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푀유 정통 프랑스 파티세리 시리즈 3
Catherine Kluger 지음, 차은화 옮김 / 그린쿡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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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쌓아 올리면 밀푀유가 된다

<밀푀유>의 첫 문장이다. 밀푀유? 하며 책장을 열었더니 명쾌한 해답이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밀푀유는 [천개의 잎사귀]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식 디저트로 3개의 퍼프 페이스트리 사이에 여러 가지 속재료를 넣어서 만든다. <양과자점 코엔도르>랑 같이 보려고 빌렸는데, 책이 썩 마음에 든다. 변호사 출신 저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타르트 전문점을 한다고 한다니 그야말로 프랑스식 디저트 책인 셈이다. 요즘 제과책들은 다 이렇게 잘 나오나 싶게 독자의 마음을 읽어 주 듯 페이지들이 잘 구성되어 있다. 첫장엔 복잡한 조리 용어들의 해설이 나와 있다. 그리고 간단한 작은 사진들로 차례를 대신했고, 한 면은 완성작, 한 면은 레시피 페이지인데 가독성이 뛰어나다.

 

달디 단 디저트는 우리 식습관과 무관할 수 있지만, 그냥 그림책처럼 보기에도 좋다. 요즘은 디저트 문화가 발달해서 그냥 이름 정도 알고 사진 정도 보는 것도 상식이 될 듯하다. 크게 두 가지 밀푀유, 그러니까 달콤한 것과 짭짤한 것을 나누어 일별했다. 재료들이야 프랑스산이나 이태리산등 유럽지역 것들이지만, 우리 식으로도 얼마든지 응용 가능하겠다. 책을 보고 있으니 아이의 간식 만들기 아이디어가 퐁퐁 샘솟는다. 와인 안주로도 훌륭하겠고. 밀푀유. 색다른 단어나 사물을 만나는 것은 일상에 활력을 준다. 단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색다르고 예쁜 것이 주는 위안은 언제나 땡큐다.

 

달콤한 밀푀유 간단한 레시피

다양한 재료들을 쌓아올리면 무엇이든 밀푀유가 된다. 여기서는 간단한 재료로 쉽게 금방 만들 수 있는 밀푀유를 소개한다. 비스킷과 크림, 조각 케이크, 잼 등을 쌓아 올리면 바삭하고 달콤한 밀푀유 완성. p.12

 

짭짤한 밀푀유 간단 레시피

식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먹는 아페리티프나 앙트레로 내놓는 밀푀유. 입맛에 따라 짭조름한 튀일이나 비스킷, 치즈, 허브, 채소, 크림치즈, 생선통조림 등으로 만든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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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 장인: 지로의 꿈
데이빗 겔브 감독, 오노 지로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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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때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퀴리부인> 평전이었다. 나는 '사람' 그 자체가 주인공인 책이나 다큐를 좋아한다. <지로의 꿈>이 극장에서 상영 되고 있을 때 벼르다 못 간 기억이 있어 문득 찾아 보니 도서관에 있어서 빌려 왔다. 다큐를 찍을 당시 85세였던 스시 장인 지로. 그 근면성과 끈기에 존경을 표한다. 한 인간과 그가 꾸리는 스시 레스토랑, 그리고 인터뷰를 통한 일대기를 엿볼 수 있었다. 거대한 수산 시장과 시장 상인들 그리고 초밥에 필요한 특별한 쌀과 밥 짓기, 주방에서 벌어지는 숙련의 과정 모든 것이 신세계였다. 초밥을 쥐는 노련한 손놀림, 반짝이는  스시의 비주얼은 아름다웠으며, 지로의 직업에 대한 철학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경구였다. 중고등학교 직업 교육 시간에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결정을 내렸다면 그 일에 몰두를 해야만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그 일에 반해야 합니다. 이게 안돼 저게 안돼 하면 평생을 한들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기술을 익히겠다고 생각하면 평생 노력하며 기술을 연마해야 합니다. 그게 성공의 비결이죠.

또한 길이 길이 남들로 부터 존경 받는 비결이라 하겠습니다. 

 

높은 경지에 도달하고 더 발전하길 바랄 뿐이죠 저 역시 같은 일을 계속하며 발전합니다 그래도 항상 개선의 여지는 있고 꾸준히 발전해 정상에 오르려 하지만 정상이 어딘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십년 일한 지금도 내 기술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종일 희열을 느낄 만큼 스시 만드는 일이 좋아요 그게 바로 장인 정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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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자점 코안도르.

