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짜증날 정도로 참기 힘든 더위지만, 그래도 여름이 있다는 건 참 다행인 것 같아요. 여름이 없었다면 태양이 이렇게 뜨거웠는지, 바닷가의 모래가 이렇게 눈이 부셨는지, 알 수 없었을 테니까요.
또한 계곡에서 수박 한 덩이 잘라 나눠먹는 것이 이토록 시원한 것인지, 한여름 밤 맥주 한 캔이 자꾸 생각날 정도로 시원한 것인지도 몰랐을 테죠. 그래서 여름은 도무지 미워할 수가 없네요.
여름을 미워할 수 없는 제일 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꿀맛 같은 휴가가 있다는 것이겠죠.^ㅡ^ 초등학생들에게는 개학하면서부터 기다린다는 여름방학이, 직장인들에게는 며칠간의 휴가가 주어지는 계절.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의 일에 얼마 쉬지도 못하고, 자신의 시간도 많이 갖지 못하고 일을 하신 분들을 위한 이 시간이 꼭 필요할 것 같아요. 아직 휴가를 다녀오지 못하신 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떠나세요.^^ 뜨거운 태양이, 시원한 바다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가벼운 책 한권 들고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떠세요. 무거운 책 말고 얇고 가벼운 책으로요.
해변의 파라솔 그늘에 누워 읽고 싶은 책 4권을 소개할게요.
1. 지구별 여행자
대학교 1학년 때, 그러니까 새내기 때. 가을 어느 날에 괜히 센티멘털해져서는 류시화 시인이 엮은『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을 옆에 끼고 다니던 날이 있었어요. 버스에서도 읽고, 캠퍼스 인문대 벤치에 앉아 펼쳐보고 그랬던 날이 있었네요. ‘참 예쁜 시가 많구나,’ 했던 어느 가을날.
이 책은 저의 새내기 가을날을 함께 했던 류시화 시인이 15년간 인도 여행을 하고 쓴 책이에요. 새내기 어느 가을날의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저는 이 책을 늦게나마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2. 연어
안도현 시인의 광팬인 친구가 있어요. 안도현 시인은 현재 우석대 교수님으로 계시는데, 그 친구는 우석대 학생도 아니면서 안도현 시인을 보려고 도강도 하고 한답니다. 언젠가는 전공 수업으로 시를 50편 적어내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그 과제를 온통 안도현 시인의 시로 도배를 해버린 적도 있어요. 그 친구가 매일 들고 다니는 책이『연어』에요. 시집은 아니지만 어느 곳에서 읽어도 마음의 여유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뽑았어요.
이 책을 읽은 분들은 그 친구의 마음을 아실런지,,,, ㅋㅋ
3. 바다의 기별
이 책은 김훈 작가를 좋아하는 동기오빠 덕분에 읽게 된 책이에요. 그 동기오빠는 김훈 작가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특히 김훈 작가의 에세이를 좋아해요. 짧은 글에도 많은 생각을 해주는 것에 저도 매료되었죠.^^
영양가 많은 김훈 작가의 에세이.
해변에서 읽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그의 깊은 사유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장소는 상관없겠지요.
4. 오후 네 시
당신의 집에 오후 네 시만 되면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그 사람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이런 추리소설도 아니고 호러물도 아니야~~ㅋㅋ
기괴하지만 재미있었던 작품으로 기억되네요. 언제고 다시 읽고 싶은 작품이에요.
누군가의 말처럼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말고, 시끄러고 번화한 장소에서 말이죠.
모두 얇은 책으로만 골랐어요. 가볍지만 재미있는 책으로 기분 전환 어떠세요? 바쁘셔도 시간내서 꼭 여름 휴가 다녀오세요. 가끔은 스톱버튼 눌러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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