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청포도사랑 > 프로방스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프로방스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

 
중세에 교황이 로마가 아닌 아비뇽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우리가 역사 속에서 ‘교황의 바빌론 포로 시대’ 라고 부르는 시절이 그때다. 작은 마을에 불과하던 아비뇽이 교황청의 역할을 했고, 지금 남아 있는 교황청이 바로 교황의 궁전이다. 견고한 외벽으로 둘러싸인 교황청의 전체 면적은 15,000㎡로 상당히 넓은 편이다. 베네딕투스 12세가 만든 북쪽 부분은 구궁전, 클레망스 6세가 세운 부분은 신궁전이라 해서 둘로 나뉜다. 궁전이라고 해서 상당히 화려한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실제로는 교황의 침실조차 원형이 파괴된 채(프랑스혁명 당시 모두 파괴되거나 분실됐다고 한다) 텅 빈 공간만이 남아 있다.



교황청에서 론 강을 내려다보면 중간쯤에 끊어진 다리가 보이는데, 이 다리가 유명한 생 베네제 다리이다. 신의 계시를 받은 베네제라고 하는 목자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아가며 마을 사람들로부터 받은 헌금을 모아 평생에 걸쳐 지은 다리라고 한다. 완성 당시에는 맞은편 강변에 보이는 필립 왕의 탑까지 이어져 전체 길이가 900m였지만 지금은 네 개의 다리 기둥과 다리를 만든 성 베네제를 기리는 성 니콜라 예배당만 남아 있다. 성벽과 이어져 있고 마을 쪽으로 입구가 있다. 권위를 상징하는 교황청과 소박한 베네제 다리가 함께 있는 아비뇽. 옛 중세의 신앙 생활과 민중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도시인 셈이다.



- 가장 프로방스다운 마을, 고르드 -

마르세유에서 아비뇽을 향해 출발하면서 현지 가이드들이 꼭 차를 세우고 기념 촬영을 권하는 곳이 있다. 언덕 꼭대기에 고성이 있고, 그 아래 능선을 따라 수풀 사이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고르드(Gordes) 마을 입구이다. 프로방스에서도 비교적 고급 주택가에 속하는 이곳의 골짜기를 내려다보는 르네상스 양식의 고성은 12세기의 요새 유적 위에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 옛날 양치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주거공간과 라벤더와 올리브오일 재배로 유명한 세낭크 수도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 반 고흐의 흔적, 생 레미 -

1889년 5월 고흐는 이 마을 변두리에 있는 생 폴 드모조르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그가 아틀리에로 사용했던 병원 내부와 뜰을 둘러볼 수 있는데 그가 사용했던 방과 침대, 욕조 등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위를 둘러싼 언덕 등에는 고흐의 작품들을 기념하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그의 그림 속에서 보이는 풍경이 그대로 보존되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실 이 마을은 또다른 인물, 16세기의 의사이자 천문학자이고 예언자였던 노스트라다무스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을 안에 그의 생가가 남아 있고 가까운 뮤제 데 잘필레 피에르 드 브뢰 박물관에는 그에 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 세잔의 삶, 액상 프로방스 -

물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도시 한가운데에 큰 분수가 있고 이를 중심으로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길게 뻗은 미라보 거리가 도시의 방향을 잡아준다. 주말이면 이곳에서 프로방스 일대에서 몰려온 장사꾼들이 벼룩시장을 열어 수공예품과 특산품 등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데, 이를 구경하기 위해 멀리서도 관광객들이 찾아올 정도로 규모가 크다. 만약 주말에 이곳을 방문하면 아주 색다른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관광 못지않게 중요한 관광 포인트는 역시 세잔이다.



그가 태어나고 자라고 묻힌 액상 프로방스에선 그의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잔의 아틀리에, 생가, 세잔의 거리 등등 관광안내서에 나온 장소들을 짚어가며 관광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 과거의 로마&현재의 프랑스, 아를로 -

투우, 플라멩코, 파엘라(Paella)로 유명한 부활제와 쌀 수확제, 6월 말에 아름다운 민속의상을 선보이는 퍼레이드는 늘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아를르는 프랑스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로마의 유적들이 많은 곳이다. 시가지의 규모는 작지만 로마 유적과 교회, 미술관 등 구경할 만한 것들이 흩어져 있고 길이 좁고 복잡해서 계획을 잘 세우지 않으면 전부 돌아보기가 어렵다. 우선, 아를로 최대의 기념물인 로마 투기장(고대 경기장 아레나)부터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아를르의 주요 유적 10곳을 입장할 수 있는 공통권을 판매한다. 전부 60개의 아치로 되어 있는 이 투기장은 지금은 1, 2층만 남아 있지만 원래는 3층으로 훨씬 규모가 컸다고 한다.



수용 인원은 1만2천 명으로 지름은 가장 넓은 곳이 무려 136m니까 가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마 시대에는 이곳에서 노예를 동원해 전투를 벌이게 했지만, 지금은 부활절에서 9월말까지 투우 경기가 열린다. 경기가 없는 비수기에도 아를르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훌륭한 전망대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글 이정현(World Com)>
작성 날짜 : 2004-12-24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BRINY 2004-12-2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터 메일의 [프로방스에서의 1년]보고나서 프로방스=시골이란 이미지가 생겼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동네인가 보군요.

panda78 2004-12-2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랬는데(호테스큐의 프로방스까지 읽으면 그야말로 깡촌이 연상되던걸요.;;;)

아닌가 봐요. 너무 멋지죠- 아,가고 싶다...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