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이런 사정이 있는지 처음 듣습니다. 막연하게 자연은 보존해야지 정도였는데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는 행정절차와 무엇보다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36765 

 절대보전지역 해제처분을 시행하기 위해 우근민 도지사가 해제처분을 직권취소하는 청원을 하고 있습니다.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얼른 참여했음 좋겠어요.

http://cafe.daum.net/peacekj/ 

 제주도에 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경향신문 칼럼에서 나온 것처럼 관광도 참여라면 늦기 전에 강정마을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뭔가 답답하고 왜 세상이 이 모양이냐고 푸념만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 하나 챙겨서 하지도 못하고 불만만 말하니 제 진정성까지 의심되었습니다. 그냥 좀 그래보고 싶었던거 아닌가 싶어서. 하지만 너무 조급하지 않게(지금 이 글은 좀 조급하지만) 천천히 가보려 합니다. 금방 달아올랐다가 할만큼 했다며 손 터는 대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치니 2011-06-29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어제 이 글 봤어야 했는데...오늘 보내서 낼까지 도착할지 걱정. ㅠ

Arch 2011-06-29 13:54   좋아요 0 | URL
우편으로 보내면 추적도 어렵고 제 날짜에 도착하기 힘들것 같아서 전 한꺼번에 모아서 등기로 보냈어요. 치니님, 고마워요.
 

* GS에선 천원짜리 아이스블루베리를 살 때 음료만 사고 얼음을 안 가져가면 400원을 깎아준다. 패밀리마트에선 에누리 없이 천원이다. 가끔 편의점별 할인행사를 하곤 하는데 그럴 때면 50%할인(지금은 할인이란 말이 무색하게 종전 가격이지만) 아이스크림보다 쌀 때가 있다. 미니스톱의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완전 소중한 맛이었다. 게다가 집 앞 편의점의 경우 오픈한다며 500원에 판매한다니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상큼한 맛에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얼음 알갱이의 질감과 미세하게 느껴져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없는 것과는 딴판으로 느껴지는 보드라운 과자 알갱이까지. 하지만 1000원으로 오르고난 후 유지방을 많이 넣었는지 뭐가 잘못됐는지 롯데리아와 여타 소프트 아이스크림 판매업체들의 맛처럼 느끼하게 되고 말았다. GS와 세븐 일레븐에선 통신사 카드로 1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요즘 편의점에는 CCTV가 있고 주인들이 직접 불편 사항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전화 번호를 남겨놓는다. 알바생들은 생기가 없고, 새벽녘에 방전 램프를 쭉 깔아놓은 편의점에 들어서면 내 얼굴 역시 하얗게 질려있다.
 마치, '뭐야! 프랜차이즈 이용 안 한다며'.
라고 말해놓고 오로지 편의점만 이용하고 있는 요즘 날 도덕적인 아치가 힐난하는 것마냥.

* <프렌즈>와 <섹스 앤 더 시티>이후로 맘 붙일 미드가 없었는데 요즘에 루나의 델리비전이 소개한 미드에 푹 빠졌다. <오피스>와 <모던 패밀리>-아무리 로얄 패밀리를 검색해도 나와야 말이지- 가 그것. 오피스는 종이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갖고 만든 미드인데 골탕 먹이기, 직원 중 한명이 건물주라 공과금을 아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 사무실내 스킨십은 어디까지일까 등등 좀 엉뚱한 소재가 나온다. 오피스와 비슷하게 등장인물들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모던 패밀리에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온다.
 바로 글로리아.
 콜롬비아 출신인 소피아 베르가라가 맡은 글로리아는 섹시하고 당당하며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여자로 나온다. 글로리아가 자신의 문화나 언어적인 것이 농담거리고 쓰일 때 남편 제이나 다른 사람에게 소리를 치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너무 좋아서 방바닥을 떼구르르 굴러버린다. 내가 소리를 지르면서도 이러면 안 되지, 나는 왜 이런담하면서 고민을 한다면 글로리아는 너무나 확고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삽으로 쥐를 죽이고 쥐 머리는 경고용으로 놔둔다니. 콜롬비아가 정말 그런건지 미드 성격상 살짝 희화한건지 모르겠지만 콜롬비아란 나라가 궁금하고 글로리아의 확신에 찬 태도와 고함 지르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http://iamhailey.blog.me/10097105600 

 * a가 요새 헌신적인 본모습을 되찾아 냄비밥을 해주고 있다. 그동안 온갖 의혹과 의욕과 억측 사이에서 방황하던 우리 관계는 다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까.
 팝트래쉬님 추천에 다락방까지 언급을 했던 책이다. 나는 가끔 너무 익숙해서 어떤 특질들과 말과 감정, 심리로 돌아가는지 모르겠는 가족 대신 a와 심리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이란 말이 가볍다면 심리 읽기 정도로 해도 될 것 같다.
 무엇 때문에 삐진 a를 냉정한 여자처럼 대해야할지 자상한 여자처럼 대해야할지 고민하기도 하고, a가 어떤 게임을 걸어오는지 분석해보기도 한다. 이 책을 맛보기 전이었다면 성격대로 화부터내거나 구태의연한 감정을 되새기기만 했을 것이다. 심리게임 맛을 아직 다 보진 못했고 여전히 내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정을 다룬다는 개념을 좀 더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지금 우리는 깊은 바다 속에 폭탄을 숨기고 있지만 애써 잔물결을 일으키며 우리는 괜찮은 바다라고 애써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상태? 이건 순전히 내 판단일 뿐. 

