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고 낡은 스웨터. 지난 5-6년간 나를 따뜻하게 해 줬던 고마운 녀석.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네 몸은 점점 탄력을 잃어버려 벌어진 소매 사이로 빨간내복을 드러나게 했다. --;

너무 낡아 더 이상 입을 수는 없지만, 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조금 더 널 내 곁에 두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쿠션!

 

팔부분은 잘라서 양 다리에 끼우면 겨울철 책상앞에 앉아도 두려울 게 없어지고(수면 양말의 도움은 필요하다), 몸통부분을 일자로 반박음질하여 남은 부분은 자르지 않고 그대로 뒤집어 낡아서 해진 옷들과 가만 두어도 무릎이 툭 튀어나온 추리닝, 그 외 사용처를 잃어버린 낡은 옷들을 속통으로 사용한다.

 

 

즉, 내부가 이렇게 된다는 말쌈.

 

예쁜 단추를 달아두려고 했지만, 스웨터가 너무 늘어져 예쁘게 마감을 할 수 없었다.

일단 바느질로 마감하고 이후에 지퍼를 달지말지 고민중.

 

책상앞에 앉을 때는 발바닥에 너를 던져둔다. 

좁은 방 여기 저기 기댈 때는 적당히 딱딱하고 적당히 포근하다. 아무래도 화학솜만큼의 푹신함은 기대할 수 없다.--

 

오랜만의 바느질. 오랜만의 만족스러움.

그냥 사소한 자랑질입니다.^^

(누가 이걸 부러워할 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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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1-12-16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제가 부러워합니다. 제 손은 완전 메주손... ㅠ.ㅠ

rosa 2011-12-16 11:18   좋아요 0 | URL
흐.. 감사합니다.
사실 아주 간단한 바느질입니다만, 효과는 좋아요.
책상이 창가쪽이라 바람 쑹쑹 들어오는데 발이 시리지 않아 너무 좋고 흐뭇합니다.^^

마노아 2011-12-16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부러운 걸요. 정든 손길이 구석구석 미쳐 있는 알뜰 살뜰 쿠션이에요.^^

rosa 2011-12-16 11:20   좋아요 0 | URL
사실 어제 마트가서 쿠션솜 사려다 아깝단 생각도 들고, 집에 있는 헌옷으로 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푹신하진 않아도 뭐 이 정도면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Arch 2011-12-16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방법이 있었네요. 안 입는 옷을 버리자니 아깝고 놔두자니 집안이 뒤숭숭해보였는데 저도 로사님처럼 아이디어 좀 내봐야겠어요. 저도 부러워요(3)^^

rosa 2011-12-17 23:38   좋아요 0 | URL
더 쉽게 쿠션 만드는법 알려드릴께요.
혹시 못 입는 가디건 있나요?
가디건 단추를 여밈으로 사용하고 위아래를 박음질해서 안에 속을 채워놓으면 더 간단하게 쿠션으로 탈바꿈할 수 있답니다.^^
혹시 만드시거든 올려주세용, 구경갈께요.^^

Arch 2011-12-19 16:06   좋아요 0 | URL
지금 스웨터 종류는 없지만 다음에 꼭 만들어보겠어요.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