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광기
라우라 레스트레포 지음, 유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뭉크의 마돈나가 겉표지에서 강렬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야릇한 분위기와 강한 임펙트의 제목이...확 끌렸는데... 내용은... 그 기대감만큼은 못한 듯 싶다. 아니면.. 내가 너무 기대를 했던지..
이혼한 아들들과의 재회후 사흘간 출장을 다녀온 뒤, 일상으로 돌아왔더니 그의 아내가 미쳐있었다. 그녀가 갑자기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광기의 이유를 찾기 위한 그의 이야기가 과거를 뒤적이면서 펼쳐지는 형식의 글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4명의 주인공 이야기들이 번갈아가면서 회자되지 않았다면, 너무나도 평범할수도 있었던 이야기가 얽혀 있는 것을 읽고 있노라니..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새로운 형식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왠지 힘들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묘한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이 글이 끝이 어떻게 나나 보자라고... 

문단과 문단의 구분없이 한없이 이어지는 형식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미칠 것 같았다. 덮고 싶은 마음때문에? 그리고 책을 덮었을 때는 처음과 같은 거부감은.. 새로운 형식에 발을 딛고 건너올 수 있었던 내가 기특했다.

이 책은 범상치 않은 한 가족의 가정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여린 성격의 소유자였던 막내 비치에게만 폭력성이 유독 강했던 아버지(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든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폭력을 휘두르는 이 치고 정말 강한 이는 없는 것 같다.) 현실을 지키고 싶어하는 비겁함을 지닌 어머니(비치를 때리는 아버지를 만류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인정하고 싶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그녀는 회피하였다.불의를 보고 참는 것은 그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거늘..) 아우구스티나의 오빠 호아스(이런 가정에서 자라서 일까?그의 삶은 삼류라고 말하고 싶다. 아버지와 이모의 불륜을 보고 호기심에 찬 행동을 할 수 있었다는 자체로만 보아도..)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비치와 비밀을 함께 나누면서 조금은 독특한 정신세계의 소유자 (신기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녀.. 이모의 나체사진을 놀이도구삼아 노는 그네들의 모습이란... )아우구스티나..
그녀가 이러한 삶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그녀의 광기를 찾아 헤매면서 접하게 되는 아길라르. 

풍선을 한계치 이상으로 불게 되면 터져버린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듯 싶다. 자신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버리면.. 정상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건 너무나 힘든 것일 듯.. 자신을 버려야지 현실을 외면해야지 견딜 수 있게 되기에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 광기에 사로 잡힌다는 것은 현실도피, 외면의 다른 형태가 아닐까 싶다.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은 자가 누구냐?라고 했던 책표지의 한마디..는 그녀의 삶을 바라본 뒤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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