* 경험상 수영은 삼개월이 고비다. 발차기, 숨쉬기, 앞으로 나가기까지 배우고 자유형이랑 배형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자신감과 뿌듯함은 몇주 지나기도 전에 평형 배우기의 지루함과 쭉쭉 실력이 나아지지 않아 생기는 조급함으로 바뀐다. 아무리해도 발차기가 안 되고, 여전히 25m만 수영해도 숨이 차서 죽겠다. 그렇게 처져 있는데 옆에서 씽씽 수영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아가 난다. 저 사람들은 숨도 안 차나에서 혹시 나 보라고 저렇게 계속 수영하나란 억측에 이르면 연습할 생각은 벌써 저만치 도망가 있다.

 이론상 지금 수영을 배우는건 계단을 오르다 잠시 멈춰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지금껏 쭉쭉 올라왔으니까 계단에 앉아서 쉬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도 해보는 단계 말이다. 하지만 이론은 그 속성상 온전히 내 얘기가 아니고 내 감정을 다룰줄 모르니 계단을 아무리 머릿속에서 떠올린다고 한들 수가 생길리가 없었다. 결국 생각은 왜 나는 수영을 시작했나란 하나마나한 물음까지 가닿아버렸다.

* 그러고보니 나는 왜 시험 공부를 하니까 페이퍼를 안 쓸거라고 해놓고선 이러고 앉았는걸까. 하긴 페이퍼 안 쓰고 다른건 다 했지이~ 아침에 삼각김밥을 먹으려고 고르다 행사제품이라며 싸다고 손짓하던 음료를 600원 보태 사버렸다. 빙그레에서 나온 '내 안의 콩두유'는 양이 참새 눈문만해 한모금에 다 마시고 말았다. 정식품 것보다 나쁘지 않다. 알면서 속는다. 요 조그만 음료가 600원 이상일 리가 없다는걸 다 알아서, 결국 할인이며 1+1도 눈속임인걸 알면서도 꼭 사고야 만다. 마케팅의 힘이고 알면서 속는다는 주책맞은 자신감 때문이고 시험 공부 말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의욕이 넘치는 요즘의 나 때문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1-06-2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아치다.
오늘 일어나서 출근을 하면서 오늘은 화요일이니까, 아치가 페이퍼를 하나 쓰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아 서재에 들어오니 정말로 아치가 페이퍼를 썼어요. 아치는 그러니까 내 손바닥 안에 있네요. 훗.

예쁜 아치가 억측 아치가 되었네요. 억측으로 치면 나는 세계 챔피언급인데. 그렇지만 내가 한 억측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어요. 왜냐면, 부끄러우니까.

심리게임은, 나는 재미 없었어요, 아치. 난 정말 이런류의 책에서 재미를 찾을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페이퍼를 읽다가 저 심리게임의 표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아무 내용도 기억나질 않아요. 대체 나란 인간의 뇌에는 뭐가 들어 있는걸까요? 읽은 책의 내용대신 숲속의 벌목꾼들만 들어있나봐요.

물을 끓였어요. 나는 이제 드립커피를 마실거에요. 양치 한 후에.

(덧. 참새 눈문->은 참새 눈물로 수정해야겠네요, 아치. 처음에 나는 참새 논문 이라고 읽고 새로운 유머인줄 알았어요. 참새가 쓴 논문이라면, 하고 생각했지 뭐에요, 글쎄.)

Arch 2011-06-21 16:20   좋아요 0 | URL
화요일과 아치 페이퍼의 연관성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미잘과 다락방 손 안에 있는거군요. 나 되게 큰데^^
다락방이 재미없다고 한거 기억나요. 그래서 나도 내가 이해를 못하고 혼자 막 내 멋대로 책을 해석하고 나 좋을대로 인용하고 내 맘대로 활용하는건 아닐까란 우려가 생기지만 애초에 우려 덩어리였으니 그 정도쯤이야, 이러고 말아요. 나는 오늘 양치하다가 혹시 다락방은 복병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어요. J씨 처럼 다락방도 복병인거죠.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다채로운 면이 있는 사람 말예요.

오타는 다락방 때문에 알았는데 안 고칠래요. 뭔가 덜떨어져 보이고 좋아요. 그냥 유먼가, 이런 느낌?

무스탕 2011-06-21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에 세븐일레븐에서 삼각김밥을 하서 계산을 하는데 뭔 음료를 주더라고요. 이게 뭐냐니까 삼각김밥에 딸려나온 뽀나스라고 얼음에 부어 먹는 복숭아홍차 음료였어요. 덕분에 아침부터 삼각김밥에 얼음복숭아홍차를 마셨지요.

