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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경영학 - 위대한 영웅들의 천하경영과 용인술
최우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평점 :
삼국지는 오래된 역사책 혹은 소설이지만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많다. 가끔 한중일간의 경쟁을 놓고 삼국지에 비유하기도 하고 치열한 정치, 경영의 싸움을 놓고도 삼국지의 일화를 이야기하곤 한다. 워낙 양이 방대하기에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을 위해 기업 경영의 관점으로 삼국지의 맥을 짚어본 점에서 의의를 찾아보았다.
0. 삼국지는 현대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중요한 지침서가 된다
삼국지라는 이야기는 어떤 이에게는 소설로서 흥미 거리로 여겨지지만 현대적인 시각으로 살펴볼 때 경영에 응용할 수 있는 가르침이 많이 담겨있다.
배경이 모두가 무한정 힘을 다해 싸우는 자유경쟁의 시대였기에 인간 하나하나가 자신의 역량을 끝까지 발휘해내려고 노력했다. 어떤 이는 창업 군주가 되고 어떤 이는 섬기는 신하가 되었는데 군주에게는 신하를 잘 골라 일을 맡기는 안목이 중요했고 신하에게는 군주에게 쓰임을 받기 위한 역량을 갖추고 줄을 잘 서는 것이 중요했다.
현대 사회에서의 궁금함도 잭 웰치와 같은 뛰어난 경영자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또 그런 흐름에 동참해서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하는지에 있을 것이다.
1. 군주는 비전을 보여야 하고 주 관심은 인재의 구함에 두어야 한다
군주들이란 한 국가를 만들어낸 영웅들인데 현대적인 측면에서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에게 비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대한 꿈이 아닐까 생각된다. 목숨은 하나고 인생도 한번인데 그 삶을 가치 없게 보내지 않으려면 가장 아름다운 미래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영웅들은 모두 천하를 통일하겠다는 거대한 기치를 내걸었다. 유표처럼 지방에 안주하다 보면 결국은 몰락하게 된다.
바른 목표의 설정 그 다음은 실행이 뒤 따라야 하고 그 모습이 바로 리더십에 나타난다.
조조는 영역을 무한정 성장시켜 천하를 모두 독점하려는 강력한 욕망의 소유자였고 자신에게 대항하는 자는 누구든 파괴시키려 하는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 였다. 유비는 자신의 꿈을 원대히 펼쳤지만 실현하기 위한 역량과의 부조화로 고생을 많이 겼었다. 그래도 꿈을 중간에 접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지구력이 강한 지도자였다. 손권은 우연히 자리를 형에게 넘겨 받아 어려움이 많았지만 믿을 사람을 발탁해 맡겨서 일을 처리해내는 안목이 매우 뛰어났다.
고대의 국가든 현대의 기업이든 사람과 사람의 모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사람은 잘 쓰면 자산이지만 잘 못 쓰면 부채가 된다. 적과 내통해서 자신의 정보를 넘겨 주기라도 하면 한순간에 공업이 무너져버린다.
그래서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조조가 목숨을 걸고 싸우던 적이라도 항복하고 머리를 조아리면 스스로 내려가 결박을 풀어주는 포용력을 보인 것이나 유비가 제갈량을 모시기 위해 수백리 길을 세번 가기를 마다하지 않은 것 모두 마음 얻기는 방법의 좋은 예가 된다.
2. 조조는 인재들간의 경쟁을, 유비는 인화와 자발성을 중시했다
이렇게 구한 인재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조조,유비,손권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조조는 인재를 가리지 않고 구한 다음 지속적으로 경쟁시켰다. 성장 지향적이었기에 당연한 취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성과에 따른 포상을 시행했고 부족한 점에 대해서 벌을 엄격히 내렸다.
장점으로는 가후와 같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한 인물도 포용했다는 점을 들 수 있지만 단점을 살펴보면 특히 인화가 부족했다. 가까운 사람도 속으로는 의심했고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기에 말년에 오랜 측근도 배신감을 느끼고 자살하는 경우가 나왔다.
