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쓰기를 제대로 한번 해보자 마음먹고...
집안일을 끝내고 애들을 붙잡아 앉히니 10시다. 양쪽에서 번갈아 가며 하품을 해댄다. 마음속에선 '그냥 자라 내일 시작하면 어떠리' 하지만 내가 먼저 물러서면 안되지 하며 나오려던 말을 밀어넣는다.
오늘 낮동안 한일들을 내가 먼저 이야기하며 대충적으려니 이녀석들 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는 라면냄새를 맡고 먹고싶다 노래를 부른다..
자세 똑바로 해라... 집중해라... 몇번은 타이르고, 몇번은 윽박지르고, 몇번은 애원하며 쓰기를 시작한다.
날씨에 동그라미치려고 하는것을 말리고 풀어서 쓰게하니 제법 이야기가 나온다.
홍석이는 제목에 물음표를 그리고 오늘 오후에 한 일들을 나열식으로 써 나간다. 으.. 이렇게 시작하면 안되는데..
민석이는 불러주기를 기다린다. 엄마가 불러주는데로 적겠다고 한다.
둘이 같이 하기란 벅차구나
민석이는 제목을 방학으로 정하고 방학에 했던 일을 이야기하며 써 나갔다.
홍석이는 다 쓰고서 제목을 정하라 하니 어려워한다. 어려울수밖에 하루동안 한일을 순서대로 적어놨으니..
'방학 첫날' 이란 제목을 붙여주니 '오늘 한 일' '방학 첫주에 한일' 등 '한 일' 을 넣고 싶어한다. 그래 '방학 첫날 한 일' 이라고 하자... 그제서야 물음표를 지우고 제목을 쓴다. '방학 첫날에 한 일'
민석이가 다 쓰고 무얼 그릴까 약간은 망설이며 잘 못그리겠다하다 다행히 수월하게 그림을 그려 나간다.
일기쓰기를 마치고 둘다 잠자리에 들고나니 내가 왜 이렇게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은지....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