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
이명박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조조가 원소를 깨부수고 진영을 접수하자 측근이 서류함을 들고 왔다고 한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들은 원소가 조조측 사람들과 교류한 서신이었다.
주변에서 열어서 내통한 자들을 처리하자고 소리치는데 조조는 조용히 결단을 내렸다.
함을 다 불태우기로.

이미 전란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덕분에 항복한 적장까지 거두어들이는 판에
자기편에 섰던 사람들을 처단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담이 갔던 것이다.

사감에 얽메이지 않고 과거 보다는 미래를 물을 때 지도자는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시장이 된 직후 살생부라고 들고 온 서류를 되돌려보낸 것은
삼국지의 조조가 원소와의 싸움 직후 내린 결단과 비견할 만한 좋은 행동이었다.

한국의 갈등은 세대간 지역간 여러 이념을 넘나들며 이루어져왔다.
승자가 꼭 자신만의 권리를 내세우려 든다면 싸움의 악감정은 정리되지 못 할 것이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고자 노력한 사람조차 포용하지 못하는 노무현 같은 인간에게
너무나 실망했는데 최소한 그것보다는 나은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명박의 글들 대부분은 대필한 내용으로 보인다. 대필자의 솜씨도 그리 높지 않아
문장도 생각만큼 매끈하지는 않고 내용도 홍보 위주로 짜여져 있어서 큰 감동을 주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살생부 건 한가지 점이라도 인상에 깊게 남겼다는 점은 높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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