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되고 낡은 스웨터. 지난 5-6년간 나를 따뜻하게 해 줬던 고마운 녀석.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네 몸은 점점 탄력을 잃어버려 벌어진 소매 사이로 빨간내복을 드러나게 했다. --;
너무 낡아 더 이상 입을 수는 없지만, 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조금 더 널 내 곁에 두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쿠션!
팔부분은 잘라서 양 다리에 끼우면 겨울철 책상앞에 앉아도 두려울 게 없어지고(수면 양말의 도움은 필요하다), 몸통부분을 일자로 반박음질하여 남은 부분은 자르지 않고 그대로 뒤집어 낡아서 해진 옷들과 가만 두어도 무릎이 툭 튀어나온 추리닝, 그 외 사용처를 잃어버린 낡은 옷들을 속통으로 사용한다.

즉, 내부가 이렇게 된다는 말쌈.
예쁜 단추를 달아두려고 했지만, 스웨터가 너무 늘어져 예쁘게 마감을 할 수 없었다.
일단 바느질로 마감하고 이후에 지퍼를 달지말지 고민중.
책상앞에 앉을 때는 발바닥에 너를 던져둔다.
좁은 방 여기 저기 기댈 때는 적당히 딱딱하고 적당히 포근하다. 아무래도 화학솜만큼의 푹신함은 기대할 수 없다.--
오랜만의 바느질. 오랜만의 만족스러움.
그냥 사소한 자랑질입니다.^^
(누가 이걸 부러워할 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