잠깐 머릿속으로 생각만하고 만 일인데요, 지난주에 제가 임실에 이틀 있는동안 아치님께 연락해서 군산에 놀러가볼까.. 했었다지요 ^^

Arch 2011-06-21 16:23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도 오타 찌찌뽕! 오! 세븐일레븐에선 좀 큰 보너스를 주네요. 하악하악

오, 이런. 무스탕님 전 지금 군산에 없는걸요. 직장 때문에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만약 군산에 있는데 무스탕님이 연락을 했다면 당장 가서 만났을거에요. 그래서 군산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을 먹고 마시고 놀았을텐데.^^

루쉰P 2011-06-2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 공부 말고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의욕 넘치는 나라는 문장에 저도 공감합니다. 저도 시험 빼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지금 빠져 있어요. 그러나 저러나 원래 제가 처음 뵀을 때 아치님이 맞는지 요즘 헷갈려요. ㅋ 강준만 교수의 얘기를 할 때는 지적인 아치셨는데 요즘은 굉장히 엉뚱한 아치이신 것 같아서요. 같은 분의 서재가 맞는지 의심하며 들어와요. ㅋ

Arch 2011-06-23 09:23   좋아요 0 | URL
진짜 시험은 말이죠. 시험에 관한 공부 외의 것들을 다 재미있게 만들어요. 심지어 저는 원서를 읽고 영어가 이렇게 재미있는줄 미처 몰랐단 표정을 짓기까지 해요.
호호^^ 엉뚱한거, 잘 보신거에요. 제 안엔 지적이고 멍청하고 제멋대로였다 소심하고 당돌하지만 고민도 많은 아치들이 있어요.
 

* 시험이 있어서 접수한 날 맘을 다잡고 바짝 공부를 했다. 정확히 알아가는 기쁨이라던가 이게 공부의 즐거움이로소이다 어쩌고 저쩌고 하며 나는 혹시 공부 체질? 이렇게 설레발을 쳤다. 다음날부터 공부를 했다면 훌륭했겠지만 나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아치이기 때문에 '최고의 사랑' 간 볼겸 한번 봤다가 완전 빠져서 허우적대고 말았다. 어제는 예술고 공연을 보고 며칠 전엔 7080 콘서트에 따라가서 박수치거나 소리지르는 대신 초대 가수와 대화를 시도하는 어르신들 사이에서 혼자 빽빽 고함을 질렀다. 오늘부터 다시 공부 모드라며 앉아있는데 사랑스런 다락방이랑 얘기하느라 집중이 돼야 말이지. (다락방, 난 무려 '사랑스러운'이에요.)

 어쨌든 해봐야지. 지금 하는 공부는 좀 재미있다. 자꾸 생각을 끄집어내는 공부도 좋지만 이건 왜 이렇게 하고, 이 소리는 어떻게 나고, 이 빛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각각의 원리를 알아가고 쓸모를 알아가는 과정이 좋다. 공식으로만 알고 있던 전기도 직접 다뤄보니까 왠지 좀 재미있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설렁설렁 재미있게 해보려 한다.  

시험 보니까 술 사라, 밥 사라, 떡 사줘라 졸라대는건 옵션으로 붙고 말이다.

* 아무에게나 조르는건 아니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만. a에 따르면 나를 보는 두가지 시선이 있단다. 그건 '눈치 없다, 지멋대로다'파와 '기특하네, 특이하네, 엉뚱하네'파. 요새 같이 도시락을 먹는 분들의 얘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내가 미움 받는 원인이 그냥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눈치가 없어서일거란 생각은 해보지 못했을거다. 어찌나 굽이굽이 눈치없는 사람들 얘기를 해대는지. 굽이치는 사연 중 내 얘기인가 싶은게 한두개가 아니라 맞장구 치기도 뭐하고 그게 뭐 어때서라며 딴지를 놓기도 뭐하고. 참말 곤란했다. 그렇다면 나는 눈치껏 하는걸 왜 이렇게 못하는걸까. 어른이 하는 말에 재미없어도 웃고 관심을 보이는게 뭐 그리 어렵다고. 그런데 윗사람들은 왜 이렇게 자신들을 대우해주길 바라는걸까.

* 조직의 윗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행동을 보다가 문득 예전 일이 떠올랐다. 경차를 타고 다닐 때였다. 심부름으로 아빠차를 몰고 나간 일이 있었다. 경차를 탈 때는 못느꼈던 쾌적한 승차감 이런건 모르겠고 누군가에게 중형차를 모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거다. '보세요. 나는 이렇게 젊고 예쁜데(으하하하) 괜찮은 차를 몬다구요.' 이렇게 말이다.
 지금보다야 덜하지만 쎄고 쎈게 차이고 그 차 속 운전자를 누가 알아봐줄까 싶었을텐데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든건 아마도 그렇게라도 티끌만한 존재감을 느끼고 싶어선 아니었을까. 그런데 그런 존재감이래야 누군가 인정해야 의미가 있는거지 내가 아무리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고 굿을 떨어도 소용없는거 아닐까. 그렇다면 윗사람의 대우를 바라는건 자신의 다양한 면들을 통해 관심받기 보다는 그저 직장에서 오래 버틴 딱 그만큼의 존재감을 인정해주기 바래선 아닐까. 씁쓸한 안달이다.

