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주민과함께가 매월 발행하는 소식지 <더불어 사는 삶> 7월호에 실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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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소박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강산이. 한국 국적을 가진 아이지만 아버지의 고향으로 가서 살다가 돌아와 다시 한국어를 처음부터 익혀야 하는 아이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자는 것. 그래서 한국어를 가르쳐 줄 자원활동가를 소개해줬고, ‘말귀를 못 알아먹는’ 아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학교를 설득하여 아이가 집 근처에 있는 학교로 편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2년 전의 일이다.
지금 우리 곁에는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살고 있고, 이들 가운데에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 태어난 곳도, 국적도, 처한 상황이나 어려움도 제각각 다르지만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벅차다. 다문화인권교육센터에서는 이주배경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가족과 상담을 진행한 후에 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소풍’ 모임을 시작했다.
이주배경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지지하는 모임, ‘소풍’에는 이 아이들이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마음을 낸 사람들이 모였다. 어떤 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부족한 학교공부를 도와주거나 국어공부를 돕고, 어떤 이는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의 그림 지도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우리는 소풍을 간다. 5월에는 해운대로, 6월에는 인도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점심을 나눠 먹었고, 7월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소원대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한 달에 한 번 ‘소풍’ 가는 것에서 시작된 이 작은 모임이 이주배경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작은 버팀목이 되었으면 좋겠다. 태어난 땅이 낯설어진 아이들에게, 새로 온 낯선 땅에서 비틀거리는 아이들에게 ‘소풍’ 전날의 설레임과 기쁨이 되고 싶다.
*'강산'은 아이의 본명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