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계속되고 있어서 인지, 요즘 몸도 마음도 이상하다. 처음에 비가 올 땐 빗소리가 좋아서 싫지 않았는데, 계속 퍼붓는 비에, 햇살 한 줄기가 그리워진다. 빨래도 보송보송 마르지 않고, 바닥도 끈덕끈덕해지고 내 마음도 빗물에 축축이 젖어버린 것 같다. 물에 젖어버린 종이처럼 흐물흐물 해진 내 마음 상태를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사실 난 언제나 마음의 상태가 일정하지 못하고, 이랬다저랬다 한마디로 변덕쟁이다. 배꼽 잡고 웃다가도 슬퍼지는 날이 있고, 언제 그칠지 모르게 꺼이꺼이 울어 놓고 방긋 웃는 날도 있다. 그런데 지금 장마기간에는 쨍쨍 뜨지 않는 해가 슬프고, 긴긴밤 홀로 밤하늘을 비추는 달빛이 슬프다. 이런 날 나는 어떤 책을 읽었던가. 식구들이 잠자리에 들고도 잠이 오지 않는 밤, 홀로 긴 밤과 싸워야 할 때 침대 맡에 두고 읽었던 책 몇 권을 소개하려 한다.

1.달콤한 나의 도시
아직 난 30대가 되지 않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 이상하게 친근했다. 나와 내 친구들이 30대가 된다면 이 책의 주인공들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였을까?
세상에 다치기도 하고, 사랑에 아파하기도 하면서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살게 하는 작은 것들에 기대고, 우정이란 따듯한 이름으로 서로를 위로해 주는 모습이 살가웠다.
아마도 내가 정이현 작가의 작품 중에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그야말로 달콤하게. 



2. 빨간머리 앤

어릴 적 나는 앤처럼 살자는 멘토를 가지고 있었다. 가진 것이 많지는 않지만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가지고 있는 앤이 참 예뻐 보였다. 말괄량이지만 자신에게 닥쳐올 무서운 일들을 걱정하기보다 기쁜 것, 재미있는 것들을 생각해 내는 앤이 못생겨 보이지 않았다는 거다. 읽다가 앤이 너무 귀여워서 큭큭 댔던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특히 자신의 이름에 -e를 붙여서 불러달라고 할 때는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항상 밝고 명랑하게 사는 앤은 지금도 나의 멘토다.  

 

3. 스타일
 
 

여자라면 틀림없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리라 확신하지만, 남자들은 잘 모르겠다. 한 여자의 사랑, 일, 열정... 이런 것들을 잘 녹여낸 것 같다.
달콤한 나의 도시와 비슷한 점도 있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비슷한 점도 있다. 드라마로도 만든다고 하는데, 왠지 기다려진다. 남자 주인공들이 멋있었으면....^^

 

 
 

4.눈먼 자들의 도시 

 

갑자기 세상 사람들이 모두 눈이 멀게 된다면 어떨까. 전염병처럼 눈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퍼진다면?
작가가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살다오고 글을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리얼하게 그러냈다. 내 눈을 몇 번이나 확인하며 이 책을 읽었다는. 혹시 나도 눈이 멀까봐.
영화로도 만들어 졌는데, 영화는 보지 말고 책으로 작가의 치밀한 묘사를 확인하길 바란다.



5. 공중그네 

 

이라부 같이 유쾌한 의사가 있다면 난 환자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나의 어떤 병이든 치료해 줄 것이기에.
장마기간에 우울해 하는 나를 이라부는 치료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의 치료법이 좀 엉뚱하더라도 그에 임해주리라.
 
 

 

 

 


6. 소년탐정 김전일
 

 

우울할 땐 만화책 듬뿍 쌓아놓고 해치우는 것도 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중학교 때 이미 웬만한 만화책은 섭렵했을 정도로 만화책 마니아인 친구가 추천해 준책이다.
범인은 우리 중에 있다는 명대사를 늘 흉내 내는 친구.
나를 우울하게 하는 범인은 내안에?
 
 

 

 


나는 이미 위에 소개한 책들을 읽었기에 이 책들을 처음 읽었을 때처럼 위안은 받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위의 책 중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있다면, 그 사람한테는 그 책이 위안을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왜 이렇게 밤이 길어진 것일까? 아, 낮잠 자서 그래ㅠㅠ 그것을 잊고 이렇게 투정만 부리고 있다니,, 날이 이러면 하루 종일 기운 없고 낮에 잠이 오는 걸 어쩌겠어. 그러니 밤에 잠이 안 오지ㅠㅠ


*혹시 밤에 잠 못 이루고 우울해 하는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책 있나요? 저의 글을 읽었다면 이제 보답할 차례에요.  