* 짧고 굵게 쓰려고 했는데 오랜만에 페이퍼를 쓰니 하고 싶은 말이 뭉텅이로 쏟아져나온다.

* 어제, 스파티 필름과 로즈마리를 샀다. 샀다로 떨어지는 말이 너무 정확해보여 빌려왔다로 바꿔야할 것 같다. 지금 따뜻하고 부드러운게 몸 안에서 쓱쓱 굴러다니는 것 같다. 방금 막 효진씨의 책을 다 읽었거든.

 나도 그래요, 그런데 어떻게 같이하자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정말 내가 오늘 종이컵 하나 쓰는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거야? 효진씨도 드라마에서 보니까 플라스틱 생수통 갖고 다니더만. 등등의 생각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해도 될 듯.

 샴푸와 린스를 쓰지 말자고 할 수는 없다. 나도 그렇게 하긴 힘들다. 그래야만 환경을 지키는 건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어렵고 불편해서 포기하는 것보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게 낫지 않을까? // 

‘하고 싶은걸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것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실천해보자’


 
게다가 환경 얘기는 (문제 말고 얘기) 환경 얘기로만 그치는게 아니다.   

   
 

 인생을 풍요롭게 사는 법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자주 생각하게 됐는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편안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런 일들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있는 환경을 힘들어하기보다, 그 안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매일매일 소소하게나마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은 두려움을 이기고 즐거울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이다. 

 난 이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자기 자신을 더 많이 돌보고 사랑하길 바란다. 과음한 내 간에게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알고, 하루 종일 걷고 서 있느라 고생한 내 두 다리에게도 고생했다고 위로할 줄 알고, 퇴근 후 붉게 충혈된 두 눈에게도 고마워할 줄 아는 그런 여유를 가진 따뜻한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많은, 당연한 것에 감사하기 시작하면 당연했던 것들이 새롭게 보인다. 당연히 여기던 파란 하늘이, 공기가, 또 이 지구가 고마워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무한할 것 같았던 것들이 그렇지 않다는 무거운 사실을 알게 되고, 그래서 그것들을 함께 아끼고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린 파란 하늘을 매일매일 보게 되지 않을까?

 
   

 * 수영 얘기도 하고 싶고, 수영복 입은 간지나는 사진도 올리고 싶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심리게임에 비추어보는 a와 나의 관계 얘기, 누군가는 나보다 먼저 내가 바라는대로 살고 있구나란 부러움, 지난 날을 그리워했는데 지금도 언젠가는 지난 날이겠구나란 생각, 아치 혼자만 자신을 페셔니스트라고 믿은 사연, a가 얘기해준 나무와 벌레의 비유를 통해 보는 욕망과 기회비용 등등을 얘기하고 싶지만 지금으로도 페이퍼가 너무 길어져버렸다. 허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서재의 온갖 기능을 다 해보인 이번 페이퍼는 바로 바로 다음 사진으로 끝내야겠다.

>> 접힌 부분 펼치기 >>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1-06-0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보고 빵터졌어요. 오락실이에요? 나 살면서 오락실 딱 한번 가봤는데. 스물두살때인가, 날나리 남자아이랑. 얼른 나가고 싶어서 죽을뻔했었네요.

아치. 나 지금 스마트폰의 푸딩얼굴인식 인가 하는 어플로 내 얼굴과 닮은꼴 연예인 찾는데 누구 나왔겠요? ㅋㅋㅋㅋㅋ 양택조 71세 나왔어요. ㅋㅋㅋㅋㅋ 76세랬나. 아~ 나는 양택조 닮은 여자에요. 게다가 70대의 양택조를 닮은. ㅠㅠ
콱, 죽어버릴까요? ㅠㅠ

오케이 알았어요, 아치. 가장 최신 업뎃으로 나에게 애정을 표현한건 아치네요. 좋았어요. 내 사랑은 아치에게 주겠어요. 아치 만세!!
보고싶어요, 아치. 7월달에는 내가 확신할 수 없지만(이것저것 꼬여있어요 ㅜㅜ) 그래도 가급적 아치를 만날거에요. 8월달에도 아치를 만날거에요. 나 8월달에 생일있어요. 그러니까 마치 생일선물인듯 내 앞에 샤라라랑 나타나서 날 웃게 해줘요, 아치.

마지막 사진은, 정말 좋았어요.
그런데 수영복 입은 사진도 사실 살짝 기대되요. 히히히히히


-이상 양택조 닮은 다락방 씀.

