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가족(The Holy Family) 관련 그림들


순수 - 희생의 상징인 어린 양을 함께 안고 있는 것을 보니, 마리아와 예수가 아닌가 싶네요.

보통 성모 마리아는 붉은 색과 푸른 색의 옷을 입고 있는데, 이 그림은 온통 하얗군요.  

 


Lambs 이것도 마찬가지

 


The Holy Family 털가죽옷을 입고 있는 아이가 세례 요한이죠.


Donkey Ride 헤롯 왕의 영아살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할 때의 그림일까요? 옆에서 춤추는 인물들이 집시들인 것 같아 좀 의심스럽네요.

 


song of the angels 이건 이집트로 피신하는 길에 천사들이 나타나 노래를 불러주었다는 이야기를 그린 것이 확실하구요.

 


Regina Angelorum

"레지나 안젤로룸(Regina Angelorum)! 천사들의 모후! 우리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언제나 천사들의 군단에 둘러싸여 호위를 받고 계시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너무나 황홀하여 마치 하늘나라를 미리 보는 듯하구나!"(교황 요한 23세)

다른 성 가족 그림들도 잠깐 볼까요?



로흐너 - 장미정원의성모, 1540년경

   쾰른 화가 로흐너는 마리아의 머리에 빛나는 왕관을 얹어 두었다. '레지나 첼리(Regina Caeli)', 곧 '천상의 여왕'이다. 천사들의 시중을 받으니 '레지나 안젤로룸(Regina Angelorum)'의 품격이 덧붙였다. 그런데도 마리아는 굳이 옥좌를 마다하고 풀밭으로 내려왔다. 이탈리아에서 나온 '마리아 델 우밀타'는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덕목을 드러낸다. 마리아가 소요하거나 휴식하는 '닫힌 정원', 곧 '호르투스 콘클루수스'는 천국의 신비스런 속성이자 처녀성의 은밀한 상징이다. 마리아의 가슴께에 진주 장식이 달려 있다. 장식물의 한복판에 양각으로 새겨진 동물은 일각수, 처녀의 품에 뛰어들어 못된 사냥꾼의 손아귀를 벗어난다는 동물이다. 피지올로구스의 기록이다. "일각수는 처녀를 발견하면 대번에 달려와서 품안에 뛰어듭니다. 순결한 처녀에게는 일각수를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수는 처녀에게 순종합니다."

성부와 성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푸른 옷 입은 천사 둘이 황금 휘장을 펼쳤다. 신성의 광휘가 눈부시다.

 아기 천사들이 네 귀퉁이에서 시중하며 연주에 여념이 없다. 천사의 합주 장면은 훗날 종교화의

독립 주제로 떨어져 나온 뒤 다시 세속적인 콘서트 주제로 발전될 것이다.

 

  오른쪽 흰 옷 입은 천사가 바구니에서 잘 익은 사과를 건넨다. 아기 예수가 사과 한 알을 받아 들었다. 선악과 사건에서 아담이 저질렀던 과실을 예수가 되돌린다는 뜻이다.

 

   마리아가 사과의 새로운 의미를 설명한다. "아담과 하와가 사과 한 알에 이 세상을 팔아 치웠듯이, 나와 내 아들은 한 가슴을 주고 이 세상을 되샀다."

 

   예수와 마리아는 새로운 아담과 하와의 역할을 맡았다. 장미 넝쿨 사이에 피어난 흰 백합은 순결의 꽃이다. 비둘기 피처럼 붉은 장미는 사랑과 죽음과 부활의 상징으로 인용되었다.

 

  마리아는 머리를 돌려서 수금 타는 천사를 내려다본다. 그 덕에 상체와 머리가 화면의 중심 축에서 조심스럽게 비껴 있다. 성모의 정감 어린 자세 앞에서 경배화를 보는 이의 마음도 물러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 노성두 <천국을 훔친 화가들> 중

 

 


레오나르도 다 빈치 - 성 모자와 성 안나(마리아의 어머니), 그리고 세례 요한

 

  성모 마리아는 안나의 무릎 위에 앉아서 아기 예수를 끌어 안고 있다.

 

  성모의 품에 있는 아기 예수는 오른손을 내밀어 어린 세례자 요한 에게 강복을 주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성 안나는 왼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 작품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미완성인 채로 남아있다.

