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잘린 뚱보아빠>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마흔에 잘린 뚱보 아빠
나이절 마쉬 지음, 안시열 옮김 / 반디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영국에서 호주로 이민온 나이절~
한 회사의 CEO에서 한 순간 백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다.
남겨진 버스 한자리에 탑승하기보다는 1년간의 방학을 결심한다. 

모르긴해도, 난 나이절의 부인이 놀라울뿐이었다. 현명하다고 해야 하나... 범인이라고 해야 하낭 ㅋㅋ 중역의 자리라면 적어도 한달에 500-600에 가까운 월급일텐데(우리나라기준?)... 그 수입에서 실업수당만으로 한달도 아니고, 일년을 버티겠다는 남편의 말에 쉽게 ok해주다니...
내가 알기로 실업수당 그거  완죤 쥐꼬리던데... 

인생에 있어서 1년간의 방학을 받게 된 배나온 뚱보아저씨의 고분전투 일상생활에서 살아남기 이야기가 한권에 펼쳐져있다. 에세이 형식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위트넘치는 말투때문에 술 잘 읽혀진다.
아빠들에게 1년간의 방학을 준다면, 아마 이런 것들을 계획하지 않을까 싶은 것들을 추진한다.
먼저 건강을 위해서(?)인지 몸매관리를 위해서인지...ㅋ 모든 남자의 로망 씩스팩을 아저씨도 갖고 싶었나?(나도 갖고 싶은데... ^^) 수영을 선택하여, 꾸준히 하고..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아빠의 자리를 찾아간다.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것 하나도 맘대로 되지 않고,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는 순간에는... 아.. 이 사람 괜찮네~ 이런 마음이면 가능성이 있어~ 응원하며 읽고 있던 나의 읽는 속도를 70%다운 시키는 아저씨의 반전.. 아이에게 아빠의 자리를 찾고 싶어하는 열망과 자신의 자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허상을 그려버렸나보다.. 번듯한 사고의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콜홀릭이었다.
이 엄청난 반전.. 순간 책을 덮고 싶은 걸 참았다. 난 술이 너무 싫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술이라는 것은 사람을.. 가정을... 행복을 파탄나게 만드는 매개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만, 꾸역꾸역 읽으면서 계획한 것은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이아저씨에게 너그러워지게 되었다.  

"남자들은 외롭고, 겁먹고, 비참하고, 강박적일 만큼 경쟁적이다. 이러한 비극적 상태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영혼 없는 직업과 경력의 노예가 되어 그것들이 시키는 대로 은퇴할 때까지 참된 삶을 사는 것을 유보하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구절이다. 누구를 위해서 사는 것인지.. 가장 안타까운 뉴스 중 하나가 과로사한 40-50대 아저씨의 죽음이다. 이들은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을까? 노력할 기회는 부여받았을까? 10대는 멋모르고, 20대를 맞이하고 20대는 방황하고, 30대에는 결혼과 자신의 터전마련을 위해서 살고, 40대에는 그 터전을 닦고 세우는데만 몰두하고, 50대에는 커버린 자식들에게서 외면당하지만.. 자신스스로의 위안속에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다.. 60대에는 천덕꾸러기 남편으로... 곰국끓이는 아내의 뒷모습에 긴장하다가... 에휴...  

나이절 아저씨처럼 1년간의 방학.. 그리고 그 마침에 다시 태우고 갈 수 있는 버스에 탑승할 기회가 보장된다면.. 우리 아빠들에게도 괜찮은 조건같다. 현실에서 과연 가능할까? 우리 아빠들도 과연 나이절 아저씨같은 삶을 살려고 노력할까? 라는 의문이 들긴 하지만... ^^  

아이들 학교 데려다주기라는 작은 것 하나부터 성공해가고, 어느덧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사랑의 뿌리로서 자리잡을 때쯤 나이절 아저씨의 충고가 이 책의 메인 같다.  

초록, 주황, 노랑 다양한 와인젤리펙 속에서 맛있는 것은 빨강과 검정... 하지만, 빨강과 검정만 섞여 있는 와인젤리로는 채워지지 않는 또 다른 맛.. 와인젤리는 우리네 인생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인생에서 바라는 것에 대해 주의하라. 인생? 꿈꾸던 것처럼 굉장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올바른 태도를 가지면, 나쁜 부분들이 늘 그렇게 나쁘기만 하지는 않을 것이며, 그것들이 실은 우리가 좋은 부분들을 즐길 수 있는 이유가 되어 준다는 것이다.
삶의 몸부림~ 그것들을 즐겨야겠다. 어쩌면 또 삶속에서 익숙해지면 잊게 되겠지만..
완벽한 삶을 살지 못한다는 큰 실패를 바라보며 자학하기 보다는 삶속에서 만나는 작은 승리들에 기뻐하며 자신을 칭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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