Arch 2011-06-08 15:46   좋아요 0 | URL
되게 길게 썼는데 사진 얘기만 하다니, 칫! ^^
그렇지만 71세 양택조 닮은 다락방이니까 용서할게요.
네, 꼭 8월에 봐요. 8월은 덥고 습하겠지만 막걸리 먹으면 몽롱해지니까 괜찮아요.

다락방 2011-06-08 15:51   좋아요 0 | URL
7월달에도 연락해요! 내가 최선을 다해서 나갈거에요.

양철나무꾼 2011-06-08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전 Arch님을 영접하는 재주가 있나 봐요.
스피드 리더를 잘못 표현한 건 줄 알고 들어와 읽다 사진 보고 알았어요.
멋진, 간지 나는 스피드 라이더세요.

이렇게 사진으로 자주 보다가 정들어 버리겠어요.
수영복 사진도 올려 주실거죠???

Arch 2011-06-08 16:11   좋아요 0 | URL
완전 몰입하는 앞쪽 사진도 있는데 그건 너무 쑥쓰러워서^^
수영복이 좀 작아서 못올려요. 살이 다 튕겨나왔어요. 살이 문제인건 절대 아니에요!

영접이라뇨, 가끔 이렇게 보니 제가 더 고맙고 좋은데요

루쉰P 2011-06-08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수가!! 리뷰를 열심히 미친듯이 읽다가 수영복이란 글에 급 흥분한 나머지 펼쳐 봤다가 완전....기절할 뻔 했어요. 대단하십니다. 크흑!! (노총각의 마음에 눈물이...)

스피드 라이더라 전 광릉내의 슈마허라고 불립니다. 저의 애마는 1999년 산 마티즈죠. 통칭 불꽃 마티즈로 불립니다. 언제고 한 번은 제 앞을 가로지르는 경차가 있다면 그것은 스피드 라이더 아치님이라고 마음대로 짐작하겠습니다.

마지막 사진에서 뒷태 완전 작렬!! 아하하 아치님 너무 웃겨요.

Arch 2011-06-10 09:12   좋아요 0 | URL
살짝 느끼해요^^ 수영복 사진을 올릴리가 없잖아요.
경차는 예전에 탔던거고 지금은 걸어다녀요. 내 차도 99년산 마티즈였는데. 어쩌면 돌고 돌아 그때 그 차를 다른 누군가가 타고 있는거겠네요. 자전거 타는거 좋아하는데 사는 족족 도둑놈들이 훔쳐가요. 쌀집 자전거라도 사야하는건지.

^^ 고맙습니다.

무스탕 2011-06-0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름을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달리는 아치님이시군요.

어리다는 객관적.주관적 느낌이 절대 느낄수 없는 나이때 무대꾸미기에 슬쩍 관심이 갔었어요. 특히 조명쪽이 환상의 세계였죠. 어떻게 해야 조명을 배워볼수 있을까 생각까지만 하고 알아본다거나 뛰어든다거나 그런 실천은 전혀 없던 시절이 있었는데 오늘 새삼 그 시절이 떠오르는 글이랑 책을 보네요 :)

Arch 2011-06-10 09:14   좋아요 0 | URL
정말요? 실제로 해보면 더 재미있어요. 그러니까 이건 좀 정확한 분야잖아요.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 기술적으로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저랑 좀 맞는 것 같아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그냥 사진 보다가 올려본건데 좀 웃기죠~
 

   

 
  개혁. 진보파의 ‘민중 예찬’은 편의주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이른바 ‘박정희 신드롬’이나 ‘이건희 신드롬’을 정직하게, 아니 총체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무지몽매의 비극으로 보면서 그것마저도 수구 언론 탓으로 돌린다. 그러다가도 그 무지몽매한 대중이 선거판에서 뭘 좀 보여주면 헷가닥 ‘민중 예찬론’으로 돌아선다. 두 개의 전혀 다른 사건에 대한 상호 연관성은 규명되지 않는다.

 ‘민중 예찬론’에 경도되기는커녕 오히려 그 반대편의 입장을 보여온 희귀한 진보 지식인 중 한 명으로 리영희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나는 리영희에 대한 개혁.진보 진영의 상투적인 평가와 예찬에 질려있다. 그의 과거 투쟁을 높이 평가하면서 “내 사상의 은사”라는 식의 회고담 일변도다. 나는 그런 찬사에서 오히려 ‘리영희의 종언’을 암시하는 오만을 읽는다. 

  지금 나의 논점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지적 성실성’이다. 1. 26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리영희는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도그마와의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의 사상적 제자들은 리영희를 군사독재정권의 도그마와 싸운 투사로만 기억하면서 그 기억을 박제해버렸으며, 그가 지금 정반대편의 도그마에 도전하고 있다는 건 외면하고 있지만 말이다. 

