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구본형의 자아 경영 프로젝트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구본형이라는 인물을 제대로 알게 해주는 솔직한 고백서다.

어떻게 자신이 외국계 회사의 비주류 전문가에서 오늘의 개인기업가가 될 수 있었는지를 잘 나타내준다.
남들이 이룬 성공을 보면서 그 친구는 원래 그렇게 될 수 있었어 하고 쉽게 단정 짓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발견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오늘의 구본형이라는 브랜드가 그렇게 쉽게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려주고 있다.

IBM이라는 회사를 흔히 영업의 사관학교라고도 한다. 깡통 - 하드웨어를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 -을 하나 팔면 막대한 수당이 떨어지고 이를 고객,엔지니어,주변 사람들과 나누면서 인생을 보낸다. 좋은 시절이지만 결코 영원할 수 없는 법 달이 차면 기울듯이 반란이 일어난다. 하드웨어 값이 경쟁속에서 급속히 떨어지면서 IBM은 변화의 회오리속에 들어가고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그때 거꾸로 그 변화를 잘 활용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키워간 사람이 바로 구본형이다.
남과 다른 길을 갔고 남과 다른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그가 그 과정에서 내면에서 전개한 각종 고민이 글 속에 잘 녹아 있다.
삶을 인간의 삶 30, 더해서 당나귀의 삶과 원숭이의 삶이 더해진다는 비유는 꽤 재미있지만 유쾌하지 않은 우리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남자의 나이 40대는 한편에서는 이제 궤도에 올라가 막 권력을 비롯한 각종 성취를 누릴 수 있다. 반면 육체적인 절정이 지났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는 시점이다. 기존에 발휘하던 능력이 급속히 약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올라가는 소수와 머무르게 되는 다수가 나뉘게 된다. 다수의 경우는 대체로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자위를 하면서 말이다.

직장에서 찬찬히 보면 반복적인 삶에 지겨움을 느끼고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불만을 토로하면 상사는 적당한 말로 잘 달래서 주저 앉힌다. 당신이 아니면 누가 그 어려운 일의 책임을 맡겠냐는 투로 말이다. 하지만 이는 대체로 사탕발림인데 미국 회사의 경우 이런 일들을 대거 아웃소싱 시키는 것이 기업변화의 커다란 방향이었다.
계속 줄어가는 치즈를 붙들고 버티지만 점점 줄어들어가는 양에 두려움을 금치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들 있다.

구본형은 그들에게 메시지 하나를 던진다. 변하라 그것만이 살길이다. 그 변화의 출발점은 먼저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먼저 자신으로부터 변화를 가져온 구본형 스스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설득을 전개한다.

그 과정에서 구본형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학벌이나 자격증을 앞세워 외양을 치장하는 방법이 별로 현명치 못하다는 이치다. 존재의 가치는 과거의 지식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업데이트 되는 고민의 산물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책의 상당수는 짜집기로 채워져있다. 엄청나게 많은 분량이. 이것에 대해서도 글속에 힌트가 하나 있다. 한둘을 뽑아내면 표절이 되고 다수에서 뽑아내면 작품이 된다는.
여기저기서 끌어온 말들이 꽤 그럴듯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놀라움을 준다.

개인적으로 팁을 몇가지 구할수도 있었다. 강연장의 청중을 어떻게 상대하는지에 대해서 친절하고 실전적인 가이드가 좋았다.
하여간 두루두루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 괜찮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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