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혐오 동서 미스터리 북스 64
에드 맥베인 지음, 석인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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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정글의 법칙과 같은 것일세
약육 강식의 법칙 말이다. 이 살인에 복수라는 동기를 덧붙인다면
신민기자들이 귀찮게 굴겠지. 우리가 경관 살해범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경관은 법과 질서의 상징이기 때문이야. 이 상징이 없어지면 도시는
야수의 우리가 되고 말지. 거리의 야수는 지금 너무도 많아.
나는 자네들이 어떻게 해서든 지 리아던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내기 바란다.
이것은 리아던이 이곳 분서의 형사이기 때문도 아니고,
리아던이 훌륭한 형사이기 때문도 아닐세. 그 악당을 꼭 붙잡아 주기 바라는 것은
리아던이 사람이기 때문이야.......참으로 선량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네-28쪽

싸구려 아파트 안에서는 갖가지 냄새가 풍겨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양배추 냄새만은 아니었다. 양배추 냄새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양배추와 빈곤을 직접 연결시켜 이야기하는 사람도
많다. 이른바 싸구려 아파트의 냄새는 인생의 냄새인 것이다.
인간 생활에 작용하는 모든 냄새-땀을 흘리고, 요리를 하고, 배설하고, 아이를
기르는 냄새이다. 이런 냄새가 모두 한데 뒤섞여 1층 현관에 들어서면 코를 찌른다.
건물 안에 몇십년이나 젖어든 냄새이기 때문이다. 냄새는 마루를 통하여 벽에도 배어있었다. 계단 손잡이나 계단에 깔린 리놀륨에도 그 냄새가 스며들어 있다.
구석구석까지 괴어서 층계 맨 위에 걸린 전구 둘레에도 냄새는 서려 있었다.
이 냄새는 밤이나 낮이나 늘 그곳에 있었다. 이 진한 삶의 악취는 햇빛을 볼 수도
없고 밤하늘에 무수히 깜박거리는 별빛도 모른다.

7월 24일 오후 3시에도 그 냄새는 그 곳에 가득차 있었다. -40쪽

월요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월요일은 숙취를 풀기 위해 있는 날이다. 그것은 사실상
새로운 주간의 시작이 아니고, 전주일의 마지막 날이다. 월요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월요일은 비가 와서 우울하거나 기분이 언짢지 않아도
불만을 자아내긴 마친가지다. 집 앞 자동차 들어가는 길에서 아침 7시에 면담하는 일로 시작해서 그날 9시 반까지 계속 기문이 나빠질 수도 있다. 월요일은 역시
월요일이며, 국회도 월요일의 그 좋지 못한 성격을 고칠 수는 없다. 월요일은
어쨋든 월요일이다. 냄새가 물씬물씬 나는 날이다.-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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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2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87분서 시리즈로 쫘악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soyo12 2005-05-21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보는 중간인데, 참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밑줄친 두번째 구절은 정말 제가 혹시라도 나중에 글을 쓴다면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꼭 한번 따라하고 싶을 정도로 멋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