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니니<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하데스>

페르세포네는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와 제우스 사이에서 난 딸이다. 데메테르는 딸을 너무나 아낀 나머지, 다른 신들의 눈길을 피해 외딴 섬에 그녀를 보내 요정들로 하여금 지키게 한다.

아프로디테는 이를 비웃으며, 에로스를 부추겨 사랑의 화살을 마침 그곳을 지나던 저승의 왕 하데스에게 쏘게 한다.  페르세포네에게 반하게 된 하데스는, 꽃을 따고 있던 그녀를 낚아채 저승으로 내달린다.


엘셰임<데메테르와 아스칼라보스>

데메테르는 딸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헤매인다. 하지만 모두 하데스를 두려워 해 선뜻 말을 해주지 않았다. 데메테르가 인간으로 변신해 헤매던 도중, 갈증과 배고픔으로 지쳐 어느 집 문을 두드려 도움을 청한다. 초췌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여신인 줄 눈치 채지 못한  노파는 그녀에게 보릿가루와 박하를 섞은 곡물죽을 한 사발 준다. 그녀를 보고 있던 노파의 어린 손자 아스칼라보스가, 죽을 먹고 있는 데메테르의 심기를 건드린다.

"저 아줌마 좀 봐.. 거지처럼 게걸스럽게도 먹네"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가뜩이나 지치고 심사가 불편한데... 노파의 친절함 따위는 잊어 버렸다. 여자에게는 절대 아줌마라고 부르면 안된다. 명심하시오.

그녀는 발끈해 그녀가 먹고 있던 죽을 그대로 소년의 얼굴에 뱉어버린다.  여신의 저주를 받은 소년은 도마뱀으로 변하게 된다. 얼룩덜룩한 도마뱀의 거죽은 데메테르가 뱉어낸 곡물 때문이다. 이 때부터 도마뱀을 아스칼라보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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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메테르는 온 땅을 뒤지지만, 딸을 발견하지 못해 땅의 모든 것들을 괘씸히 여긴다. 그의 저주로 땅은 황폐화된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한 강의 요정이 하데스가 딸을 납치해 갔음을 넌지시 알린다. 데메테르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저승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전령 헤르메스만이 그 곳을 다닐 수 있는 신이다. 데메테르가 하소연할 곳은 역시 제우스 밖에 없다. 그를 찾아가 딸을 찾아내라고 탄원한다. 이리저리 설득하던 제우스는 결국 두 손을 들게 되고 데메테르에게 한 가지를 제안한다.

"저승에서는 헤르메스도 아무 것을 먹으면 안되지요. 그렇게 되면 저승에 속하게 되니까요. 페르세포네가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면 다시 지상으로 데려오도록 하겠어요"

저승으로 심부름을 간 헤르메스는 하데스에게 말한다. 저승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면 지상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말이다. 헤르메스의 마음을 읽은 하데스는 페르세포네에게 석류 하나를 권한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페르세포네는 그제서야 마음이 놓여 무심코 석류 한 알을 먹게 된다.  제우스는 이 소식을 듣고 그것을 데메테르에게 말한다. 제우스의 중재로 페르세포네는 여섯 달은 어머니와 함께 지상에서 보내고 여섯 달은 저승에서 살아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겨울엔 땅 속에서, 봄이 되면 지상으로 올라오는 씨앗의 운명이 되었다. 페르세포네의 이름은 <썩어서 빛나다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로제티 <페르세포네>  ㅡㅡㅡ 석류를 들고 있습니다.



레이턴 <페르세포네의 귀환>

이 그림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페르세포네의 몸에는 아직 죽음의 빛깔인 푸르스름함이 다 가시지 않았다.  헤르메스가 페르세포네를 어머니 데메테르에게 인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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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5-30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본 애니인 '두개의 스피카'에서는 저승과 이승의 경계인 '삼도천'을 건너기 전에 자신의 이름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나와요. 이름을 말하면 저승에 속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panda78 2004-05-30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것도 참으로 재미있겠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