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요토미 히데요시 4
사카이야 다이치 지음, 임희선 옮김 / 가야넷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기호지세...
호랑이 등을 타버렸으니 이제 쉽게 내릴 수도 없다.
어정쩡하게 머물러서는 권력의 생리상 견제를 당해 목숨이 위태롭다.
아예 올라서서 끝까지 가느냐 아니면 주저 앉느냐 둘 중의 하나가 된다.
기업에서도 유사한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얼마전 모 전자회사에서 부문 사장을 교체하면서 내걸었던 죄악이
후진을 양성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는 아무 후진이 아니라 자신을 대체할 만한 경쟁자로서의 후계자를 키우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멀리 DJ,YS 등 하나같이 같은 비판을 받는데
기업의 경우 특히 자기 자리 보전을 위해 너무 커오는 후배를 싫어하고 내치게 된다.
즉 끌어안으나 아니면 아예 밀어내느냐 기로에 선다.
대 정복을 통해 일본을 통일해가는 히데요시 지만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후계다.
친자식이 태어났다고 좋아하지만 갑자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얼마전 후계로 내세워둔 조카다. (참 이 대목에서 정말 요도기미가 낳은 자식이 친 혈육인지는 생물학적으로 알기 어렵다. 그래도 오다 가문의 피를 많이 물려받은 요도기미의 친자라면 그렇게까지 무능하지는 않을 것이고 승계의 명분도 있을 것이다)
친자식이 없을 때야 가장 가까운 혈육이라고 내새끼로 취급하며 올려주었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정말 가까운 내 자식을 위해할 수 있는 경쟁자가 된다.
그래서 적당한 이유를 대 끌어내리고 처리해버린다.
그렇지만 본인이 늙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리라 아이가 아무리 빨리 자라도 세상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더 빠른 속도로 줄어만 간다.
그래서 허겁지겁 주변의 신하들에게 맹세를 시킨다.
하지만 돌아보면 이 것이 얼마나 우스은 행위인지 금방 알게 된다.
자신도 촌수로 3촌 밖에 안되는 조카를 못 미더워하는데 어찌 남들이 자신에 대해 억지로 한 맹세에 의해 어린아이를 믿고 따르겠는가?
더구나 가장 큰 야망을 속에 품은 저 속모를 이에야스야 말로 가장 큰 적인 것을...
또 본인은 과연 자신의 은사 오다에 대해 그만큼 신의를 지켰는가?
히데요시가 짓쳐들어가겠다던 중국의 송나라의 예를 보면 형이 동생에게 물려주어서 나라의 처음 기초를 튼튼히 했기에 왕조가 오래 갈 수 있었다.
세상일이란 쉽게 보면 볼 수록 실은 어려워진다. 그 이면의 깊은 논리나 우려 할 점을 그냥 넘겨버리면 언젠가 크게 뒤통수를 맞게 된다.
히데요시는 이제 권력의 정점에 올라서서 아무도 표면으로 대드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다.
그 때야 말로 스스로에게 물어가며 얕은 표면에서 깊은 속 사정을 꿰 뚫어 보아야만 할 때였는다.
오만과 함께 쇠락 또한 급히 찾아오는 법,
오다가 가장 믿고 가깝게 여겼던 부하에게 왜 기습을 당해 죽었는지 상기해보면 답이 나올 수 있는데 말이다.
세속의 부귀영화 모두 다 들고 저승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남긴 혈육에 얹어 주어보았자 이의 무게에 눌려 명을 단축 할 뿐이다.
조조가 자신의 묘에 재물을 넣지 말라고 했고 도겸이 자식이 아니라 유비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듯이 권력과 재물은 그리 손에 오래 머물기 어렵구나.
한 점 이슬로 남는 세상의 추억을 논하는 그의 심정에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