 

 

 다 빈치 -  암굴의 성모

 


보티첼리 - 성 모자와 다섯 천사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왼손으로 석류를 쥐고 있다. 단단한 과피가 쪼개져서 붉은 구슬 씨앗을 뱉어내는 석류는 예수가 흘릴 핏방울과 수난을 의미하지만, 어린양의 순결한 희생으로 말미암은 죄의 대속과 구원을 예시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딱딱한 석류 껍데기는 구약, 그 안에 수많은 씨앗은 예수의 희생을 통해서 하나 된 기독교 신자들이라고 뜻을 바꾸어 읽어도 좋다.

  

  천사들은 날개를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탈리아 콰트로첸토(1400년대, 15세기) 미술에서 자연스런 일이다. 마리아의 목과 머리에 걸친 두건도 피렌체 시의 비단 특산 가공품이다. 천사가 모두 다섯이 나온 것은 마태오 25장 슬기로운 다섯 처녀의 행복한 결혼을 빗대었다.

 


보티첼리 - 성 모자와 여덟 천사

 

   천사 여덟이 입을 맞추어 노래한다. 예수 탄생의 기적을 노래한다. 예수가 쓴 둥근 후광이 머리 방향을 따라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리아의 손길이 품안의 아기를 어루만지는 동안, 아기는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어머니의 가슴께를 더듬는다. '마리아 엘레우사'와 마리아 락탄스'의 두 가지 도상 유형이 무리 없이 어울린다.

 

   천사들은 저마다 백합 가지를 세워 들었다. 꽃잎이 한껏 벌어진 흰 백합은 마리아의 순결을 의미한다. 순결한 잉태, 또는 무염시태의 맑은 향기가 그림을 가득 채우고 넘친다. 벽에 걸린 동그란 톤도 그림은 원형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저곳의 풍경을 방불케 했을 것이다. 반원꼴로 촘촘히 둘러선 천사들이 사이좋게 어깨를 걸어매고 배경 공간을 넓히는 동안, 마리아는 눈길을 낮추어 전면 공간을 내려다본다.

 

   성모의 눈시울이 젖었다. 코끝이 시리게 달아올랐다. 아기를 끌어안은 마리아의 얼굴에는 기쁨과 근심이 교차한다. 사랑하는 아기가 훗날 품을 떠나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어가리라는 불길한 예감이 나이 어린 어머니의 이마에 멜랑콜리의 푸른 그늘을 드리웠다. 이 시기 화가들은 성모의 이중적인 감정 상태를 표현하는 데 적지 않게 애를 쏟았다.

* 아기를 품에 안고 어루만지거나 뺨을 마주 대고 애무하면  '마리아 엘레우사'

 * 마리아가 옷깃을 헤쳐서 젖가슴을 풀었으면 '마리아 락탄스'

 

 


만테냐  - 마리아와 아기 예수 , 1466-1467

  만테냐는 안료를 아교에 녹여서 칠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다. 종횡으로 치밀하게 직조된 아마포의 결감이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표정위로 떠올랐다. 보는 이의 시선 거리가 반신상에서보다 더 가깝다. 아기의 쌔근대는 숨소리가 들린다. 이런 그림은 경배화보다 초상화의 형식에 가깝다. 아기가 잠들었다. 흰색의 싸개천은 주검을 감싸는 수의의 색깔이기도 하다. 아기는 두 눈을 감고 입술을 반쯤 벌렸다. 아기의 잠든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마리아의 오른손이 아기의 무거운 머리가 기울지 않도록 받쳐준다. '마리아 엘레우사'의 근대적 전형이다.

   어머니의 왼손은 부풀고 가라앉기를 되풀이하는 아기의 가슴에 놓여 있다. 잠든 아기를 지키는 마리아의 시선은 먼 곳을 응시한다. 또는 아무 곳도 응시하지 않는다. 시선을 잃은 마리아의 표정에는 기쁨과 고통, 안도와 불안의 이율배반적인 감성이 교차한다. 겉옷 자락에 금빛 석류 문양이 새겨져 있다. 짙은 어둠 위로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고개를 살풋 젖혀서 아기의 곱슬한 머리카락에 오른쪽 뺨을 대었다. 만테냐는 어린 성모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바람의 갈피를 붙들어서 섬세한 시적 서정으로 옮길 줄 알았다.  

 

 

설명은 모두 노성두 <천국을 훔친 화가들>에서 따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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