경쟁은 심지어 아들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져 비와 식이 말년까지 다투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간의 감정의 골이 매우 깊어져 버린 것은 큰 손실이었다. 조조의 대업이 몇대 가지 못하고 권신 사마의에 의해 무너진 것은 초기에 만들어진 문화의 탓도 있다고 보인다.
조조와 크게 대비되는 것이 유비가 행동한 방식이었다. 자신이 비천한 몸에서 일어나서 오늘의 높은 지위에 올라섰지만 상대를 존중하며 먼저 배신하지 않는 신의를 보였다. 여포,조조,원소의 사이를 떠돌면서도 그가 쉽게 무시되지도 해를 입지 않았고 보상할 만한 지위와 재물이 없음에도 수많은 인재가 그의 주위에 모이게 됨도 근저에는 그런 인간적 매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유비는 그런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목숨 걸고 일하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조운이 아들을 구해오자 그 아들을 내팽개치면서 조운의 수고를 걱정하는 모습 등 부하들을 아래 사람이 아니라 동지로 대우했다. 사람은 그의 재주를 알아보고 선비로 대우하는 주인에게만 선비의 예를 다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제갈량을 얻는데 삼고초려라는 정중함을 보였기에 나중에도 2세와의 갈등이 없이 공존하며 서로 위하는 보기 드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현대 기업에서도 삼성과 같이 IT를 중심으로 성장하려는 경우는 경쟁을 유도하고 신상필벌을 엄격하게 한다. 라이프사이클이 짧고 기민한 판단력이 중시되기 때문이다. 반면 화학과 같이 안정적 운영이 중시되는 기업은 개개인의 출중함 보다는 인화가 중요하게 된다. LG가 대표적으로 그런 문화를 보여준다. 이 둘 어느 한쪽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고 각자의 기업 환경과 성장 국면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을 취하는 쪽이 좋다.
3. 군주의 속마음을 알아야 현대의 기업에서도 생존 할 것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군주의 비정한 모습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볼 떄와 유사한 느낌을 갖게 한다. 군주를 안다면 그만큼 횡포 속에서도 생존 하기기 쉬운데 이를 현대로 응용해보면 기업내의 정치환경에서의 직장인들의 처신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조 앞에서 재주를 자랑한 양수, 꼿꼿이 처신했던 공융과 최염, 야망을 읽지 못했던 순욱 모두다 뛰어난 인물임에도 죽음을 면치 못했다. 지금도 그런 일이 있겠냐고 되 묻는 후배들에게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나 <시마과장>이라는 만화를 권한다. 좀 더 가까이서 오너를 보면 거의 비슷한 모습이고 이는 삼국지가 쓰여진 수천년 전이나 지금이 별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군주도 사람이라 변덕스럽고 감정에 끌리기에 속마음을 알기 어렵다. 그래서 직언은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고 바른 말에 상대가 수긍을 해도 한편으로는 꺼려한다.
그래서 오너를 가까이 모시게 되는 기회를 가진 기업 임원들이 늘 자신의 상황과 삼국지의 장면을 비교해가면서 지침을 삼아도 좋을 것이다.
나도 가끔은 삼국지를 들추어본다. 다는 안되도 한대목 읽어보면서 고대와 현대, 나와 주인공들을 비교해본다. 원소의 결단력 부족함이 천시를 놓치고 공과사를 구분하지 못해서 거대한 조직이 무너져가는 장면을 보며 오늘의 경영자들 혹은 주변의 인물들과 비교해본다. 법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 상투를 자른 조조의 모습도 잘 안보이고 큰 일을 하겠다며 나서지만 사람을 끌어모으지 못해 몇 달도 버티지 못하는 추함과 비교하기도 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조조와 같은 지혜와 유비의 인덕을 함께 하는 정치,경제 분야의 지도자는 많이 찾아 보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덕분에 가지게 된 생각은 그런 부족함 속에서 이 책을 만들어낸 시리즈물이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았나 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