 2005년 3월 리영희는 회고록 <대화>출간을 계기로 오랜만에 많은 발언을 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강경파의 이분법을 비판했으며,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서도 전혀 그답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의석이 겨우 절반을 넘을까 말까 한데 무리수를 쓸 수가 있나. 시간과 대세를 살펴가면서, 여유 있게 너그럽게 힘을 운영해야지. ... 이제는 군부독재 때처럼 무리수를 쓰면서 전면 투쟁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고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란 말이에요.”
 
 리영희는 <대화>에서 ‘민족적 유전자론’까지 제기했다. 그는 한국 현대사를 지배한 분열에 대한 환멸을 이야기하면서 사화. 당쟁. 분당. 족벌. 정치 등과 같은 퇴행적 형태의 요소가 ‘민족적 유전자’를 형성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를 품을 때가 있다고 고백한 것이다. ‘민족적 유전자’라는 과격하나 용어까지 써가면서 리영희가 말하고자 하는 건 ‘민족적 면책론’에 대한 거부다. 한국의 불행한 현대사에 대해 외부에서 작용하는 의지나 흉계에다가 일괄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리영희는 대담자 임헌영에게 “이제 21세기로 넘어왔으니 우리 민족이 자기만족에 도취되거나 우리 역사가 겪은 실패들을 외세에만 돌리지 말고, 뼈아픈 자기비판을 통해서, 노신이나 프란츠 파농이 그들 동포에게 요구했던 그런 민족적 각성을 통해서, 외세의 지배를 받지 않는 지혜를 갖게 되기를 바래. 이러한 정신 자세야말로 진정한 겨레 사랑이고 민족적 긍지가 아닐까 싶은데. 어때요, 안 그래요?”라고 동의를 구했다.

 임헌영, 그동안 나라를 지킨건 민중인데 민족적 허무주의로 흘러버리면 너무 서글프다고 하자,
리영희는 “나는 그것이 어떻게 ‘민족허무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지 잘 이해가 안 가는구만”이라고 답하면서 “나라를 판 것은 지도층이나 지배계층이고 나라를 염려하고 지킨 것은 대중이라는 관점도 조금 문제야. 그렇게 단순명료하게 이분법적으로 단정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리영희의 이런 주장들이 다 옳다는 게 아니다. 내가 놀랍게 생각한건 리영희의 <대화>출간과 함께 양산된 많은 기사들이 위와 같은 주장은 전혀 거론하지 않으면서 오직 ‘원로에 대한 찬양’에 몰두하는 걸로만 끝났다는 사실이다. 물론 진보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보기에 그건 분명히 마스터베이션이었다. ‘지적 불성실’의 극치였다. 국가보안법과 관련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의원들을 끌어내면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도 어렵지만 강행할 경우 정치적 치명상도 문제였다. 그런데 <한겨레>는 단 한 번도 그 점을 다루지 않은채 국가보안법의 폐지의 당위성만 역설했다.

 나는 한겨레가 그런 적극 대응을 포기하고 ‘지당하신 원론’만 역설했던 게 개혁. 진보 진영의 ‘아비투스(습속)’로 자리잡은 마스터베이션 기질 때문이었다고 본다. 그 기질은 원론과 상식에만 투철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원론과 상식은 반박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늘 승리한다. 그러나 그건 실속 없는 승리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는 원론과 상식으로 대처하기엔 너무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상식이 잘 통용되지 않는 사회에서 상식을 무기 삼아 싸우는 건 필요한 일이거니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매사에 상식을 전방위적 무기로 사용하면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무리 상식이 잘 통용되지 않는 사회라도 상식만으론 파악할 수 없는 복잡한 일들이 있는 법인데, 그것마저도 해오던 습관대로 상식의 칼로 단순 명쾌하게 재단하려 한다면 그건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문과 한겨레21, 인물과 사상에 실렸던 내용을 펴낸 강준만의 책이다. 바캉스나 사랑타령인 대중가요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대중의 고독에서는 이젠 정말 책 제목에 걸맞는 내용이구나 싶었는데 정치로 넘어가면서 '역시나' 싶었다. 제목만 잘 뽑아내고 내용은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가 싶었는데 민주당에서 열린 우리당 탈당 과정에서의 강준만의 생각과 입장을 들을 수 있어서 그리 나쁘진 않았다. 여전히 이 부분이 명확하게 정리되진 않지만 열린우리당 분당으로 지역 기반 정당이 바뀌진 않았다. 연고에 기반을 둔 모임이 많은 우리 나라에서 정당 참여는 저조할 수 밖에 없었고 강준만이 우려한대로 열린우리당 분당은 실패하고 말았다.

 <고독한 한국인>에 정치적인 내용만 나오는건 아니다. 강준만이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지방의 고독, 바캉스의 이면-일상탈출이면서 평등을 지향하는 몸부림-, 사회 곳곳에 있는 낙하산 인사의 허점까지 두루 다 다루니 말이다. 늘 그랬듯이 강준만의 책은 종합선물세트다. 형식의 구애를 받지 않고 그가 쓰고 싶은 글을 다 쓰는데 내용의 모든 면은 다 충족되니까. 이 책을 읽고 리영희에 대해서 안 것도 큰 수확이다. 돌아가신 후 신문에서 한창 떠들어댈때는 몰랐는데 그분 생각의 단편만 엿보았는데도 어떤 분인지 단박에 알 것 같다. 