어쩐지 제목만으로 혹 하지만 너무 달달한 영화일 것 같아 미뤄 두었던 것을 이번에 보게 되었다. '코안도르'는 프랑스어로 길모퉁이란 뜻. 길모퉁이.코안도르. 다 이쁜 말이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겠다고 선택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눈이 호사하길 기대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단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도 달고 이쁜 것들이 주는 위로와 기쁨은 외면하지 못하겠다. <양과자점 코안도르>에는 작고 이쁜 케잌들이 실컷 나온다. 그것을 만드는 과정을 보는 신기함은 덤이다.

 

코안도르를 빌린 김에 코안도르에 나올 법한 <밀푀유>도 같이 빌렸는데, 역시나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 밀푀유(millefeuilles)는 [천개의 잎사귀]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식 디저트로 3개의 퍼프 페이스트리-밀가루 반죽에 유지를 넣어 결을 많이 낸 페이스트리-사이에 여러 가지 속재료를 넣어 만든다. '밀가루 반죽에 유지를 넣어 결을 많이 낸' 정도로는 페이스트리를 직접 만들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림이 잘 안그려진다. 페이스트리는 밀가루 반죽 위에 버터를 올리고 접어서 밀대로 민다. 다시 버터를 올리고 접어서 미는 것을 반복하면 그렇게 여러 겹이 되는 것이다. 백만년 전에 빵과 케잌을 배운 적이 있는데 페이스트리 만드는 방법은 너무 신기해서 아직 기억이 난다.

 

<밀푀유>는 조리.재료의 전문 용어를 시작으로 베이킹 도구, 달콤한 밀푀유, 짠 밀푀유로 간단하게 나뉘어져 복잡한 여러가지 밀푀유를 보기 좋게 소개한다. <양과자점 코안도르>에도 밀푀유가 많이 나온다.  나츠메가 휘핑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밀푀유>를 보면 나츠메가 만드는 것이 '다크 초콜릿 가나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냄비에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끓인다음, 설탕과 달걀 노른자를 넣고 섞은 다음 끓인 우유와 생크림을 부으면서 계속 저어준다. 재료들이 잘 섞이면 초콜릿이 든 볼에 붓는다. 2시간 이상 냉장고에 넣어 둔다.-<밀푀유>에 나오는 다크 초콜릿 가냐슈인데 이걸 보면 <양과자점 코안도르>의 어떤 장면이 딱 떠오른다. 

 

마지막 부분에 프랑스 여인이 여기서 이런 걸 먹게 될 줄 몰랐어요. 하던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 도 <밀푀유>에 용어 소개가 되어 있다. <양과자점 코안도르>는 파티쉐가 되고자 하는 시골 소녀 상경기 같은 영화지만 <밀푀유>와 함께 보면 두 배로 재밌는 영화가 될 수 있다. 영화와 요리책 전혀 다른 장르지만 '깔끔하고 예쁘다'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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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 박완서 산문집
박완서 지음, 호원숙 그림 / 열림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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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박완서 선생님의 책은 어지간한 건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 보는 제목이다. 서문을 보니 2007년에 출간된 책을 2014년에 개정판을 낸 것이었다. 내가 한국에 없던 시절에 나온 책이었다. 선생님이 돌아가신지 만 3년이 되었다. 개정판의 특징은 선생님의 맏따님이 노란 집 마당에 피는 꽃들을 그린 것을 삽화로 넣은 것이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어쩌지 못해 그리기 시작했다는 꽃그림은 서툰 솜씨이지만 소박하고 정감있다. 무엇보다 꽃그림을 보니 선생님의 마당에 어떤 꽃들이 피었는지 다 알겠다.

 

나는 초봄에, 아니 아직은 겨울인 2월 말쯤에 피기 시작하는 땅꽃들에게 각별한 애정이 있다. 복수초나 노루귀,바람꽃, 샤프란등이 그들이다.  먼 산에 아직 눈이 남아 있을 때 언 땅을 뚫고 피는 이 꽃들의 특징은 말 할 수 없이 연한 꽃잎들을 가졌다는 것이다.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호미>의 글들은 대개가 일흔 이후에 씌여졌다는데, 찐 호박잎에 어쩌다 남아 있는 잔가시 정도의 가슬함과  이른 봄의 꽃잎들 마냥 순하고 연한 글들이었다. 순하디 순한 것이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의외의 강인함은 선생님을 닮았다.

