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Way 엘지 웨이 - 세계적 기업은 왜 기본을 말하는가
노경목.고재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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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LG 그룹 구본무 회장이 별세하였다.


그에 의해 이끌려 간 LG그룹의 영광과 성취 그리고 곤경을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이 나왔다.


LG그룹을 알기 위한 책은 무척 드물다.

<인화>라는 말로 LG그룹이 대표되면서 경영자 개인에 대한 홍보를 거의 기울이지 않는 문화다. 

이 책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두명이 LG그룹을 오랫동안 관찰해오면서 느낀 여러 정보와 소회를 모아서 만들게 된다.


그래서 앞 부분은 고인의 인간미에 대한 숨겨진 일화가 여럿 나온다.

장학금으로 고졸 여사원의 앞날에 희망을 준다던가 하는 소탈하고 인간적 면모들이다.


대가족의 연장자로서, 그리고 타성 허씨와의 합작을 이끌어가는 일은 분명 지난했을 것이다. 사람을 모으는 일은 자기를 비우지 않고서는 결코 이루기 어렵다. 수십년 시간을 여러가지 형태의 사업을 이끌어간 경영자로서 가장 큰 덕목은 겸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경영자의 삶은 인격으로만 평가될 수 없다.

그 시기 동안의 기업의 성취를 우선시 해야 한다.


먼서 잘한 일로는

LG그룹이 전통적으로 강한 화학 역량은 먼저 중국에서 선두권을 달리는 화장품을 만들어내는 LG생활건강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B2B 산업의 각종 기업들이 있고 미래 먹거리로 2차전지로도 이어진다. 

전자 또한 가전에서 삼성을 앞선다는 평을 자주 받고 디스플레이의 강자다.


하지만 반대편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IMF 과정에서 그룹에서 떨어져나가버린 반도체 사업

2000초반 한국금융권을 흔들었던 카드대란, 

2008년 아이폰 출시로 훅 밀려버린 스마트폰 사업이 있다.


저자들은 몇몇 분야에서 외부인의 시각에서 아쉬움을 보여준다.

우선 기술적 선택에서 혜안이 덜 보인다는 점이다.

먼저 반도체에서는 <램버스>라는 인텔에 의해 진행되다 무너진 메모리의 표준 방안을 선택했었다. 아마 반도체 사업 매각이 아니었어도 여기서 나는 적자로 아주 곤혹했을 것이라고 한다.

다음 스마트폰 대두 시기에 표준 OS로 안드로이드 선택이 삼성에 비해 무척 늦었다. 특히 MS에 집착한 것이 역량 분산과 실기를 가져왔다고 본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꽤 독한 메스를 들이댄다.


"정도경영과 인화를 중시하고 꾸준히 진행하는 사업에 강점이 있으며 판단을 신중히 하는 LG의 문화가 스마트폰이라는 빠른 변화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245페이지


"컨선세스를 중시하는 그룹의 집단적 의사결정구조가 발목을 잡았다" 247페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경영자 개개인이 아니라 LG문화 자체가 전자산업에서 일류로 가는 걸림돌이 되었다고 결론 짓는다.


이런 독한 비판과 비교해서 아직 스마트폰 사업을 유지하고 있고, 디스플레이에서도 OLED에 강점을 가진 점을 반론으로 내세울수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가 매물로 나왔을 때 이를 재인수 못한 점은 두고두고 LG의 진로의 도약점을 찾기 어렵게 한다. 자금이 부담이 된다면 GS의 cash cow와 연결한다는 창의적 해결법도 나올만했다.


어찌되었든 한 시대는 마감되고 새로운 도전과제에 맞서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총수형 경영체제의 큰 장점은 장기적 의사결정이다.

과거 삼성을 일류로 이끌었던 이건희 회장은 큰 질문을 던지는데 강점이 많았다. 그리고 철저하게 근본적인 생각을 하도록 요구했었다.

불량품 감추기 급급한 삼성전자의 행태를 보면서 불량의 원인을 물었다. 프로세스,시스템 등 다양한 답이 나왔지만 이회장의 최종 답은 하나였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은 가족 같지만 꼭 가족인 것도 아니다. 탁월한 성취가 가장 큰 자부심이 되고 그걸 우선순위로 놓고 매진하는 문화로 삼성이 애플과 맞서는 성과를 내게 되었다고 나는 본다.


LG가 펼쳐갈 새로운 길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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