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프레이야 > 돌아가렵니다



아버지, 지금 제 옆에는 한 자루의 칼이 함께 누웠습니다

이가 듬성듬성 빠지고, 칼자루는 어부의 손등처럼 투박합니다

저의 배를 가르려는 그것에 오히려 연민이 입니다

아버지의 말씀을 듣지 않고 사람들 가까이, 너무 가까이 왔나봅니다

제 눈은 이내 감기지 않으려나 봅니다

탄력있는 몸과 반짝이는 비늘도 아직은 그대로입니다

아버지, 저는 지금 돌아가렵니다

넓고 깊은 물속 아득한 그 품으로..

다른 세상에 나와 한 세상 짧게 놀다 가니

회한도 욕심도 없음입니다.

제가 눈을 감지 못하는 건 단지

흠모했던 님의 참모습을 보지 못한 한 가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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