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카와 긴조 - 일본 주식시장의 신
고레카와 긴조 지음, 강금철 옮김 / 이레미디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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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설적 주식투자자 고레카와 긴조의 자서전이다.

그는 1800년대 말에 태어나 일본,한국,중국을 넘나들며 각종 사업을 하던 인물로 말년에 주식에 몰두하여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내었다. 한참 오를 때는 1조원대의 부를 이루었다고 하는데
그에게서 자민당 유력자가 자본을 빌려 정치자금으로 쓰는 장면도 나타날 정도니
영향력은 정재계에 폭이 넓은 편이었다.

승부근성이 뛰어났다는 점이나 일찍부터 자본주의의 생리에 눈을 떴던 점들도 장점으로
들수 있지만 내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국제감각이었다.
어느 나라의 외화자금이 부족해지니 일종의 지불정지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 것이 자금 흐름을
막아 주가하락을 가져올 것이다. 그 날짜는 언제다라고 까지 예측해낸다.
또 국가간 사회시스템이 다르니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포착하여 이를 가지고 베팅에 나선다.

군대를 따라다니다가 전쟁상인으로 변신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처음 그는 귀찮은 존재라 귀환 대상에 오른다. 하지만 군인들이 계산을 못해 몇일 헤메며 장부 장부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거들어 주며 변신하게 된다. 다음은 보급물자를 확보하러 마을로 가는데 아무도 상대안해주니 다음번에는 일본군인을 끌고간다. 도망가버린 마을에서 돼지와 닭을 끌고 오지만 가격은 시가를 감안해서 치러놓는다. 이렇게 되니 다음번에는 그를 상대하는 사람들이 나와 어엿한 상인의 자리를 차지한다.

제국주의를 추구했던 영국이나 일본은 여러나라에 걸친 안목을 갖춘 인물을 많이 배출하게 된다.
세지마 류조가 보여주었던 러시아나 중동의 시황에 따른 투자도 그의 젊은날의 경험이 바탕에 깔린 것이다.
고레카와 또한 한국,중국을 걸치며 돌아다니고 바닥의 경제권까지 체험하며 얻어진 경험을
투자에 잘 활용한다. 미국과 일본의 갈등을 예측하고 전쟁이 발발하면 어떤 산업들이 활황이 될지
잘 예측하여 선투자하는 솜씨도 보인다. 그 투자 지역이 한국이라는 점이 떨떠름하고 심지어 한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 출마할 계획을 가졌고 조선의 총독의 귀인으로 교류했다는 점이 놀랍다. 어쨌든 일본인의
관점으로 보면 선각자였고 애국자였고 전쟁사업에서 치부한 뛰어난 인물이었다.

광산개발에 능했는데 사람 속 만큼이나 땅 속을 알기 어려운 덕에 일종의 투기업에 가까왔다.
남이 보면 투기 내가 보면 투자가 되려면 추론의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광맥의 흐름을 짐작하고
사업성을 유추하는 단계에서 발군의 솜씨를 발휘한다. 이는 고스란히 동,금 등 자원개발 주식의
투자에서 든든한 기반이 된다.
최근 대우인터가 미얀마에 투자해서 만들어낸 놀라운 성과를 상기해보면 이 사업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분야를 떠나서 상황을 보고 추론해내는 솜씨는 놀라운데 어느지역에 지진이 나면 희생자를 애도하기
전에 복구에 소요되는 도구(못 등)가 막대하게 소요될 것으로 예측한다. 다음은 결단을 내리고
도구의 매점을 전자산에 신용까지 걸어서 나서는데 그 승부력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었다.
비슷하게 정주영 회장이 박정희에게서 댐 건설의 지시를 받자마자 나와서 회사돈 털어 강남에
땅사라는 지시를 했다는 일화가 있다. 댐은 수재를 줄일 것이고 결과는 사람 살만한 땅의 개발이니
반드시 오를 것으로 본 것이다. 그 자리가 지금 현대 이름 붙은 여러 아파트 (압구정 포함) 단지다.
보통 애널리스트는 논리는 좋으나 결단력이 없고 펀드매니저는 반대라고 하는데
고레카와와 같은 대투자가는 양면이 다 월등한 인물이었다.

책의 상당수는 자전적인 면모를 담고 있어 투자 자체에 대한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한 사람이 갖추게된 안목과 승부력의 원천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도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설파했기에 줄 수 있는 생동감은 충분히
값을 한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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