   

     

          

 

 

 

 

 




▷카스피님의 추천 책  ▷유쾌한마녀님의 추천 책    ▷별을낚는어부님의 추천 곡 
소년 탐정 김전일보다는  우울할 땐 억지로 즐거운 내용의   우울할 때 책을 읽는 것도 좋

촘촘한 그림체의 코난이  책을 읽는 것 보다는 이열치열로   지만 울적한 기분을 풀어주는
더 좋을 것 같다고 하시   이런 책을 한 번 읽어 보는 것도     노래도 좋을 것 같다고 하시
면서 추천해 주셨어요.    좋을 것 같다고 하시면서               면서 추천해 주신 노래에요.
                                    추천해 주셨어요.                          ♬산울림-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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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7-1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뭘 추천하면 좋을까요? 별로 우울한 적이 없어서~~~ ^^
생각나면 추천하러 올게요~ 우선은 책 추천이 아니라 글 추천만 하고 갑니다.

어느멋진날 2009-07-18 12:5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은 우울할 때가 별로 없군요.^^ 순오기님 답습니다ㅎㅎ
추천할 만한 책 생각나시면 꼭 추천해 주세요.
저를 구해줄 책들이 필요해요.ㅠ

카스피 2009-07-18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는 김전일보다 코난이 더 좋은것 같아요.코난의 그림체가 더 촘촘해서 코난 1권 볼 시간이면 김전일 아마 3권을 볼걸요^^

어느멋진날 2009-07-18 13:40   좋아요 0 | URL
코난^^ 카스피님 감사해요.ㅎㅎ 그림체가 촘촘하군요~언제 봐야겠어요^^

비로그인 2009-07-1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할때라..... 저는 우울함이 찾아오면 억지로 이를 악물고 견디는 편이라서..
그런때는 오히려 책을 안찾았던것 같네요.
오히려 위로가 될만한 음악을 찾아서 들었던것 같아요^^;

그래도 위에 놓인 책들은 모두 다 재미있어 보이네요.
전부 다 안읽어본 책들이라서 호기심이 마구마구 생기네요 ㅋ
(스타일은 음.. 글쎄요. 왠지 제 취향에는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여튼 저도 글 추천 하고 갑니다~ ㅋ

어느멋진날 2009-07-18 14:08   좋아요 0 | URL
별을낚는어부님이 남자라서 그래요ㅋ
별을낚는어부님도 책 많이 읽으시는 것 같은데,,
생각나시면 책 한권 추천해주세요~^^

후애(厚愛) 2009-07-1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추천할 책이 없네요.
반대로 제가 책 추천을 받고 싶어요~ ㅎ

요즘 제가 그래요. 짜증을 내고, 화를 내고, 우울하고, 울고 싶고, 답답하고... 그러네요.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마음껏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요.. 그리고 마음이 시원해질때까지 펑펑 울고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와요..
실컷 수다를 떨고 싶기도 해요.

제가 위로 해드려야 하는데 반대로 하소연을 털어놓았네요..^^
우리 힘내자고요~~~

어느멋진날 2009-07-18 15:00   좋아요 0 | URL
후애님이랑 저랑은 왜 이렇게 잘 통하는 거에요~~ㅋㅋ
그럴때가 있죠~괜히 짜증도 나고,, 답답하고,,
후애님이 먼 곳에 가 계셔서 더 그런 기분이 드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우울할 땐 운동도 좋다고 하네요,, 전 더위가 좀 물러가면 수영을 배워볼까 해요^^ 후애님의 하소연이라면 언제든 듣고 싶네요,,, 힘내요!

아, 저는 해리포터처럼 신나는 판타지도 보구,, 카스피님이 추천해주신 코난도 보구 그래볼까 해요,,

후애(厚愛) 2009-07-18 17:41   좋아요 0 | URL
수영 좋지요. 전 물을 무서워 해서 물에는 잘 안가요 ㅜ
나중에 하소연하려 올 때 내치기 없기에요. ㅋㅋㅋ

질문이 있어요~~ ^^
셜록 홈즈 전집 중에 전8권 세트가 있고, 전9권 세트가 있는데, 이 둘 중에 어느 게 좋아요?
나중에 구입할 때 정말 고민이 될 것 같아서 미리 알아두려고요. 부탁드립니다.^^

