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또 하나의 세계 - 근사체험을 통해 다시 생각하는 죽음
최준식 지음 / 동아시아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누구에게나 닥치지만 아무도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주제가 있다.
바로 죽음이다.
그 죽음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종교가 그 영역을 독점하기도 하지만 현대에 와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탐구해보는 사람도 있었다.
죽기 직전에 살아온 사람, 혹은 죽었다가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는
근사체험의 분석이 그것이다.

근사체험을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이 LSD와 같은 마약 복용과 비슷하다는 분석도 있는데
이를 놓고 의학계에서 괴로움을 줄이려는 호르몬의 집중 분비에 의해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한다.
반면 수천키로 떨어진 집에 갔다왔다고 하는데 그 묘사가 정확하다는 특정한 증언들이 그 반론으로
제시된다.

어쨌거나 우리는 정확한 죽음 이후의 영역을 알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최준식 교수는 이 책에서도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우리에게 이해를 돕고자 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주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죽음 이후에 내세가 있던 윤회가 있던 그건 일종의 연장일 따름이다.
시간을 늘려서 계속 존재하는 것이 종교가 추구하는 목표가 아닐 것이다.
동양의 종교의 추구하는 바는 저기 저 너머로 가서 그곳에 있자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자는 것이다.
그래서 진리를 지금 여기에서 깨달아야 한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내가 누구인가를 깨달아야 하고 바로 여기에서 나를 초월해야 한다"
302-3page

더해서 노년에 대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한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이키루>라는 영화다.
30년 봉직한 공무원이 갑자기 죽음의 선고를 받았을 때 그는 충격을 받고 다시 돌아보니 자신은 쳇바퀴만 돌았지  의미는 없이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죽기 전에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찾아보니 공무원으로 그만한 지위에 오른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공원을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모두 다 귀찮다고 미루던 일을 단시일에 해치운 그가 개장 직전에 그 곳에서 그네를 타며 조용히 숨을 거두는 것으로 영화가 끝난다.

분명 사랑과 봉사만이 우리의 인생을 가치 있게 해주는 덕목이라는 것에 눈을 떴을 것이다.
죽음은 평범한 우리들을 더 높은 성숙한 경지로 끌어올려 우리의 전체를 바꾸어버리는 힘이 있다.
304-5page

우리가 살아야 할 공간은 어제의 놓쳐버린 기회도 아니고 미래의 막연한 꿈도 아니고
바로 오늘 이순간이다. 가장 귀중한 자원인 시간을 이것저것 허접한 일에 보내면서 그 삶을
길게 길게 늘려만 달라고 기도하거나 막대한 돈을 수명 연장에 투입하는 것이 과연 현명할까?
오늘 우리가 먹는 식사 하나를 위해 수많은 동물이 희생되었다.
과연 우리의 삶은 그 동물들의 죽음을 딛고 서야만 할 정도의 가치를 주변에 주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육식을 위해 동물을 사육하고 다시 그들의 먹이를 위해 사료만들기 농업을 기계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그 결과는 많은 종들의 멸망이고 지구의 온난화다. 특히 소가 내뿜는 방귀에 담긴
메탄에 의해.

이 상황이 되어 지구의 모는 종들을 멸망으로 몰고 가는 것 보다 오히려 인간이 지금 보다 1/10 혹은 1/100 정도로 줄어든다면 지구가 현재 겪는 고통이 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만화 <기생수>가 주는 메시지가 더 설득력이 있지는 않을까?

존재의 가치를 묻는 것 이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가 여부를 떠나 우리에게 꾸준하게 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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