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읽는 법>이라는 책을 6-7년 전쯤에 읽었는데, 그 책에 이 그림을 도상학적으로 해석한 글이 있었거든요. 그림은 이렇게 읽어야 하는 것인가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1. 우선, 중앙에 있는 황금사과를 가지고 있는 여인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이다. 그 옆에 비너스를 상징하는 비둘기도 있다.

2. 날개 달린 아이는 에로스(큐피드)인데, 이 둘의 관계는 종전의 모자간을 묘사한 것이 아닌, 사랑과의 우의를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상징이다.

3. 오른쪽의 장미꽃을 뿌리려 하고 있는 아이 - 즐거움과 쾌락을 뜻한다. 장미는 곧 시들기에 세속과 허무를 상징한다. 그래서 이 꽃은 비너스에게 바쳐지는 꽃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뜻한다.

4. 그 옆의 음침한 눈빛을 한 소녀 -  왼손에는 유혹하듯 벌집을 보이고 있지만 오른손에는 독충의 가시를 감추고 있다. 또한 오른손이 달렸으리라 생각되는 곳에 왼손이 달려있어, 오른손으로 주는 척 하면서 사실은 왼손으로 달콤한 꿀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왼손은 거짓, 사기 등을 의미.

그리고 몸통은 비늘로 덮혔으며 꼬리까지 있는 괴물이다. 이 괴물은 기만을 뜻한다.

5. 아래의 두 개의 가면- 색욕을 상징한다. 늙은 남자와 젊은 여인의 관계는 육욕에 기인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6. 왼쪽의 절규하는 노파 - 질투를 상징한다.

7. 왼쪽 위에 있는 여인이 장막을 두리우려 하고 있고 오른쪽에 있는 노인은 그것을 저지하려한다. 그 노인이 바로 시간의 신 크로노스이다. 왼쪽 위의 여인의 뒷머리가 깨져있다. 망각을 의미한다.

이 상징들을 연결하자면 이렇다.

에로스(큐피드)는  비너스가 낳은 것이다. 즉 사랑은 육체적 아름다움에 의해 생기고 그 옆에는 쾌락이 공존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기만과 육욕과 질투가 도사린다. 그러나 언젠가 시간의 신이 그 장막을 거두면 진실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초보적 수준의 도상학은 참 재미있더군요. 제대로 알려면 무지 어렵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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