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 유진이가 확실히 사춘기인것 같다.
아침에 남푠이 산에나 가자고 했다. 여름내 좋아하던 산을 더위 탓에 엄두도 못내다가 날도 선선하니 가자는 거였다.
사실 난 아침부터 두통이 너~ 무 심했다. 타이레놀 1알(나중에 효과가 없어서 보니 2알을 먹는거였다)을 먹어도 두통이 너무 심해서 몸은 안내켰지만 그래도 남편을 향한 뜨거운 희생심을 발휘해서 과일도 좀 싸고 물통에 얼음을 채워서 준비를 했다.
근대 울 유진이가 산에 안간다고 하는거다, 자기 상록리조트(천안에 있는) 스파텔인가 거기 가서 놀구 싶다는거다.
'안되 오늘은 산에 갈꺼니까 얼른 준비해' 그렇게 말해놓고 알아서 준비할 줄 알았지 끝까지 그렇게 버틸지는 생각도 못했다.
준비 다하고 가자고 해도 안간다고 빡빡 우기면서 눈도 마주치지 않기에 가지마라 우린 가서 점심, 저녁 다 먹구 올테니까 텔레비져 컴퓨터 손도 대지 말구 쫄쫄 굶으며 있어라고 엄포를 놓았다.
왠걸? 그래도 이게 꼼짝도 않는다.
나 '마지막으로 물을께, 너 정말 안갈꺼야?' '.........................네......' '알았어, 더이상 말 안해'
우리 신랑은 계속 비굴해보일만큼 집요하게 유진이 옆에서 알랑방귀를 꾸면서 회유를 한다.
'산에 갔다 내려오면서 맛있는 거 사먹구,,,,음...내일 상록갈까........유진아,,,가자아~~......'
옆에서 보구 있으려니 참 기가 막히고 아니 저게 내 딸 맞나 싶은 생각에 화가 부글부글 치밀었다.
울 애들 아빠 근처 김밥집에 김밥 사러 간다고 내려간지 5분도 안되서 전화가 온다.
유경이가 전화를 받더니 조그마한 목소리로 '잠깐만요...'그러드니 얼른 수화기를 들고 지 언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며 문을 콩 닫는다.
이건 또 뭐야? 나가서 유진이한테 전화를 한거다 울 애들아빠...하여튼 큰 딸한테 연연하고 매이는건 알아줘야한다...
평상시에 늘 말하지만 큰 딸한테 편애도 좀 있는 편이고 둘째가 저렇게 고집을 피웠으면 벌써 소리 한번 질렀을텐데 끝까지 화 한번 안내구 유진이 달래는 저 인내심을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진짜 모르겠다.
좀 있다 애들아빠 오더니 나한테 '유진이 가기로 했어...그치 유진아??'
유진..........'아니요~'......헉...이걸,,,,,,,,,,,,진짜 자제가 안됐다.
'너 도대체 뭐하는 애야? 얘가 진짜 아빠가 그렇게 말했는대도 너 왜 이렇게 고집을 피우냐?'
너무 열받아서 엉덩이까지 두대를 세게 때려줬다. 너무 준비없이(!!!) 때리는 바람에 손목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서 지금도 조금 아프다.
그 후로 계속된 울 신랑의 회유...달램....정말 기가 막히고 또 막힌다.
우여곡절 끝 겨우겨우 눈물 뚝뚝 떨구는 애를 데리고 간 우암산...가자마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 풀렸지만 나는 여전히 화가 안풀린다.
낄낄대며 산에 올라가는 큰 딸 뒤에서 '저게 누굴닮아 저렇게 독해빠졌나몰라,,'한마디 했더니 울 신랑이..나를 보며 아주 묘한 웃음을 짓는다. 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