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 1째주다. 봄이 왔는가 싶었는데 벌써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낮에는 째지는 매미소리를 피해야 하고, 밤에는 열대야 때문에 어디로 피신 갈지 생각을 해야 하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여름이 다가오면 직장인들에겐 며칠간의 휴가가 주어질 테고, 대학생들은 종강이 며칠 남지 않았고, 초중고 학생들도 다음 달이면 꿀맛 같은 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휴가까지 종강까지 방학까지 남은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면 멋진 휴가계획을 세워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계곡으로 아니면 해수욕장으로 가 있는 나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는 것! 어느 정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그리고 거기다 썩 괜찮은 책 몇 놈까지 옵션으로 넣어준다면 피서지 장소 따윈 크게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말이다. 그 피서지가 결국은 방콕이든, 근사한 콘도를 예약해 떠나든 가족과 함께 간다면 데려갈 책 몇 권 추천하고 싶다.   

 

1.마시멜로 이야기

     
 

 

 

 

 

 

 

 

 

 

 

 

 지금껏 우린 얼마나 많은 마시멜로를 참지 못하고 삼켰을까? 그것이 더 많은 마시멜로를 먹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안다면 그때도 늦지는 않을 것 같다. 아주 쉽게 쓰여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읽어도 하루가 안 걸리는 책이다. 가족 중에서 내가 제일 먼저 읽었다. 내가 먹지 못하게 된 많은 마시멜로들을 안타까워하면서 말이다. 두 번째는 지금은 군대에 가 있는 남동생이 읽었다. 이 책을 읽을 때 동생은 대학교 1학년 어리다면 어린 나이였는데 읽고 나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내가 이 책을 좀 어릴 때 읽었으면 지금은 달라져 있을 텐데.” 나는 지금부터라도 좀 달라져봐 하고 짧은 핀잔을 주었지만 그래도 뭔가 느끼는 게 있어 저렇게 말하나 싶어 좀 흐뭇하기도 하였다. 그 다음 타자는 내가 사랑하는 우리 아빠곰^^.(나는 우리 가족들 호칭 뒤에 ‘곰’이라고 붙이는 걸 좋아한다. 엄마곰,아빠곰,동생곰) 아빠는 일 때문에 가끔 다른 지방에 가시는데 그때 슬쩍 끼워 드렸던 책이 이 책이다. 집에 돌아오신 아빠곰의 소감 한 말씀은 “살면서 긴장이 풀릴 때마다 한번 씩 더 읽어봐야겠어.” 하셨다. 내가 가족들에게 추천하고 제일 흐뭇했던 책이 아마 이 책이었던 것 같다. 
 

2.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공지영 작가의 아주 가벼운 에세이. 소소한 일상 이야기들에서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이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든 주저 않고 펼쳐 들 수 있는 책이기에, 나는 주저 않고 추천을 한다. 삶이 좀 무겁다 싶을 때도 있고, 좀 쉬고 싶은데 싶을 때도 있다. 그때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을 좀 쉴 수 있는 여유를 나지막하게 알려준다. 그래서 우리 가족 모두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나도 가족들에게 권했던 것이다. 공지영 작가는 우리 엄마, 아빠와 같은 연배다. 생각하는 것은 공지영 작가가 훨씬 젊지만 말이다. 그래서 엄마, 아빠께서 내 세대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을 때 내가 쓰는 수법이 공지영 작가 책을 부모님께 읽게 하는 것이다. (내가 쓰는 비장의 수법이었는데 살짝 알려 줄까 한다. 나와 같이 부모님과의 소통이 너무 안 될 때는 공지영 작가 책 중에서도 즐거운 나의 집을 권한다.) 우리 집에 유독 공지영 작가의 책이 많은 이유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부모님과 연배가 비슷하지만 생각하는 것은 대학생들만큼이나 젊은 공지영 작가의 책들이 온 가족이 읽기에 안성맞춤이다는 것이다. 그것도 가볍게 온가족이 돌려볼 만한 책으로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를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3.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는 앞서 추천한 두 권의 책과는 다르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어쩌면 피서지에서 이 책을 읽다가는 피서의 기분을 망칠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책을 온가족이 읽을 만한 책으로 추천하는 이유는 이 책이 가족의 사랑을 절실하게 깨닫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부재를 통해 그 존재를 가장 잘 드러낸다는 말이 있다. 이 소설은 항상 옆에 있을 것 같던 가족의 부재를 통해 가족의 그 존재를 아프게 깨닫게 하는 소설이다. 우리 엄마, 아빠의 엄마는(나한테는 외할머니, 할머니) 모두 돌아가시고 안계시지만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마음속으로 불러들일 수 있길 바랐다. 나와 내 동생한테는 엄마한테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그렇지만 결국 실천은 잘 못하는 그 일을 다짐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70만 독자의 가슴을 울린 이 책이 더 많은 독자의 가슴을 울리길 바라보며 추천해 본다.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주인공을 느끼는 것이, 가족들과의 또 다른 교감매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바쁜 일상 때문에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없다면 책을 통해 대화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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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멋진날 2009-06-1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월 2주 이주의 다음 블로거 뉴스 특종으로 선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쾌한마녀 2009-06-25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동분님이 쓰신 '산골살이, 행복한 비움'책도 가족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도시에서 살다가 아이들 교육을 위해 귀농한 가족들의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랍니다 *^^*

어느멋진날 2009-06-25 14:30   좋아요 0 | URL
언제 들은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ㅎㅎ 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