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는 까페에 삼나무 원판을 판매하는 이가 나타났다.
누가 채갈까봐 조바심 내며 구입했다.
가로 세로 30cm 정도 되는 삼나무 5장이 손에 들어왔다.
뛸 듯이 기뻤다.
그리고 10여일이 지났고, 먼지가 뽀얗게 앉으려는 참.
목공용 본드를 구입하고 사방에 신문지를 깔아 작업 시작.
뒤가 뚫린 ㅁ자 탁자 겸 수납용으로 제작.
자세히 보면 본드가 부족해 중간에 붕 뜬 참으로 부실하기 짝이 없는 아이지만,
내가 만든 첫 목공작품(이라기도 부끄러운)이라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만 하루를 더 갔다.
행여나 다칠세라 깔끔한 덮개도 만들어줬다.
제대로 옷을 만들어 입고 싶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눈독들였던 까페에 드뎌 가입했다.
여기는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회원신청을 받고
회원만 물건을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년에 겨우 2~3차례 밖에 물건을 판매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마치 시험에 합격한 수험생 마냥
까페 가입이 된 사람들은 저마다 감격스런 가입기를 남긴다.
까페 장터가 열리면 눈여겨 봤던 패턴들을 구입해서 코트며 블라우스를 하나하나 만들어볼 참.
전통매듭을 배워봐야겠단 생각이 꿈틀꿈틀.
일단 지르고 보던 평소와 달리 필요한 재료와 소품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내년 긴 여행길에서 지루하지 않고, 길동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거란 생각에서 배우는 게 좋겠다 생각하고 있다.
시간여유가 없으니 인터넷으로 배울 수 있는 사이트를 확인하는 중.
조만간 전통매듭과 규방공예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
내 손으로 만드는 것은 늘 즐겁고 행복하다.
바늘에 찔려도, 눈이 침침해져도(음.. 슬프다. 어쩔 수 없다. 중년이다. --)
몇날 며칠이 걸려 만든 작은 작품 하나를 앞에 놓고 보면 그저 뿌듯하다.
그 뿌듯함이 결국 온갖 DIY에 관심갖게 한다.
그리고 그런 소소한 즐거움이 가끔은 힘들고 지겨운 일상을 버티게 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