 

'호미'로 말하자면 나도 호미 매니아다. 5일장에 갈 때면 늘 대장간 앞에 머물며 호미를 구경하곤 한다. 좀 맞춤하다 싶으면 사기도 하고, 텃밭이 없는 나는 언젠가 텃밭을 가꿀 때 필요할거야 하며 호미를 산다. 돌나물, 머위잎, 참게장, 호박잎과 강된장. 선생님도 나랑 식성이 같으셨구나하며 신기해 한다.  김훈 선생님도 그렇고 일면식도 없는 이 분들이 나는 오래 정을 준 지인 같이 여겨진다. 선생님은 꽃들을 마당에 심어 가꾸셨고, 나는 산으로 꽃을 보러 돌아다녔지만, 꽃 피는 순서를 새겨 기다리며 반겼다는 점은 같다. 더구나 매화 피는 섬진강변을 좋아하셨으니, 호박잎에 강된장만 놓고 마주 앉아도 화제가 끊이지 않았을 텐데... 마치 공통점을 찾아 가는 게임처럼 발견의 기쁨을 느끼며 읽었다.

 

길고 지루한 겨울 끝의 불안과 주저 앉힘을 당한 심술의 틈바구니에서 하루를 보내며 <호미>의 글들로 위안을 삼았다. 소리 내어 읽기도 하고 들려주기도 하며,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에 충분히 공감하였다.

 

나는 선생님의 이런 문투가 한 없이 좋다. 서문을 옮긴다.

  산문집<두부>를 낸 지 5년밖에 안 됐는데 또 이렇게 그 후에 쓴 것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게 되었다. 거의가 다 일흔이 넘어 쓴 글들이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가 공포 분위기를 방불케 하는 요즈음 이 나이까지 건재하다는 것도 눈치 보이는 일인데 책까지 내게 되어 송구스럽다. 하지만 이 나이 이거 거저 먹은 나이 아니다.

 돌이켜보니 김매듯이 살아왔다.때로는 호미자루 내던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후비적후비적 김매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거둔 게 아무리 보잘것없다고 해도 늘 내 안팎에는 김 맬 터전이 있어 왔다는 걸 큰 복으로 알고 있다. 내 나이에 '6'자가 들어 있을 때까지만 해도 촌철살인의 언어를 꿈꿨지만 요즈음 들어 어질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글을 소망하게 되었다. 아마도 삶을 무사히 다해 간다는 안도감- 나잇값 때문일 것이다.

 날마다 나에게 가슴 울렁거리는 경탄과 기쁨을 자아내게 하는 자연의 질서와 그 안에 깃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를 읽는 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이 책을 위해 채근하고 기다려준 열림원 여러분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2007년 1월 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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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책은 왜 잘 팔리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항상 가지고 있다 보니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코너를 기웃거리게 된다. 실상 베스트셀러는 잘 사지도 읽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래도 뭐 출판사 대표? 편집자? 마인드로 모든 책들을 훑어 보는 버릇이 있다. 마스다 미리 시리즈도 서점에 갈 때 마다 넘겨 보곤 하던 책인데, 외출 할 때 가지고 다닐 가벼운 책을 찾다가 눈에 띄어 두 권을 빌렸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마스다 미리 책들은 제목이 참 감각적이다. 제목이 그 책을 말해 주듯 가벼우면서도 재치가 있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거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근감을 준다.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이나 <잠깐 저기까지만> 만해도 나이와 공간을 초월하는 멘트가 아닌가. 나만 해도 '잠깐 저기까지만' 이라는 생각으로 등산화도 신지 않고 눈 쌓인 산을 정상까지 가본 경험이 있다. 마스다 미리의 나이를 훨씬 넘었지만,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이고.

 

단 마스다 미리 책들은 독자층이 한정 되어 있다. 20대와 30대 여성들. 요즘은 비혼 40대 여성이 많으니 40대까지도. 그런데 그 독자층은 책에 대한 적극적인 구매층이니, 마스다 미리의 책들이 쏟아져 나올 수 밖에. 암튼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은 고교시절 못 해 본 연애에 대한 단상들을 짧게 에세이로 적고, 만화도 곁들인 책이다. <잠깐 저기 까지만>은 마스다 짧은 여행의 기록이다. 일본 내의 1박 2일여행과 핀란드 스웨덴 일주일 여행 정도를 담았다. 특별한 편집이나 기획도 없고 그냥 일기형식으로 쓰고 비용을 첨부 했을 뿐.

 

집중하지 않아도 읽을 수 있는 전철 안이나 자기 전에 가벼운 읽을거리로 제격인 귀여운 책들이다. 얇고 판형이 작으니 여성들의 핸드백에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다. 읽으면서 두 세 페이지마다 훗 하고 웃게 되는 멘트들이 있다. 이런 깨알 재미들이 독자층을 확보하는 마스다 미리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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