있다.

어쨌든 결말을 먼저 이야기하면 이때의 마쓰시타 개혁은 크게 성공하게 된다.

무릇 물은 흐르게 만들어야 하고 조직 또한 적절히 성장하려는 에너지를 잘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한국 기업 또한 점차 일본 기업이 겪었던 인사정체의 함정에 빠져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 전문가들에게 정말 안정적인 내수주로 꼽혔던 농심과 같은 기업이 겪는 고통이 있다. 원래 농심은 롯데와 맥을 같이하는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사업을 잘 유지해왔다. 하지만 성공의 함정에 빠져서 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하는데 머무르고 말아버린다.
결과는 쥐머리 비슷한 것이 식품에서 나와도 기민하게 시인하고 처리하고 재발 방지 못하는 느림보 조직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삼성전자 또한 비슷한 우려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3.
한국도 오만해서는 안된다. 전지의 경우 일본의 소니가 먼저 대형사고를 터뜨렸지만 한국의 LG도 비슷한 사고가 났었다. 다음 전장으로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만화에도 나오는데 한국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일본기업보다 확실히 앞서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4.
그리고 잠시 성공한 남자가 빠져드는 함정에 대한 묘사를 읽다보니 변양균-신정아 사건이 떠올랐다. 비슷한 사건이 국내 CEO들에게서도 간간히 발생한다고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외모는 아니라고 누가 그러던데..

5.
하여간 항상 비즈니스 분야에서 새로운 현장감 있는 이슈를 제기해주는 우리 작가님 히로카네 겐시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늘 새롭게 내용을 변화주면서 꼼꼼히 비즈니스의 현장을 담아낸다. 그의 작품은 일상에 지친 샐러리맨에게 잊혀지는 듯한 꿈을 되살려주어 다시금 밖을 향해 과감히 나가게 하는 의욕을 주고 있다. 시마 시리즈의 꾸준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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