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 권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한권 한권 읽어나가는 중이다.
처음 읽은 책은 음.. 여러모로 실망이 커서 오히려 입을 꾹 닫고 있다.
책은 잘 나가고 있다는데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삼천리 출판사에서 나온 <프리덤 서머, 1964>.
프롤로그를 읽을 때부터 만만찮은 얘기가 펼쳐지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고 있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이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꿈꾸었던 사람들의 이상, 맑은 기운도 함께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또 미국내의 인종차별이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날의 미국에서 과연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출판사로 전화를 했다.
이 책의 저자가 <사코와 반제티>, <빵과 장미>를 지은 그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난 후에.
나를 독자라고 소개할 때, 떨렸다.
좋은 책을 출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할 때, 조금 쑥스러웠다.
하지만 꼭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빵과 장미>도 번역, 출판할 계획이 있으신지 알고 싶었다.
전화를 받으셨던 삼천리 출판사 관계자분께서 오히려 궁금해 하셨다. 왜 특별히 그 책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그래서 간단하게 내가 하는 일을 소개하며, 이주와 관련된 좋은 책들이 여전히 부족하고 그래서 좋은 책을 읽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 사무실에만 '다문화'가 붙은 수십종의 책들이 있다. 국내에 출판된 어지간한 책들은 다 모아놓은 듯 싶다. 하지만 걔중에는 어마무시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내용 때문에 지탄을 받고 외면당하고 있는 책들이 적지 않다.
그러니 1912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이주노동자들의 시위를 다룬 이 책이 궁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구체적 계획이 없으신 듯..
어쨌거나 그 책이 꼭 출판되었으면 좋겠다는 독자의 바램을 전하는 것으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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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독자 전화에도 친절하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