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일교차 커 색소 화학작용 활발
적었던 강수량도 한몫… 이번주 끝물
[조선일보 임민혁 기자]
“올해 단풍은 유난히 곱다.”
단풍 행락객들 사이에서 이 같은 감탄사가 자주 들린다. 단풍의 빛깔이 예년에 비해 훨씬 짙고 울긋불긋해 장관(壯觀)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처럼 올해 단풍이 특히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상청은 “10월 중 일교차가 예년보다 컸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일교차는 단풍의 빛깔을 좌우하는 가장 큰 기상 요소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크면 클수록 단풍의 색깔은 더욱 짙고 고와진다.
단풍이 드는 원리는 나무에서 초록색을 내는 엽록소(클로로필)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일조량이 적어지고 광합성량이 줄어 엽록소의 합성이 멈춘다. 그러면서 엽록소에 가려져 있던 다른 색소들이 분해된 엽록소와 합성을 하면서 저마다의 색깔을 띠게 된다. 안타시아닌은 잎사귀를 빨갛게, 카로틴은 누르스름하게, 크산토필은 샛노랗게 물들인다. 그런데 이 색소들은 온도 변화가 심할수록 화학적 작용이 활발해지는 특성을 갖기 때문에 일교차가 크면 클수록 단풍의 빛깔이 울긋불긋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다.
올해 대관령 기상대에서 관측한 자료에 따르면 단풍이 한창 물들 시기인 10월10~29일 사이 평균 일교차는 12.2도로 작년 같은 기간 평균(11.8)보다 컸다. 또 이 기간 일교차가 10도 이내였던 날은 3일에 불과했다.
또 강수량이 많지 않았던 것도 고운 단풍에 일조(一助)를 했다. 비가 적게 오면 수분 흡수가 줄어 엽록소의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주말에 주기적으로 비가 내렸지만 양은 지난주를 제외하고는 10㎜ 이내로 미미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편 단풍 행락은 지난 주말을 절정으로 ‘끝물’에 접어들었다. 보통 단풍은 중부지방은 10월 중·하순, 남부지방은 11월 초에 절정을 맞고 서서히 지기 시작한다.
(임민혁기자 [ lmhcoo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