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수희 옮김 / 열림원 / 1997년 9월
평점 :
품절


<상실의 시대>에서 와타나베가 미도리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이나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에서 하지메가 부엌테이블에 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바다위에 내리는 비를 생각하는 장면이 하루키 작품 중 최고의 엔딩장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이 작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다시 읽고는 이 책의 엔딩이 최고라고 느꼈다. 차안에서 밥 딜런의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드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이만큼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그래서인지 이 책은 1권만 가지고 있었다.그러다 얼마 전에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2권을 샀다.), 다시 읽어보니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만큼 처음 읽을 때와 두번째 읽을 때의 느낌이 다른 책은 없었는데.

구성은 최신작 <해변의 카프카>처럼 한장 한장이 교차편집되어있다. 교차편집되어있는 책을 읽을 때면 항상 3분의 1지점 쯤에서 참지 못하고 짝수장을 먼저 모조리 그다음 홀수장 식으로 읽어버리고 만다. 하나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때쯤 해서 찾아오는 갑작스런 전환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아서, 작가의 의도를 무시하고서라도 띄엄띄엄 읽게 된다. 나중에 한꺼번에 차례대로 다시 읽고나면 각장의 미묘한 연관성을 느낄수 있어서, 역시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나보다 잘 이해하고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은 말을 했으니. 다만 세상사람들 모두에게 읽게하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라는 말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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