어느멋진날 2009-07-18 18:24   좋아요 0 | URL
제가 몇 권 소장하고 있는 책은 황금가지에서 나온 책이에요^^ 셜록홈즈 전집은 황금가지랑 시간과공간사에서 나온 것이 좋다고 하는데 후애님이 둘 중에 어느것이 좋냐고 하신것은 이 둘을 말씀 하시는 것 같네요,, 근데 제가 황금가지에서 나온 것만 보고 시간과공간사에서 나온 것은 못봐서 뭐라 말씀 드리기가 좀 그런데요,,
황금가지는 번역이 좀 더 자연스럽다구하구요,,
시간과공간사에서 나온 것은 삽화가 많이 들어가 있고, 표지가 튼튼해서 소장하기에 좋다고 하네요,,
내용은 둘 다 빠진 것이 없이 번역 되어 있다고 하네요,,
제 생각엔 둘 중 어느 것을 구입하셔도 나쁠 것 같지는 않네요^^
전 다음에 전집으로 사게 되면 이번엔 시간과공간사 것을 한번 봐보려구요^^

후애(厚愛) 2009-07-19 11:30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많은 도움이 됐어요.^^
그럼 저도 나중에 셜록 홈즈 전집을 구입할 때 시간과공간사 것을 구입해야겠어요. 삽화가 들어 있다니 더 관심이 가네요.^^

유쾌한마녀 2009-07-18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은 경우에는 기분이 안좋을때 억지로 즐거운 책만 찾아서 읽으려고하면 괴리감 때문에 더 울적해지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ㅎㅎ 자기 기분 코드와 비슷한 책을 읽는 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ㅎㅎ 제가 우울할 때 재밌게 읽었던 책은 '슬프지만 안녕'이랍니다 ^^

어느멋진날 2009-07-18 18:27   좋아요 0 | URL
슬프지만 안녕,, 추천해 주셔서 감사해요^^황경신 작가가 쓰신 거 맞나요?
이열치열 비슷한 이치인 거죠?^^ 하긴 기분 안 좋은데 날씨가 너무 좋아도 슬프잖아요,, 기분도 안 좋은데 너무 즐거운 책 내용만 봐도 그럴 것 같네요,,
감사해요~~^^

유쾌한마녀 2009-07-18 18:37   좋아요 0 | URL
예 황경신 작가가 쓴 책 맞아용^^//

2009-07-18 1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8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8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8 1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7-1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 머리 앤은 엄청나게 분량이 많더군요.저도 1권만 봤어요.

어느멋진날 2009-07-18 22:10   좋아요 0 | URL
잉잉~왜 이렇게 오랜만이세요ㅠㅠ 빨간 머리 앤이 분량이 많았어요? 전 1권 짜리만 봐서 몰랐네요,, 특별판 팔 때 사지 못한 게 아직까지 한이 되요ㅠㅠ
노이에자이트님도 한 권 추천해 주시지요~~

노이에자이트 2009-07-19 13:40   좋아요 0 | URL
완역판이 10권이나 돼요.마지막에 가서는 1차 대전 반대하는 내용이 얼핏 나오는 것 같아요.

어느멋진날 2009-07-19 16:10   좋아요 0 | URL
정말요? 몰랐네요~~ 10권이라~~우와~~한번 알아봐야겠어용^^

유쾌한마녀 2009-07-19 17:18   좋아요 0 | URL
빨간머리앤은 외국 드라마로도 봤는데 엄청 길더라구요 ㅋㅋ 진짜 책이면 엄청 길듯......;;;

비로그인 2009-07-19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제가 추천해드린 곡이 여기 포스트에도 올라왔네요 ㅋㅋㅋ
왠지 모르게 뿌듯한데요? ^^

어느멋진날 2009-07-19 17:08   좋아요 0 | URL
노래가 참 좋은 것 같아서요^^ 좋은 곡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해이] 2009-07-19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전 사라마구 책이 제일 땡기네요. 아직 한권도 못읽어봤지만 ㅠㅠㅠ

어느멋진날 2009-07-19 22:44   좋아요 0 | URL
어? 나타나셨다^^ 기다렸잖아요! 주제 사라마구 저는 딱 한권 밖에 못읽어봤네요,, 근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노벨문학상은 아무나 받는게 아니구나,,,

2009-07-19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9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9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9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느멋진날 2009-07-2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월 3주 이주의 다음 블로거뉴스 특종으로 선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ㅡ^

프레이야 2009-07-24 19:22   좋아요 0 | URL
소식 보고 들어왔어요. 축하드려요^^
저 위의 책들 중 3권 집에 있는데
언제 읽으려나요.
오늘 여긴 비가 뿌립니다. 비가 흩뿌리는 바다 보고 왔어요.

어느멋진날 2009-07-24 21:01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프레이야님^^
다음 블로거뉴스 특종에서 프레이야님 자주 봤어요^^
비가 흩뿌리는 바다를 보고 오셨군요? 와~ 프레이야 표현이 멋져서 왠지 그 장면들이 정말 멋있었을것 같습니다.
저는 다음주나 되야 바다를 보러 갈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