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가족 일반판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가족 하나의 붕괴되는 모습을 통해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감독은 여러 유형의 죽음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진정 산다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표현해내려고 한다.

먼저 6.25에 부역자로 희생된 사람들의 유골 발굴 작업이 나온다. 울고 있는 가족들 사이로 땅에서 유골들 하나 하나가 나타난다.
노인의 죽음도 있다. 배가 삽시간에 불룩해지고 잎에서는 피가 갑자기 쏟아져 나와 사방을 뻘겋게 적시운다. 병간호 꾸준히 하는 효자 없다는 말이 이런 경우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가장 슬픈 아이의 죽음이 있다.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술취한 배달부에 의해 아버지와의 갈등의 희생으로 죽어버린 그런 아이의 모습은 너무나 큰 슬픔을 준다.
다른 영화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이 장면들을 연달아 보여주는 의도는 무엇일까?
무릇 없음은 있음의 반대이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잃어보아야 깨닫게 된다.

연달은 죽음의 장면을 보면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감정은 죽음의 가벼움이다. 우연하게 찾아올 수도 있고 6.25 전란에서 대단한 잘 못 없이 줄 하나 선 덕분에 죽을 수도 있고 어린 아이의 모습에서 보듯 도덕적 책임이 없이도 찾아올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에 놓인 죽음들은 마치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삶의 가벼움을 보였듯이 <참을 수 없는 죽음의 가벼움>을 느끼게 한다.

죽음과 대비되어 우리를 살아있도록 느끼게 해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바로 욕망이다. 그 중에서도 원초적 욕망인 성욕에 대해 느끼도록 한다.
원래 인간의 말단에는 식욕과 성욕이 자리한다. 이 영화에서는 식욕을 자극 하는 장면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성욕쪽으로 몰아가는 쪽이 작가의 의도라고 짐작된다.

남편들의 외도는 쉽게 용납되기 마련이다. 사업상, 남자이기 때문에라는 여러 명분이 활용된다. 반면 이 영화에서 충격적으로 다룬 것은 여자들의 솔직함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15년만에 다시 시작한 성생활을 즐긴다는 어머니를 필두로 남편과 아내는 따로 애인을 찾아간다. 가족 모임에서 버젓이 공개되면서 아내는 남편에게 어머니의 솔직함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 걸음 나아가 본인도 욕망의 자유를 찾아나선다. 그 상대인 연하남 그것도 고교중퇴생을 엮어내는 솜씨는 꽤나 우스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이 어렵사리 도달한 즐거움의 절정의 모습에 대한 묘사는 제법 훌륭했다. 여자로서의 쾌락의 절정을 보여주고 그 대가인 2세의 임신을 버젓이 드러내는 것 이른바 혼외정사의 공식화라는 범죄행위에 대해 전혀 부끄러움도 미안함도 없이 솔직해지자라고 외치는 그녀들의 모습이 놀라움을 준다.

결국 죽은 것은 가족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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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7 11: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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