  <한겨레> 읽기를 좋아하고 정혜신과 몇몇 칼럼리스트의 글을 좋아했다. 하지만 강준만의 지적대로 지적으로 성실하고 치열하게 끝까지 밀어붙이는 대신 모두가 상식적으로 동의하는 것만 핏대 높여 주장한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새로운 견해나 각론이 아니라 상식만 외쳐대는건 그 자체로 도덕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든다. 착하긴 한데 매력없는 아이랄까. 그럼 한겨레는 어떻게 해야할까.  

 개혁. 진보파는 자신의 신념에만 몰두하는 것에서 삶의 기쁨과 보람을 찾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자. '대한민국 경영'을 꿈꾸며 여론을 이끌어가기 위해 애쓰는 싱크탱크들이 크게 늘었다. ... 지금 수백만 인구가 재벌 경제연구소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안달하는 형국이다. 이건 두렵게 생각해야 할 사실이다. 모든 '실질'은 넘겨주고 '명분'으로 마스터베이션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이다.... <한겨레>는 자신을 저항자로 낮추는 과도한 겸손에서 벗어나 주도자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세상을 요리해보겠다는 건방을 떨어볼 때도 되지 않았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쉰P 2011-05-21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유일하게 믿는 지식인은 강준만 선생입니다. ^^ 저도 강준만 선생님 덕분에 리영희 교수님을 알게 됐죠. 예전 <인물과 사상>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은 결국 다시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며 예언(?)을 했었죠. 그 덕분에 욕도 되게 많이 먹으셨는데 지금와서 보면 그 부분을 정확하게 맞춰다는 점이죠.

착하긴 한데 매력없는 지식인들 보다는 강준만 선생님처럼 치열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반성을 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지식인의 글을 보는 것이 저에게는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강준만, 박홍규 이렇게 두 교수님의 저작은 빠짐없이 구입해서 읽으며 조금 더 조금 더 생각해 보려고 애써요. ㅋ

Arch 2011-05-24 11:47   좋아요 0 | URL
강준만 선생님이 열린우리당이 실패로 돌아갈거란 예언을 했는지 몰랐어요. 다만 민주당의 구태를 바꾸는게 유시민이 주장하는것처럼 다른 당의 창당으로 가능하진 않을거라는, 결국 영남바라기일 뿐이라는 점 정도만 기억해요.

몇달 전쯤 강준만 선생님이 한겨레에서 인터뷰를 하셨더라구요. 실명 비판을 하면서 사람들이 비난할 때는 감수할 수 있었는데 열린우리당 창당시 자신이 반대해서 여러 사람이 등을 돌렸고 그게 너무 상처였다고. '고독한 한국인'은 얼마간은 뜨겁던 그때에 쓴 글을 모은거예요. (인터뷰를 잘못 인용한거 같아 원본 기사를 붙이려고 했는데 한겨레 창이 안 열려요)

루쉰P 2011-05-25 23:04   좋아요 0 | URL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근데 Arch님의 글을 보니 그렇게 발언하신 것이 맞다고 생각되네요.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요.

열린우리당 창당과 관련해 강준만 선생님이 한동안 정치에 대한 글을 놓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만큼 상처가 깊으셨던 것 같더라구요. 강준만 선생님의 책만 열심히 읽어도 한국인의 유전자 구조를 해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Arch 2011-05-26 10:26   좋아요 0 | URL
유전자 코드? ^^ 너무 난해해요. 회사에 다니다보니 관행적인 것들이 왜 문제인지에 대한 '그'의 시각이 요새 더 좋아지고 있어요. 그런면에서 박노자씨의 글도 좋아요.
 

 * 요즘은 무슨 서술 끝에 왜,라고 쓰는 기사 제목이 유행인가보다. 
 
 왜라는 물음이 붙은 제목 중 배우 김여진에게 욕을 한 한나라당 자문위원 박용모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다. 쟁점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의미나 그 당시 군수통치권자인 전두환에 대한 문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험한 말을 한 자문위원이란 사람에 대한 비난과 첫 발화자인 김여진씨가 '과연 학살이란 말을 전대통령에게 써도 되는지'란 문제로 의미가 좁혀질 것이고 결국 개념없는건 누구누구 정도로 의미는 압축될 것이고 며칠 지나지 않아 5.18의 잊혀진 사람들이 아니라 학살자 vs 미친X만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벌써 '김여진 독설'로 신나게 검색 순위가 올라가고 있다.

 학살이 맞는데 그런 사소한 것에 꼬투리 잡혀 김여진씨가 왠 무개념('김여진 빼고 다'에게 죄송이라니! 아유, 창피해) 에게 비난 당하는걸 보면 주장할 때 단어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야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앞에 적은 내용은 이 책의 추천 서문 중 하종강씨의 이야기가 와닿아 적어봤다. 결국 학살이란 단어를 써서 말 했느냐 안 했느냐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자기들 맘에 안 드는건 어떻게든 해버리고 말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 꼬투리 하나쯤 만드는건 일도 아니니까.
 
