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보게 된 책이 있다. 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극히 한정되었던 시절이니 대부분의 책들을 '우연히' 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80년 대 초반 어느정도 집에 있던 전집류를 훑어보고 식상해지기 시작했던 무렵, 단행본 책들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계림 문고'가 서점가 아동 도서를 장악하고 있던 시절 '보성 우리들 문고'라는 문고판이 등장했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올 컬러 삽화와 튼튼한 장정에 계림문고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가격은 나의 눈길을 끌고도 남음이 없었다. 그리고 그 문고의 목록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파르가의 소년들> 이었다.

헝가리 작가가 쓴 헝가리 소년들의 이야기. 지금에 와서 생각해봐도 우리가 쉽게 접하기 힘든 이야기다. 소년들은 각자의 동네를 근거로 하여 소년단을 조직하고, 그들의 놀이터를 지키기 위해, 혹은 빼앗기 위해 팽팽하게 대립한다. 배신과 책략이 횡행하고 마침내 전투가 벌어지는데... 소년들의 모험과 성장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예정된 수순처럼 책은 자취를 감추게 되고, 그 어디서도 이 책을 찾을 수 없었다. 봤다는 사람도 없는 책이었으니 옛 기억속에 갇힌채 잊혀질 책일 줄 알았다. 어린 시절의 책들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댓글을 남긴 적도 있었으니...

 
oldhand
인터라겐 님 반갑습니다. 많이 뵈 오면서도 인사 여태 못 드렸던 것 같은데.. ^_^
저도 그런 책 있어요. "파르가의 소년들"이라는 헝가리 작가의 소년 소설이구요, 어렸을 때 단행본으로 사서 봤던 책인데, 이제는 어디서도 볼 수가 없네요. - 2005-08-26 18:02
 

그런데, 방금 전 누나로 부터 전화가 왔다.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 했다는 것이다. (내 주위에 이 책을 알고 있는 '유이한' 사람은 형과 누나 뿐이다.) 과연! 제목이 약간 바뀌기도 했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미처 몰랐을 뿐.

 

 

 

 

<쿠오레>, <날으는 교실>, <15소년 표류기>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리고 아직도 아동 소설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분이라면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신 분들도 아울러.

일단 주문부터 해야겠다. 근데 20여년 만에 책값이 많이 올랐네. 900 원에서 12000 원 이라니. -_-a

사반세기가 흐른 지금, 그 때 그 소년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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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4-17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5년 8월 댓글은 어찌 찾으셨답니까? ^^
비싸네요. 재밌겠어요.

oldhand 2006-04-17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일년에 페이퍼 몇 개 안 쓰는 사람이면 가능합니다. 핫핫.

마태우스 2006-04-17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이 무려 13배가 올랐군요. 그러고보니 10년 전만 해도 책값은 6천원 정도였었죠... 어린 시절 책을 다시 찾으신 건 기쁜 일이겠지만, 지금 읽으면 '내가 왜 이걸 좋아했나?' 싶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제가 터미네이터 1을 다시 보고 실망한 것처럼요

oldhand 2006-04-17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으는 교실이나 쿠오레, 빨간머리 앤 같은 아동소설의 고전들은 지금 읽어도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이것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을것 같긴 합니다. 그게 '고전의 힘' 아니겠습니까.

날개 2006-04-17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그렇게 재미있나요? 일단 보관함에....^^

oldhand 2006-04-1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게 말씀하시면 또 제가 마음이 약해집니다. 지금보면 유치할 수도 있어요. ^^

상복의랑데뷰 2006-04-17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서추리문고를 헌책방에서 샀는데 책값 690원이 찍혀있는 것을 보니 ^^;;

oldhand 2006-04-1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추리 문고만 해도 1250원인데..

2006-04-19 0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oldhand 2006-04-18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반갑습니다. 이 책을 알고 계시다니 더더욱 반갑네요. 끝부분이 좀 슬프긴 하지요? 보카 야누스, 네메체크 에르네, 초나코수와 앗페렌츠, 게레브.. 등 주인공들 이름도 아직 선명합니다. 이제 곧 다시 만나볼 수 있겠네요. 유치하면 어떡하죠? ^^

파란여우 2006-04-20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값이 올른건 당연하지요. 물가도 올랐는데 출판사만 굶고 있을 순 없고요
작가도 인세를 더 받아야지요. 그럼에도 독자는 좀 서운하죠?^^
전 참고로 3백원짜리 '어린왕자' 삼중당 문고판을 갖고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빨간머리 앤'도 어딘가 있었던 것 같은데..찾아봐야겠어요

oldhand 2006-04-2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의 땅값, 집값 오른거에 비하면 책값 오른거는 양반이죠. ^^
출판 시장이 넓어지고, 독자층도 좀 두터워져야 할텐데요, 주위에는 책을 사서 본다고 하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상복의랑데뷰 2006-05-0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오레 드릴까요? 계몽사 걸로 가지고 있는데...

oldhand 2006-05-03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오레나 날으는 교실은 뭐 지금 구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쉽게 구할수 있지. 쿠오레는 한 다섯가지 판본으로 읽어본 거 같은데..

적립금헌터 2006-06-23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팔 가의 소년들' 어린 시절에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정말 제 주변에는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희귀작인지라 혼자 아련히 품고 있던 추억이었는데 얼마전에 제목이 조금 바뀌어 출간된걸 알고 추억을 되새기려 오늘 한번 더 읽었답니다. 전 다시 봐도 좋네요. 예전에 본 책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사이즈가 제법 크고 유화로 그려진 삽화가 인상적이었이었던 판본인데.. 그 책 자체도 그리워지네요. 어린시절 네메체크를 유달리 좋아했는데 지금 보니 네메체크도 그렇지만 보카와 아츠 페리가 참 멋지네요 :) 예전엔 어린 마음에 마냥 싫기만 했던 게렙도 예쁘고^^ 너무 반가워서 살짝 댓글 남깁니다.

oldhand 2006-06-26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시앤아이디어 님 / 오래전 글이라 이제서야 댓글을 봤습니다. 팬시앤아이디어님이 보셨던 판본이 아마 제가 봤던 책과 같은것 같습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적은 아마 없는 것 같아요. 그때 그 삽화도 굉장히 잘 그린 그림이었죠. 이 책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이 그래도 몇 분 계시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