 그동안 김여진씨가 벌여온 유의미한 말과 행동보다는 박용모씨가 말한 내용 때문에 더 이슈화되는 것도 문제다. 청소 노동자들과의 연대, 반값 등록금까지 그녀의 멋진 말과 행동이 얼마나 많은데. 그녀가 이번 일에 너무 맘 상하지 않았으면 한다.

* 비정규직 노조 위원회 투표를 했다. 근무하는 사무실이 다르고 그다지 왕래가 없던지라 오래 근무할수록, 여러 사람이 이름을 알수록 유리한 투표였다. 이름뿐인 자리였지만 나를 찍으라며 생떼를 부리고 다녔다. 뭔가 잘 해보겠다는건 늘상 있는 의욕이고 푸념이나 불만으로 그치고 말았던걸 좀 더 공론화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었다. 결국 인사 잘하고 아치는 무대포니까 절대 아치 찍으면 안 된다고 강조를 했던 분이 노조 위원이 되었다. 반아치 세력이 결집이라도 했던걸까. 노조의 성격보다는 협의 기구로서 성격이 더 강할거라고 하는데 어쨌든 잘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비정규직의 반수 이상인 여성들이 쉴 수 있는 여성자치위 사무실 뭐 이런거 하나 만들면 어떨까란 생각도 들었다. 

*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데 봄에 입으려고 b에게서 뺐어온 원피스를 한번도 입어보지 못했다. 부랴부랴 꺼내서 입었는데 사람들이 예쁘다고 난리가 났다. (으하하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아치가 예쁘다고 하는 말을 진짜로 믿고 기고만장 해질 것을 대비해 예쁘다 뒤에 나올 말도 좌르르 쏟아내줬다. 그 전엔 운동화 질질 끌고 다니더니, 옷이 좀 너저분했잖아, 얼굴도 꺼매가지고 어떨땐 남자로 보이기도 했어 등등.
 여성들이 쏟아내는 그런 말에 '아, 여자는 이렇게 예쁜 여자로 길들여지는구나'란 생각은 잠시, 모처럼 통풍 잘 되는 치마를 입고 봄바람을 쑥 맞으니 기분이 참 좋다. 그래서 본격 서평 전문 아치로 거듭나려는 수년 전의 계획을 망각하고 다시금 처음에만 의욕 넘치는 요런 페이퍼를 써본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1-05-1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응? 나는 그동안 치마 입은 아치를 본 적이 없던가요? 그럼 늘 예뻤던 아치는 뭐지? 나 만날라고 꾸미고 나왔던 거였어요? 그나저나, 내가 거기 같이 있었으면 노조 위원으로 아치를 뽑아달라고 선거 운동 해줬을텐데!!!!!

Arch 2011-05-20 16:29   좋아요 0 | URL
다락방, 이제야 댓글을 다네... 늘 예뻤던 아치라, 에비~~ ^^ 전 나서기만 좋아하고 일은 잘 못하는거 같아요. 사람들이 알아본거겠죠. 암튼 다락방이 있었다면 하고 잠깐 아쉬워지네요.

pjy 2011-05-2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치님 떨어진 보복?으로 인사잘한다는 노조위원에게 정말 제대로 협의하라고 쿡쿡 옆구리 찔러주세요! 인사만 하고 노조일 안하고 놀면 소문내시고요ㅋ
담번에 아치님이 될꺼예요~ 원래 사람들은 뚜렷한 주관없이 메뚜기선거를 좋아하거든요^^;

Arch 2011-05-20 16:30   좋아요 0 | URL
ㅋㅋ 제가 우스개처럼 얘기했지만 그분도 잘하세요. 다음에 좀 더 큰 감투감이 나오면 꼭 써보려구요. 전 정말 나서는걸 좋아하나봐요. 다락방님한테도 얘기했지만 이 의욕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루쉰P 2011-05-20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서재에 이렇게 함부로 놀렀왔습니다. ^^ 노조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리뷰가 그 내용과 좀 연관이 돼 있는 것 같아 구경하고 갑니다. 노조와 치마라 은근히 어울리기도 하네요 ^^

Arch 2011-05-21 08:55   좋아요 0 | URL
함부로라뇨~ 근 몇달만에 보는 새로운 얼굴이라 반가운데요! 노조라기보다는 노사 합의체로서 성격이 강해요. 명목만 노조인. 자주 놀러오세요. 루쉰P님

루쉰P 2011-05-21 17:52   좋아요 0 | URL
노사합의체라...음 뭔가 제가 공부하는 것에 관련된 단어가 나오니 좋은데요. 명목만 노조인이라 하실지라도 분명 제가 가르쳐 주실 것이 있으리라 믿씁니다. 넵! 자주 놀러 오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